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창 앞에서 화가 난다. 본인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의 일인데도 나보고 하라한다. 시간을 쪼개야 하는 상황이지만 거절도 못하고 내 속만 부글부글 끓는다.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일을 마치고 나니 조금은 허탈해진다. 이왕 이렇게 할 것인데 속을 끓이며 투덜댄 내가 속 좁아 보이기도 하다. 일 때.. 내맘의 글방 2014.06.11
꺾인 옻나무는… 성하의 계절이다. 논보리를 베고 모를 심기에 가장 좋다는 망종의 절기가 지났다.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바쁜 시기인 것이다. 나무들도 바쁘다. 초록 물을 더욱 더 짙게 물들이는 나무들도 초록의 출렁임에 짐짓 무거워 보인다. 무거워 자칫 늘어질 수 있겠지만 나무들은 그에 늘어.. 내맘의 글방 2014.06.07
바람이 넘겨주는 계절 오늘 새벽길은 평소와 다르게 어두웠다. 시간을 잘못 보았나? 폰 시계를 확인해 보았지만 틀림없는 그 시간이다.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비가 오려나? 집으로 되돌아갈까 말까를 몇 번 망설인 끝에 ‘비 내리면 맞지 뭐’ 작정하며 내친걸음에 힘을 주었다. 기어이 한 두 방울 씩 떨어지는.. 내맘의 글방 2014.05.28
봄 산의 낙엽은… 창밖의 촉촉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비가 내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창문을 드르륵 열었다. 유난히 큰 드르륵 소리가 잔잔함 봄 새벽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제법 굵은 비가 대지를 적시고 있으니 얼른 우산을 챙겨들고 나섰다. 언제나 그렇지만 집안을 나서자마자 훅 끼.. 내맘의 글방 2014.03.27
어울려 이루어낸 일체감 머위 꽃 은근하게 퍼져있는 봄 햇살은 아닌척하며 나를 기어이 끌어낸다. 멀리 나갈 수 없는 점심시간, 살그머니 사무실을 나서본다. 이 좋은 햇살 아래 행여 무슨 꽃이 피어났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리 저리 둘러보는데 딱 한 곳에 눈이 마주친다. 작은 텃밭의 돌담 밑에 소복이 피어난 .. 내맘의 글방 2014.03.25
책 행간에서 나를 만나다. 요즈음 근원(近園) 김용준님의 근원수필을 읽고 있다. 일전에 다른 책을 읽는 중에 이 책을 추천하는 내용을 보고 찾아 구입하였던 것이다. 1930년에서 50년 사이에 기록한 수필집이다. 고전적인 문구가 많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내용의 깊이에 빠져들다 보니 글 한 편 한 편을 세심함으로 .. 내맘의 글방 2014.03.21
드라마를 보며 옹기종기 정다운 노루귀 나는 TV 드라마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다. 내 나름의 일을 가지고 있기에 집에 있을 때는 집안일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끼리끼리 모여 대화를 나눌 때에도 공통적으로 드라마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나는 그저 가.. 내맘의 글방 2014.03.11
달빛에 마음을 물들이는 길 보름을 하루 넘겼을 뿐인 새벽달은 여전히 부푼 몸을 겨워하며 서쪽하늘에 기우 듯 떠있다. 스스로 지닌 밝음이 부담스러웠을까. 짙게 드리운 구름사이로 제 빛을 가리고 있었다. 구름은 숨겨든 달빛을 제 몸에 뿌린 듯 부서지고 있으니 참으로 은은한 새벽길이다. 환함으로 눈이 부신 달.. 내맘의 글방 2014.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