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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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작가는 "이번 소설은 독자에게 쓴 손편지" 라는 말을 했다. 이 문장을 대하기전 글을 읽으며 나는 줄곧 한 방향으로 마음이 떠 내려감을 느꼈다. 작가는 오랜동안 칩거하면서 동안 자신에게 딕쳐왔던 어려운 일들에 대해 해명 내지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말 하는 것 같다는.... 글은, 작가가 주인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 말을 상기하며 내 편협된 생각을 합리화 시키며 읽어 내려갔는데...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심정으로, 그 아픔에 견줄만큼의 큰 고통을 겪으며 지내온 것 같았다. 글 한 줄을 쓰면서도 얼마나 많은 생각으로 쓰는지, 고치는 단어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은연 중 표현했고 가족들만큼은 아픈 자신을 응원해주고 용기를 준다는 암시도 느꼈..

감상문 2022.03.24

산자고를 만난 선거 공휴일

대통령선거일~~ 덤으로 얻은 휴일이다 일찍이 사전투표를 마쳤기에 오늘만큼은 내 시간을 가져보자고 다짐하고 있던 차 남편도 아들도 제각각의 행보를 나선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집안 정리를 해 놓고 차를 몰고 나섰다. 신시도 대각산에서 자생하는 산자고도 만나고 모처럼 대각산과 이어진 산들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싶었다. 많이 풀린 날이라고 했지만 혹시 모를 찬 기운에 감기라도 찾아들어 코로나로 의심 받을까 싶어 옷을 껴입고 나섰다. 세계에서 제일 긴 방조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를 달리는데 시야가 희뿌옇다. 바다 한 가운데로 지나는 길이기에 그렇게 자주 바다 안개가 길을 감싸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 선거 정국의 혼란처럼 하늘도 어리둥절하고 있는가보다고 속엣 말을 보내본다. 오전 11시..

겨울날의 蓮池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중에서 내가 가끔 일탈하는 시간은 출퇴근길을 달리하여 운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는 동선이 그려지면서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퇴근길에 차들이 정체되는 지점에서 살짝 근처의 대학교 후문으로 진입을 하는 일이다. 그 길은 대학교 중심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교정 주변을 잠깐 돌다 근처 마을로 빠지는 한적한 길인데 봄이면 양 길가에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이 시원함을 내려주고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차 꽁무니를 따라 나서는 길이다. 요즈음 같은 겨울이면 빈 나무들만이 서 있는 길이지만 그 길을 빠져 나가는 마지막 지점에 커다란 연지를 만나는 기쁨이 크다 백련지인데 여름철의 환한 꽃들도 아주 예쁘지만 요즈..

단상(短想) 2022.02.15

나만의 세한도

설날을 하루 앞 둔 늦은 오후~ 주방에서 서성거리다가 무심코 작은 주방 창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순간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내가 걸어 다니는 저 봉우리의 능선이 참으로 고요한데 문득 어느 소나무 한 그루가 나에게 선물하듯 아파트 벽면에 그림 한 점을 그리고 있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가 문득 떠오르며 마음이 한 없이 고요해 진다. 해의 기울기 따라 10여분 후면 사라질, 숲속에서 수런거리는 나무들의 입김이 서린 저 그림이 왜 이다지도 정겹단 말인가!!! 박모의 시간에 잠겨드노라니 먼 것들이 떠오른다

단상(短想) 2022.02.05

꽃을 보다

꽃들의 전성시대가 지난 후 울집 베란다 관엽식물들이 꽃을 올리고 있다. 꽃 진 화초들의 쇠약해진 모습이 마치 내 모습 같아 마음 약해 지는데 뜬금없이 꽃 피우는 식물들에 와락 반가움이 앞선다. 내일부터 강 추위라는데.. 행운목의 꽃대가 행여 얼기라도 할까봐 거실로 들여 놓으면서도 자리 바뀜에 낯설어 할까 마음이 조심스럽다 지난 자리의 회한에 안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생의 길이 고달프다 하는 나에게 꽃들은 조용히 속삭여 준다 “ 저도 이렇게 잘 살고 있는걸요~~”

꽃과 나무 202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