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전 11시 즈음 뒷산에 올랐다. 5월을 보내는 숲은 마치 6월에게 깨끗함을 넘겨주려는 듯 내리는 비에 숲속의 나무, 식물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있었다.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꽃 향기? 아! 그렇구나! 지금쯤 마삭줄이 꽃을 피우고 있겠지. 살금살금 찾아간 그곳에서 말간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 와락 솟구치는 정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았다 이 오솔길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겠니 못내 가슴 답답함에 막막하였겠지 스스로 지닌 네 어여쁨을 만나 나의 마음은 둥둥 초록 구름 위를 거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