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줍노라니…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요즈음의 내가 그렇다. 시간을 딱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내 인내심을 시험하며 뒷산을 오르기 시작한 이래 어언 16년 차다. 한 시간 다녀와서 아침식사와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까닭에 한 눈 팔 수 없이 오직 정해진 길을 정해진 시간 내에 다녀오는 .. 내맘의 글방 2014.09.12
나팔꽃 한 송이에 함초롬 젖는 마음 여명이 밝아오기 전의 나팔꽃 늘 똑같은 일상의 반복에서 벗어나 또 다른 삶을 기웃거리는 일은 나의 활력소를 충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지리산을 다녀온 후, 3일 동안 뒷산을 오르지 못했다. 다녀온 다음날은 일찍 일어나지 못했고 나머지 이틀은 많은 비 때문이었다. 며칠 오.. 내맘의 글방 2014.08.20
보금자리, 공간을 색칠하며.... ▲ 동국사 대웅전 사람은 누구나 일정한 공간에 대한 소유욕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떠나지 못하는 생활근거지가 그렇고, 내가 머무를 집 한 채를 갖고파하는 것처럼 나만의 공간을 소유하고자하는 근원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세상에 태어나기 전.. 내맘의 글방 2014.07.19
비워낸다는 것은 나누는 것이다. 예쁜 길의 변신 장마라 하기도 하고, 너구리라는 태풍이 지나가는 길을 알려주는 기상캐스터들의 톤 높은 목소리를 며칠째 들으며 보냈지만 정작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고 지났다. 가뭄이라고들 하니 비가 더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는데 간밤에 비가 내렸다. 잠결에 들리는 빗소리.. 내맘의 글방 2014.07.14
청려장(靑藜杖) ▲ 어머니의 지팡이, 청려장 어머니는 절 마당의 잘 다듬어진 돌 위에 앉아 계셨다. 올해 89세를 맞이하신 울 어머니, 언니와 나란히 들어서는 우리를 보시고도 얼굴빛과 말씀만으로 반가움을 표하시며 선뜻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계셨다. 다리가 많이 불편하심을 알고 있기에 그러시려니.. 내맘의 글방 2014.07.10
한 여름에 만나는 나무의 겨울눈 ▲ 때죽나무의 겨울눈 늘 반복적인 패턴으로 살아가다보면 하루쯤 쉬고 싶기도 하고 변화를 가지고 싶기도 하는 마음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한데 이런 심리적인 요인은 우리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일까? 요즈음 우리 뒷산의 나무와 식물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들의 삶에도 무한한 .. 내맘의 글방 2014.06.25
꽃에 엮이다. ▲ 타래난초 지난 저녁 모처럼의 여유 있는 시간을 선물 받고. 느긋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호숫가를 걸었습니다. 동안 가까이에 좋은 곳을 놓아두고 찾아오지 못했던 마음 안으로 모든 것들이 앞 다투어 나에게 밀쳐듭니다. 굽은 길을 벗어나 맞닥트린, 잘 다듬어진 묘소 앞에 엉겅퀴 한 .. 내맘의 글방 2014.06.18
값진 삶의 旅情을 선물 받다. ▲ 개다래 토요일 낮 12시, 치악산 정상에 오른 기쁨을 만끽하고 돌아서는 길, 다소 지루함을 느꼈다. 오름의 힘듦을 이겨낸 뿌듯함을 가득 담아 내려오느라 더 이상의 바램은 없는 듯싶은 마음이다. 이제는 산의 특성보다 주위의 풀 나무들에 더 관심을 가지며 걷는 길, 자칫 급경사 내리.. 내맘의 글방 201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