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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短想)

토끼해에 국보속의 천진스러운 토끼를 만났다.

물소리~~^ 2023. 1. 2. 14:47

 

 

▲ 청자칠보투각향로 / 인터넷신문 사진 인용

 

 

   박물관을 다녀오신 후 포스팅하신 블친(평산)님의 글을 읽는 순간

   눈에 번쩍 띄는 국보 한 점을 만났다.

   국보 95호인 12세기 고려시대 향로로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된 청자이다

   내가 유난히 관심이 깊었던 까닭은

   굽다리에 장식되어 있는 토끼 세 마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토끼인데도 귀, 눈, 얼굴, 몸체의 세세한 조각으로

   영락없이 살아있는 귀엽고도 천진스러운 토끼 모양새니

   우리 조상님들의 솜씨가 얼마나 훌륭했는지 참으로 자랑스럽다.

 

▲ 향로의 3단 구성의 해체 모습 / 다음백과사전 사진 인용

 

   그런데 오늘 아침 새해 첫날의 신문 지면에 이 국보가 사진으로 소개되었으니 깜짝 반가웠다.

   아마도 토끼해와 관련하여 새삼 토끼에 관한 이야기로 새해를 시작하면서

   올 한 해를 재음미해 보고자 한 것 같다는 내 생각이었다.

   신문에 올려진 향로 사진을 자세히 바라보니

   토끼 세 마리가 받치고 있는 까닭인지 퍽이나 안정적인 모습이다.

   그에 토끼는 향로가 무거울 법도 한데 하나도 무겁지 않은 듯

   지극히 천진스러운 몸동작의 생동감이 흐르지 않는가.

 

   지금 토끼는 무슨 생각으로 저리도 천진스러운 모습일까.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 찧는 일보다 쉬워서일까

   아니면 자라의 꾐으로 용궁까지 따라갔다가

   자기 간을 빼놓고 왔다는 재치로 위험한 순간을 벗어난 그런 안도감의 표정일까.

 

   다누리호가 달나라에 가서 계수나무도 없고, 토끼도 없다는 사진을 찍어 보내면

   자신의 환상적인 모습도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는 체념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 광한루의 건축 모습 / 인터넷신문 사진 인용

 

   옛 건축에는 기둥과 서까래 사이에 거북이를 타고 있는 토끼를 조각했는데,

   이는 그 건물이 불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신문은 말해 주었다.

   토끼와 거북(자라)이 사이에 교훈을 품은 전설적 내용에 등장하는

   용궁, 바다, 물의 의미로 불을 제압하려는 의미라고 하는데

   실제 남원 광한루에 거북의 등을 타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놓았다고 한다.

 

   내가 국보 한 점에 새겨진 토끼모습들에서 천진스러운 생동감을 느낀 것은

   우리에게 전해주는 따사로운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청자나 그림이나 건축과는 별개로 전해지는 정겨움에서 빚어지는 그 어떤 분위기에 이끌리며

   괜히 마음이 평화로워지니 이는 내 마음 한 구석에

   무엇들에 대한 따사로움을 채울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싶다.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그 옛날 우리 조상들 삶의 면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는 조상들이 현실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을 표현하기도 하고

   또는 못다 한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새겨 놓은 것이라고 믿기에

   각별한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조상들의 뛰어난 창의력과 기술 속에 스며든 정신에서 자랑스러움과 따사로움을 느낀다.

 

   유난히 체온이 낮은 나이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따사로움보다는

   이렇듯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따사로움을 나누며

   토끼처럼 천진스러운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는 토끼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 우리집 가재발선인장

 

 

   새해 아침 우리 집 가재발선인장이 꽃을 활짝 피웠다

   작은 봉오리들이 많으니 아마도 1월 한 달은 환한 모습을 보여 줄 것 같아

   거실 안으로 고이 모셔 놓았다.

   꽃은 내 마음을 따사롭게 여겨줄까?  나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