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물소리~~^ 2020. 5. 10. 14:32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

호숫가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들의 몸부림이

마치 지금 내 두통처럼 요란스럽다.

 

호수를 이루고 있는 물들은

강한 바람에 제 몸을 사정없이 일렁이며

무의식 중 제 살들의 부딪힘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아차! 하는 듯 출렁출렁 소리를 내며 몸부림친다.

서로 간에 마음도 몸도 얼마나 아플까마는

호숫가까지 밀려 왔다가 되돌아서며

그냥 그대로 제 삶의 숙명인 듯 받아들이고 있다

 

 

축 늘어진 버드나무도

제 몸을 사정없이 휘둘리며

바람에 순응하고 있다

바람에 맞서면 제 몸이 꺾이고 마는 것을 알고 있겠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일 인지를 버드나무는 온 몸으로 알려주고 있다.

 

 

▲ 노랑꽃창포

 

오늘 5월 10일의 탄생화는 꽃창포란다.

오늘 따라 비에 젖은 꽃창포가

귀족스런 꽃 날개를 펄럭이며 함초롬히 젖어 있으니 더욱 아름답다.

꽃창포는 붓꽃과에 속하는 식물로

붓꽃의 영어이름 아이리스(Iris)는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이리스는 여신 주노의 예의가 바른 시녀였다.

그녀는 하늘을 다스리는 신 주피터가 집요하게 사랑을 요구하자

자신의 주인을 배반할 수 없어 무지개로 변하여

주노에 대한 신의를 지켰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아이리스는 무지개란 뜻이란다. 그래서일까

붓꽃의 꽃말은 비 내린 뒤에 보는 무지개처럼 '좋은 소식' ‘우아한 마음’ 이다.

 

우리의 이름 붓꽃은

꽃봉오리가 먹물 먹은 붓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금방이라도 꽃창포는 일필휘지를 날리며 시 한 수를 지어낼 것만 같다.

 

 

▲ 빈센트 고흐 / 붓꽃 (사진출처 : 인터넷 검색)

빈센트 고흐도 붓꽃을 즐겨 그렸다고 한다.

고흐는 붓꽃 풍경을 바라보며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데 이 장면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고 말 했단다

 

베토벤은 여자 친구를 만날 때마다 꽃창포를 들고 갔다고 하니

이 모든 이야기들은

신화로부터 시작되는 붓꽃의 유구한 역사를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긴 세월 살아오며 변함없는 모습으로

어떻게 오늘 날까지 살아오며 내 앞에 피어 있는지…

어쩌면 내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지금 내 머리 아픈 마음에 좋은 소식을 안겨 주고 있는데

나는 그걸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을지는 산책길의 골무꽃  (0) 2020.05.24
소만(小滿),그리고 윤사월  (0) 2020.05.20
둥금의 미학  (0) 2020.04.30
고맙구나! 냉이야~, 봄꽃들아~  (0) 2020.04.27
상생의 배려  (0) 2020.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