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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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오솔길

토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다. 비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비는 주차된 차들의 밑바닥은 적시지도 못한 적은 양이었나 보다 에구~ 오려거든 흠뻑 좀 내리지… 차만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그에 자꾸 안개가 내려오고 있으니 모처럼 휴일다운 휴일의 시간을 가져 볼까 했던 마음에 안개처럼 아쉬움이 차오른다. 그래 안개는 조금 있으면 걷히겠지. 남편은 오늘도 서울행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나 하고 싶은 일 하자며 작정하고 나니 제일 먼저 커다란 빨간 양파망이 눈에 들어온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양파 껍질이나 벗기자고 작정한다. 장아찌 담으려고 구입해 놓고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60개를 벗기고 나니 안개는 걷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앞으로 이만큼보다 조금 더 많이 남은 양파는 ..

사진 2023.04.30

이충무공과 오백원 지폐

나의 오래된 기록들을 보관하는 상자 하나가 있다. 그 상자는 어느 해 명절에 선물로 들어온 한과를 담았던 상자로 그냥 버리기 아까워 내 소지품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는 내 학창 시절의 성적표와 상장 들, 그리고 서울에서의 공무원 시절 내 행색들이 보관되어 있는 것이다. 아주 옛날 사진 하나를 찾기 위해 그 상자를 열어보니 아, 그곳에는 우리 아버지 퇴임식 책자도 있었다 이것 저것 뒤적거리다가 낡은 지갑 하나를 열어 보니 지금 화폐가 나오기 전 구(舊) 지폐가 권 종 별로 들어 있었다. 만 원, 오천 원, 천 원, 등은 크기가 조금 작아진 형태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지만 오백 원 지폐는 없어지고 대신 동전으로만 통용되고 있으니 나름 귀한 지폐임에 틀림없으니 관심이 확 당기는 것이다. 오백 원 지..

단상(短想) 2023.04.28

머나먼 나라 이집트(18) : 피라미드, 스핑크스를 끝으로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했던 이집트! 책으로 보아왔던 거대한 고대 유적지를 떠올리며 내 발을 처음 디딘 곳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카이로! 카이로의 역사가 바로 이집트의 역사라 할 만큼 세계사를 장식한 사건과 인물들이 이 도시를 지나갔고 나는 그 시대의 인물들의 면면이 궁금해 찾아온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카이로는 고색창연하지 않았다. 위대한 유물들의 큰 힘을 등지고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곳을 오기 위해 난 14시간이라는 긴 비행을 했다. 14시간을 하늘에서 날아오는 동안 내가 생각했던 고색창연함은 빛이 바래졌을 것이다. 나는 현재를 살아가면서 이집트의 6천 년 전의 모습을 기대했던 그 자체부터 모순이지 않을까. 우리의 목적지를 찾아가며 경험했..

머나먼 나라 이집트(17) : 홍해를 뒤로하고

홍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반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구경하는 일정이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해변으로 향했다 바람은 조금 잠잠해졌는데 웬 날씨가 이리 추운지 이곳이 사막의 나라일까? 하는 의아심이 생긴다. 하루 푹 쉬어서 그런지 남편은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일정에 합류했지만 입맛을 잃고 무얼 먹지를 못하니 기운이 없어 보인다. 오늘 아침도 가져간 누룽지를 호텔방에서 끓여 먹게 하니 그나마 조금 먹은 것이다. 노란색 배에 올라타니 물빛이 어찌나 파란지 무서움이 일 정도다 그럼에도 맑음이 가득하여 수중 모습이 궁금했는데 선상에서 바다를 구경하다 어디쯤에 도착하여 모두 잠수실로 내려갔는데 아니~ 의외로 침침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유리창 때문일까? 산호초가 많고 해파리들이 엄청 많았는데 사진으로 보니 흐..

마음의 근심 걱정은 꽃가지로 피어난다.

묵은 고추장을 거의 다 먹고 이제 작년에 담은 고추장을 헐어야 한다. 지난해 10월에 담은 고추장이니 근 6개월 동안 햇살 좋은 날이면 고추장 항아리 뚜껑을 열어주면서 맛있게 익어가라고 속엣말을 해 주곤 했다 어제 아침 다시 항아리 뚜껑을 여니 망사 망 안으로 무언가가 보인다. 무어지? 아니! 손톱 크기만큼의 하얀 곰팡이가 두 군데 피어 있는 것이 아닌가. 여태 이런 적이 없었는데.… 놀라는 마음으로 또 다른 항아리 뚜껑을 열어 보았지만 아주 깨끗하게 잘 지내고 있다. 같은 고추장을 항아리만 달리 보관했을 뿐인데 왜 그럴까 걱정되는 마음이었지만 두 군데의 곰팡이를 걷어 내고 조금 기다려 봐서 다시 피면 냉장고에 옮겨놓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는 동남향이어서 종일 간접 햇빛이 드는 곳이다 하여 식물들도 잘 ..

단상(短想) 2023.04.16

머나먼 나라 이집트(16) : 후루가다에 가면서

여담 1) 학창 시절에 교과서로 배웠던 세계사에서 이집트는 인류문명의 주역으로 나오지만 고대사 외는 거의 나오지 않는 나라였다. 현재 이집트의 국가적 수입의 1위는 수에즈운하 통행료이고, 2위는 관광수입이라고 한다 그 외는 거의 없다시피 한 재정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나가려니 이집트의 GNP는 3,000불에 불과하고 빈민층이 60%를 차지한다 하니 요즈음의 경제사정이 아주 많이 어렵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해 일정이 15일이나 단축된다는데 이 운하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대국들의 암투는?? 더구나 코로나의 여파로 관광객이 거의 찾아오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집트국민들의 주식인 빵의 원료 밀을 거의 수입할 수 없으니 천정부지로 오르는 밀가루 값으로 더욱 어려운 경제사정이라고 한다. 나는..

머나먼 나라 이집트(15) : 룩소르 신전

카르낙 대신전에서 남쪽으로 약 3km 정도 스핑크스조각상이 나란히 서있는 참배길을 나아가면 룩소르신전이 나온다. 카르낙신전과 같이 아문신을 섬기는 룩소르신전은 아문신이 1년에 딱 한 번 오페트축제 때 찾는 장소로 이 축제는 여왕 하트셉슈트 치세 때가 기원이라고 한다. 축제 시 걸었던 길 대신 우리는 마차를 타고 왔으며 마침 석양 질 무렵의 시간이어서인지 신전의 모습이 더욱 신비스러웠다. 앉아있는 석상은 람세스2세의 거대한 조형물이며 방첩탑(오벨리스크)은 좌우 두 개가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현재 파리의 콩코르 광장에 있다 프랑스에 갔을 때 그 광장을 스쳐 지나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참 안타까워했었다 현재 신전의 주요 부분은 아멘호테프 3세가 만들었지만 그 후에 람세스2세가 대열주실 앞에 있는 탑문과 제1..

봄 동산의 봄꽃들!

토요일 오후 봄 동산에 올랐다. 바람이 약간 불고 미세먼지 많은 날이라는 주의를 받았지만, 지금 안개 없는 봄 동산에서는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꽃들의 수런거림이 가득할 것이니 이심전심의 충만함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동동거리는 마음이 앞섰다. 과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봄 동산이었다. 나는 모과나무의 수피를 참 아름답다며 바라보곤 한다 요즈음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데 얼마나 가려울까 하는 생각에 더 자주 바라본다. 그리스 신화에 제비꽃이야기가 나온다. 제우스신이 아름다운 소녀 이아를 사랑하게 되자 제우스의 부인 헤라는 질투가 나서 이아를 소로 만들어 버렸다 한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더니 소로 변한 이아를 바라보는 헤라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이아가 먹을 풀을 만들어 주는데 그 풀이 바로 제비꽃이며..

사진 2023.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