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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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길, 혼자서 걸었다

부안의 둘레길 명칭은 마실길이다. 마실의 사전적 의미는 이웃사람을 만나기 위해 놀러 나간다는 것이니 븕노랑상사화를 만나러 지난 9월 11일에 변산의 해변에 접해 있는 2코스 마실길을 찾아 나섰다. 그곳에는 자생하는 붉노랑상사화가 지난 8월 말 경 부터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곤 했지만 딱히 마음 움직임도 없었고 시간상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냥 놀러 나선 길~ 꽃은 이미 지고 있었다. 몇몇 남은 꽃무리들은 화려함보다는 시간의 더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민낯의 모습으로 간간이 길목을 지키고 서서 늦은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로서는 그래도 이게 어디냐 하는 마음이 화들짝 밝아온다. 시작점에 들어서자 오솔길가에는 조개껍질에 소원을 적어 걸어놓는 곳이 있었다. 지난 15년에 항암치료를 받으..

내맘의 글방 2021.09.19

8월을 보내며

계절이 바뀌어가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뒷산에 올랐다. 아, 얼마만인가. 한낮이지만 인적 없는 야트막한 우리 뒷산의 오솔길은 나만의 산책길이 되어 나를 맞이 한다. 내가 걷는 순간 이 길은 나의 길이고 늘 새로운 길이다. 두 달 여 동안 나의 마음 바닥이 드러난 까닭인지 가벼운 바람에도 상처를 건드리는 쓰라림에 주저앉아 부등켜 안곤 했던 나를 다독여 준다 자연은 바뀌는 계절에 맞춰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때 늦은 부분을 가차 없이 버리고 계절에 맞는 새로움으로 자신을 키워가고 있다. 멈출 때 멈출 줄 아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원칙임을 말없이 알려주는 자연의 삶이보인다. 울 어머니의 고통 어린 삶의 여정도, 그 모습을 감내해야하는 내 삶의 여정도, 자연의 삶의 이치에 끼워 놓고 쓰라림을 내려..

사진 2021.08.31

하늘타리 꽃지고 열매를 맺다.

“아빠가 세상을 뜨신 지 1년 만에 엄마도 돌아가셨다.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다. 이때 내 나이 다섯 살이었다.”로 시작하는 남북전쟁 이후, ‘작은나무’라 불리는 주인공은 인디언족인 체로키족으로 태어난다. 하지만 5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체로키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깊은 산속에서 할아버지한테 체로키족의 자연적인 삶을 배우며 살아간다. 책 속에 그려지는 자연적인 삶의 형태는 나의 관심을 깊이 끌어가며 읽기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모든 것을 자연에서 얻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는 삶의 방식~ 자연을 대하는 어린 작은나무의 순수한 시선은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었다. 산 속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장면, 각각의 계절의 의미를 표현하는 지혜로움은 현재를 살아가는 나로 하여금 무릎을 탁! ..

사진 2021.08.17

물빛다리가 치료에 들어간다.

산책이 끝날 즈음 지나는 물빛다리는 온갖 불빛으로 치장을 하고 밤을 지새는데 다리 상판의 나무가 많이 낡아 교체 작업을 8월 17일 부터 10월 말까지 진행하면서 통행금지가 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있다. 낡으면 바꿔주어야 하거늘~~ 어찌 우리 육체는 바꿀 수 없는 것일까 지금까지 살아오며 몸과 마음애 쌓인 온갖 잡동사니를 버리면 육체도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일까.... 당분간 만나지 못할 저 불빛들에 묻고 싶다.

사진 202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