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전주공연

물소리~~^ 2022. 12. 25. 12:11

 

 

 

   지난 주말부터 눈이 오락가락하더니 21일부터 3일째 되는 23일까지 눈이 엄청나게 내렸다.

   그치는가 싶으면 다시 내리고

   또 해가 반짝 나는가 싶으면 금세 어두워지면서 눈이 내리고 있다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눈발을 보며 내 마음도

   아, 괜찮겠구나~

   아니 어쩌나? 하는 두 마음이 널뛰기한다.

 
 

 

   23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전주의 한국소리문화 전당 모악당에서 2022년 기획사업의 마지막을 장식할

   '사라 장 & 비르투오지'공연이 있으니 한번 가보자는 남편의 제의에 따라 진즉 예매해 놓은 것이다.

   날씨가 하도 험하여 속으로는 공연 취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주최 측에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하기야 사라 장의 경이롭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주를 라이브로 생생하게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오는데 쉽게 취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 참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으로 우리가 가야 하는 도로 사정을 화면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 지역은 서해안에 접해 있어 많은 눈이 내리고 있지만

   다행히 전주로 갈수록 눈이 적어지면서 도로 사정이 괜찮아 보였다.

 

   사무실에서도 오늘 특별히 오후 4시에 모두 퇴근하기로 했다.

   우리도 4시 조금 지나 출발했다

   평소 같으면 1시간이 채 안 되는 거리지만 여유롭게 가자고 한 것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계속 내리는 눈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았다

   모든 차의 움직임이 느림보였기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믿음으로 창밖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달리다

   전주 시내에 들어서니 도로에 얼마나 많은 염화칼슘을 뿌렸는지 꼭 빗길 운전하는 듯싶었다

 

   5시 40분경에 전당에 도착했다. 다행히 퇴근 시간을 비켜 갔기에 그나마 수월했지 싶다.

   일찍 간 덕분에 공연 끝난 후 한꺼번에 빠지는 많은 차량들과 엉키지 않고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지하주차장이 아닌 관광차 대기장소 옆 도로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 눈 속에 연주하느라 얼마나 추울까~~

 

▲ 비빔소리 : 음식점 이름이다.

 

   이제 집에 돌아가는 길이야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넉넉해지니

   우선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고 근처 음식점에 들어가니

   일찍 온 사람들은 우리뿐만이 아닌 듯 많은 사람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식당에서 나와 전당 곳곳을 둘러보려 했지만 춥고 길이 미끄러워 마음 같지 않았다.

   모악당에 들어가 티켓 수령하고 포토존에서 사진 찍고

   매점에서 커피 한 잔 사서 마시노라니 입장 시간이 되었다.

 

 

▲ 연주홀 로비

 

 

▲ 로비에서 바라 본 모악당 밖 풍경

 

 

 

 

   안내문을 받아 읽어보니 오늘의 연주곡은 우리 귀에 익숙한

   비탈리의 샤콘느 g단조,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1043,

   그리고 비발디의 사계 등 18세기 바로크 음악들을 들려준다고 한다.

 

   1부에 사라장은 푸른색 드레스를 입었다.

   어릴 때 모습으로 내 기억에 남아 있는데 어느새 불혹을 넘긴 훌쩍 큰 그녀의 모습이다.

 

   처음 연주곡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비탈리의 샤콘느는 사라 장의 연주라고 떠올릴 만큼  그녀의 주된 레퍼토리 중 하나라고 한다.

   하지만 오늘 연주는 그리 슬프게 들리지는 않았고 오히려 힘이 있는 연주였다.

 

   두 번째 연주곡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연주 후

   15분간의 휴식이 주어졌다.

 

   오늘 공연을 사라장의 독주로 생각했는데

   바이올리니스트와 비올리스트 12명, 첼리스트 3명, 더블베이시스트 2명 등 총 17명의

   후배 솔리스트들과 함께 무대에서 현악기만으로 솔로, 합주, 협주 등 다양한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독주를 기대했던 내 마음은 살짝 실망했지만

   연주 중 각 파트 한 명씩과 함께 연주하는 조금은 색다른 연주 형태였다.

   어쩌면 후배들의 연주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느낌이었지만

   오랜만에 현장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쁨이 더 컸다.

 

   클래식은 여러 악기 소리를 조화롭게 정돈한 음악이기에

   클래식을 자주 듣다 보면  소리의 어울림이 얼마나 웅장하면서 아름다운지…

   마음도 예뻐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2부에서 사라장은 빨간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하는데

   전 악장을 악보 없이 연주하는 그녀를 보며 참 대단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연주 중간중간 사라장은 첼로연주자 한 명 앞으로 가서 연주를 했는데

   음을 맞추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둘이 같이 연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원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비발디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악장으로 되어있고 4악장이 모두 끝난 뒤에

   박수가 나와야 연주자나 관객들 모두 곡에 집중할 수 있으니 이는 공연장의 예의이기도 하다

   하여 연주가 시작되기 전 진행안내원들이 악장마다 에서는 박수를 삼가 달라는 안내 멘트가 있었는데도

   1부에서는 잘 지켜지는 듯싶었는데 

   2부 비발디 연주에서는 악장마다 박수가 나와 그냥 민망했다.

 

   연주곡 모두 선율을 알고 있기에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퇴장하는 사라장에게 관중들은 박수를 계속 보내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사라장은 다시 나와 처음으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들려주었다

 

 

   연주 도중 사진 촬영은 안 되지만

   앙코르곡 연주 시에는 사진 촬영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진행안내원들이 제지를 하고 나선다.

   인사 장면만 겨우 한 장 찍었는데 앞사람 머리가 안내원 노릇을 하고 있다.

 

▲ 눈길 도로를 달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 길은 한산했고 눈 내림도 얌전했다.

   내리는 눈들도 우리와 함께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렸나 보다.

   코로나 이후 뜸했던 문화생활을 한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가득하다.

   조심조심 느긋하게 눈길을 달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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