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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나라 이집트(18) : 피라미드, 스핑크스를 끝으로

물소리~~^ 2023. 4. 22. 23:08

 

▲ 비행기에서 바라본 카이로와 나일강

 
언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했던 이집트!
책으로 보아왔던 거대한 고대 유적지를 떠올리며 내 발을 처음 디딘 곳은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카이로!
카이로의 역사가 바로 이집트의 역사라 할 만큼
세계사를 장식한 사건과 인물들이 이 도시를 지나갔고
나는 그 시대의 인물들의 면면이 궁금해 찾아온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카이로는 고색창연하지 않았다.
위대한 유물들의 큰 힘을 등지고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곳을 오기 위해 난 14시간이라는 긴 비행을 했다.
14시간을 하늘에서 날아오는 동안 내가 생각했던 고색창연함은 빛이 바래졌을 것이다.
나는 현재를 살아가면서
이집트의 6천 년 전의 모습을 기대했던 그 자체부터 모순이지 않을까.
 
우리의 목적지를 찾아가며 경험했던
기차여행에서부터 어쩌면 이집트의 현실감을 깨달은 듯싶기도 했다.
 

▲ 이집트 카이로에서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호텔

늦게 체크인하고 아침 일찍 조식만을 먹고 체크아웃했던 호텔이어서
기억에 별로 남아 있지 않지만
떠나오기 전, 버스를 기다리며 일부러 골프장을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았다
 
 

▲ 피라미드를 보기위해 입장 하는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

 
그 현실감을 꾹꾹 눌러 담으며 일정을 소화했고
이제는 다시 카이로로 돌아와 마지막 일정으로
이집트 여행의 가장 큰 여행꾸러미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 여기까지 들어 왔는데 울 가이드가 누군가와 심상치 않은 얼굴로 통화를 한다.

 
우리 일행은 이쯤에서 현실을 또 한 번 실감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버스 안에 캐리어를 모두 넣어두고 소지한 가방만을 검색대 통과하여 입장했고
쿠푸왕 피라미드를 눈앞에 두고 모두들 감탄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갑자기 우리 가이드가 우리를 불러 모은다
우리 모두 다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웬일??? 했는데
이집트 경찰이 우리 일행의 캐리어를 모두 검색해야겠다고 했단다.
여기 입장하는 모든 관광객이 아니라
콕 짚어서 몇 군데를 그렇게 한다는데 우리가 딱 걸린 것이다.
하니 우리는 다시 나가 캐리어를 끌어내어 검색대에 올려 보안 검사를 받느라 고생을 했다
 
그 많은 관광객들 중에 선택된 우리 팀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기 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울 가이드를 보니 자꾸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그 무거운 캐리어를 하나하나 들어 올리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물론 언어가 통하는 현지 가이드도 함께 했지만....
생각지도 않은 일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을 처리하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이집트 옛 파라오들의 불만인 것만 같기도 하였다.
우리는 우리대로 우리의 가방이 잘 나왔다 다시 버스에 잘 들어가는지를
확인해야 하니 번거롭기 짝이 없었다. 땀이 뻘뻘 났다.
 

 

▲ 관광객을 싣고온 관광차들과 피라마드 앞에서의 관광객들

 
일정을 마친 후,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를 위해 고생한 현지 가이드에게 우리가 지닌 볼펜들을 모아서 주었다.
자녀들이 한국산 볼펜을 아주 좋아한다고 하면서 부탁을 하는 것이다.
물론 문구 사기가 어려운 사정이 있음도 토로한다.
나도 비행기에서 서류 작성할 볼펜 하나만을 남겨 놓고
내 것 2개와 남편 것 1개를 모아 모두 주었다.
 

 

 

▲ 작은 구멍으로 피라미드 내부를 들어가는 사람들과 나오는 사람들

 
피라미드의 웅장함을 대하는 순간
나는 다시 피라미드를 건설했던 4500년이라는 머나먼 시간이 실재했음을 실감하면서
꿈꾸던 역사 속으로 들어갔다.
캐리어 검색으로 번거롭고 힘들었던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쿠푸왕 피라미드의 실제 모습을 만나보지 않았지만
그동안 가장 친숙한 건축물로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눈앞에서 만난 피라미드의 크기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정말 정말 압도적이었다..
 
현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듯 압도적인데
수천 년 전 모래벌판이던 그 시절에는 얼마나 웅장하고 경이로웠을까 
백성들은 왕조의 위엄을 보았을 것이니
왕들은 영생불멸 하고자 했던  욕망으로 영원히 나라를 지배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삼각형의 피라미드가 아닌 그냥 돌을 쌓아 놓은 듯싶은데
그 돌 하나의 무게가 2.5t이며 모두 230만 개의 돌을 쌓았다 하니
그에 쏟아부은 노동력은 얼마만큼 이었을지…
그 앞에서 기념품을 팔려는 사람들의 외치는 1달러 소리가 불편하게 들렸다.
그뿐 아니라 돌 위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무덤 안의 왕은 얼마나 무례함으로 바라볼까 싶기도 했는데
이런 내 생각들은 모두 사치스러운 생각일 뿐이다.
이런 역사적 유물 앞에서 경건해지고 싶었던 내 마음을 얼른 감추고 마음 깊숙이 넣었다.
 

▲ 피라미드를 쌓은 돌의 크기

 

▲ 통로가 얼마나 좁은지.. 그래서 우리 가이드는 우리더러 살아서 돌아오라는 인사까지 했구나~^^

 
쿠푸왕의 피라미드 입구에 좁은 통로를 내고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부를 구경하기 위한 비용은 이곳에 입장했던 비용보다 훨씬 비쌌다.
 
피라미드 내부를 관람하는 일은 선택 관광이었다.
가이드는 시간과 약속장소를 지정해 주면서 모두들 살아서 돌아오라는 멘트를 날린다.
좁은 통로에서 허리도 펴지 못하고 들어가고 나와야 하는 일이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니~~
우리 일행 중 젊은이 한 사람은 아예 앉아서 앉은 걸음으로 걸었다.
우리는 선택한 일정이었지만 남편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약속장소에 앉아 버린다.
그러기를 참으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몸이 조금 비대한 남자 외국인 한 명이 중간에 힘을 잃고 앉아 버리는 일이 내 앞에서 일어났고
그분은 옹색한 틈에 조금 쉬었다 다른 분의 부축을 받으며 결국 되돌아 내려갔는데
그로 인해 정체가 있을 정도의 좁은 통로였다.
 

▲ 왕비의 방으로 가는 통로라는데 막아 놓았다.

 

 

▲ 좁은 통로와 피라미드 내부 벽 모습

 

▲ 마지막 장소에 놓여있는 석관

거대한 규모의 쿠푸왕 피라미드는 내부도 아주 복잡하게 설계되었단다

그럼에도 완전히 도굴되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이 피라미드가 누구의 무덤인지조차 알 수 없었는데

왕의 방 무게를 덜어주는 5층으로 된 무게 경감의 방 제일 위에서

쿠푸의 이름을 기록한 히에로글리프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마저 노동자들의 낙서인 듯하다는데 이 거대한 피라미드 안에서 발견된 유일한 것이었고

그래서 이 거대한 피라미드가 쿠푸왕의 무덤임이 밝혀졌다고 한다.

             히에로글리프 : 신성 문자(神聖文字, Hieroglyph)

                                     고대 이집트의 돌이나 나무에 새긴 (상형) 문자를 지칭하는 낱말

 

이곳 왕의 방에는 붉은색 화강암으로 만든 뚜껑 없는 석관만이 놓여 있었고

왕의 미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니

고대 이집트인들의 천재성은 건축에만 있었던 것이 아닌

도굴에도 기막힌 천재성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실로 놀랍기만 하다.

 
 

▲ 피라미드群 이 잘 보이는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현지가이드가 우리 버스를 안내하고 있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가운데의 것이고
오른쪽은 아버지인 멘카우라왕의 피라미드
왼쪽은 할아버지 카프레왕의 피라미드라고 하였다
쿠푸왕의 피라미드가 가장 크게 보이는 까닭은 지대가 조금 높아서라고 한다
 
맨 오른쪽 작게 보이는 피라미드는 왕비의 피라미드 세 기 라는데
그 앞에서 피라미드를 바라보면
옹기종기 아담하게 보이는 피라미드 群이었다. ▼

▲usb 영상 화면 캡쳐

 

▲ 1954년 쿠푸왕 피라미드 남쪽 배 웅덩이에서 발굴된 배의 파편들을 조합해 보니 43m의 목조 태양선이었다.

 
우리는 쿠푸왕 피라미드 관람을 마치고 피라미드 세 기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막 한가운데서 별을 관측해
동서남북의 방향에 모서리를 정확히 맞춰 설계한 뒤
하중 계산을 하고 주도면밀하게 돌을 운반한 뒤
일일이 깎아내 일사불란하게 피라미드를 세웠을 것이며(추측)
또한 높이 147m였다가 풍화작용으로 137m가 된 대피라미드 네 밑변의 합은
1년 일수와 같은 365인치이고,  높이는 지구-태양 간 거리의 10억 분의 1인데,
양력을 사용한 이집트인들이 이것까지 미리 계산했다면 진정 참으로 대단하다. -인용한 내용 -
 
피라미드를 바라보노라니 이 거대한 모습은 단순히 이집트인만이 아닌 세계 전 인류의 보물이며,
인류의 문명이며, 작은 지구가 아니라 우주라는 생각이 들면서
피라미드가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내 앞에 다가오자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가슴이 다 먹먹해진다. 누구나 다 그러하다면
세계의 불가사의한 일의 하나로 꼽힐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보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우리는 또 하나의 인류 문명인 스핑크스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 피라미드, 낙타, 자동차, 관광객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공간

 

▲ 자유여행자 등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낙타를 타고 각각의 피라미드를 돌아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핑크스 가 있는 곳으로 이동

 
스핑크스라는 이름은
이집트를 침략한 외세가 괴물(Sphinks)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집트인들은 ‘지평선에 있는 수호신 호루스’라는 의미를 지닌
‘호르 엠 아케르’로 불려 왔다고 한다.
호루스 신은 에드푸 신전에서도 만났고
오시리스 신과 이시스 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임을 신전 탐방하면서 익히 들었다.
 

▲ 자연석을 있는 위치 그대로 조각한 호르 엠 아케르 (스핑크스) : 옆 사람들이 많은 곳은 스핑크스 신전이 있는 곳

길이 74m, 높이 20m에 이르는 이 스핑크스의 주인공은 카프레왕이다.
사자의 몸에 카프레왕의 얼굴이란다.

 

 
테베(룩소르)의 돌산에 살면서
“아침에는 네 다리, 낮에는 두 다리, 저녁에는 세 다리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스핑크스 수수께끼를 낸 뒤 틀리면 잡아먹었다는 얘기,
 
맑고 맑은 나일강을 그리스인들이 ‘탁하게 흐른다’는 뜻으로 ‘닐루스(Nilus)’라 표현해
나일강 이름의 어원이 된 점 등도
외세들이 이집트 문명을 평가 절하한 것이라고 뜻있는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 피라미드를 지키는 스핑크스라 배웠다.

 

▲ 카프레왕의 피라미드와 일직선상에 있으며,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 usb 영상화면캡쳐

 
 
세계 최초의 피라미드

▲ 최초의 계단식 피라미드

 
사실 첫 피라미드는 쿠푸왕 3대의 피라미드 보다
100년가량 앞서 만든 사카라에 세워진 계단식 피라미드라고 한다.
 
중앙집권 체제를 완비한 조세르 왕이
기원전 2650년 무렵 네모난 집채 모양의 마스터바 묘지를
여섯 단에 걸쳐서 쌓은 모양새로 지었다.
이 피라미드 경내에는 ‘나는 아직 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왕이 직접 쾌속 달리기 등을 벌이는 '세드축제' 운동장도 마련돼 있다.
 

▲ 이곳을 통과하여 계단식 피라미드 정면을 만났다. ▼

 

▲ 계단식 피라미드 앞에서 발굴중인 현장 ▼

 

 
원래는 작은 무덤으로 시작했는데,
뒷날 계속 증축을 하면서 계단 모양의 피라미드가 되었다고 한다.
 조세르의 피라미드는 세계 최초의 석조 건물(돌로 만든 건물)로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훼손된 피라미드

 
 
멤피스 박물관

▲ 맴피스 박물관을 찾아가는 길 : 대추야자나무가 끝없이 펼쳐있다.

 
다음 일정으로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20km 정도 떨어진 고대 도시 멤피스(Memphis)다.
맴피스는 이집트 초기 왕도로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역사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었는데
대표적인 유물은 맴피스 박물관에 있는 람세스 2세의 와상이었다. 
람세스 2세는 고대 이집트 제19왕조 제3대 파라오로서 
그가 재위하는 동안 이집트는 리비아, 누비아, 팔레스타인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최고의 황금기를 구축했다.
그런 연유로 나는  관광지 곳곳에서 람세스의 동상을 만날 수 있었다

 

▲ 멤피스에도 스핑크스가 있다. 주인공은 람세스 2세로, 설화석고로 만들어졌다.▼

 

▲ 람세스2세의 거대한 석상

나일강의 범람 후 물이 빠진 모래밭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에 훼손된 부분을 보완하려 했지만
워낙 큰 석상일 뿐 아니라 같은 암석을 찾을 수 없어
그냥 와상으로 보관하기로 했다고...
 

▲ 석상 곳곳에 새겨진 글자 들

 

▲ 거대한 석상에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사용했던 상형 문자와
숭배했던 여러 동물과 문양이 새겨져 있어 고대 이집트 왕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신박물관(문명박물관)
 

이집트 정부는 2013년부터 박물관 건설을 시작하여 2020년에 개장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조금 늦어져 2021년에 문명박물관으로 개장했으며
우리가 첫날 방문했던 고고학 박물관의 유물들을 옮겨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박물관의 규모는 루브르박물관의 3배, 축구장의 70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고 한다.
고고학 박물관 지하에 미처 전시하지 못하고 있는 유물들 10만여 점을 전시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 박물관 내부를 지키고 있는 사람

 

▲ 태양선 : 왕은 사후에 태양이 되어 태양선을 타고 나일강을 건너 하늘로 향했다고 한다.

 

 

▲ 미라실에서 사진촬영이 안되었지만 로비에서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미라실 이외의 사진 촬영이 가능한 장소에서
수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다 펼칠 여력이 없다.
 
어찌 단 한 번의 여행으로 이집트 역사를 모두 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 심정으로는
나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서슴치 않고 다녀오고픈 나라이다.
그때는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아는 만큼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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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여행기를 끝까지 읽어주시고,
마음 함께해 주신 블친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단순한 호기심으로  지나침이 없었기를 바라면서
미미하지만 고대 이집트의 문화와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는 기쁨을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