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머나먼 나라 이집트(16) : 후루가다에 가면서

물소리~~^ 2023. 4. 12. 23:47

 

 

여담 1)

학창 시절에 교과서로 배웠던 세계사에서

이집트는 인류문명의 주역으로 나오지만 고대사 외는 거의 나오지 않는 나라였다.

현재 이집트의 국가적 수입의 1위는 수에즈운하 통행료이고, 2위는 관광수입이라고 한다

그 외는 거의 없다시피 한 재정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나가려니

이집트의 GNP는 3,000불에 불과하고 빈민층이 60%를 차지한다 하니

요즈음의 경제사정이 아주 많이 어렵다고 한다.

 

▲ 수에즈 운하를 개통하기 전의 항로(보라 선)과 개통 후의 항로(빨간 선) : 사진 인터넷 검색 인용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해 일정이 15일이나 단축된다는데

이 운하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대국들의 암투는??

 

 

더구나 코로나의 여파로 관광객이 거의 찾아오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집트국민들의 주식인 빵의 원료 밀을 거의 수입할 수 없으니

천정부지로 오르는 밀가루 값으로 더욱 어려운 경제사정이라고 한다.

나는 많은 비용을 들이며 이곳 이집트에 관광을 왔으니

어쩌면 이집트의 재정에 일조를 한 셈이 되려나?

 

수입의 1위를 차지하는

수에즈운하가 이집트의 국유화로 되기까지 (나세르 대통령의 위업)

세계열강들의 알력다툼은 얼마만큼 인지 나로서는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내가 느낀 이집트는 땅만 파면 나온다는

6000년~ 3000년 전의 찬란한 고대문명에 파묻힌 채

현대문명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여담 2)

누비아는 수단의 북동부와 이집트 남동부 지역을 일컫는 지명으로

나일강의 발원지가 수단이라는 말이 새삼 이해되는 지역이다.

누비아는 한 때 이집트를 침공한 이력이 있었으니

이집트는 누비아를 진압하기 위해 파라오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설명을 들었다

실제 투탕카멘은 누비아를 지배하려고 누비안인들을 그려 놓은 그림을

의자 아래에 두고 발로 밟으며 지낸 왕이었고

람세스 2세는 누비안인들을 융화하기 위해

아부심벨을 누비안이 보이는 지역에 세웠다는 설명도 들었다.

이제는 이집트에 종속된 토착민으로 우리가 다녀온 누비안 마을이

아프리카 토속문화를 지켜온 마을로 관광지화 된 것이다.

 

베르디(G.F.Verdi, 이탈리아)가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 및 카이로 오페라극장 건립 기념으로 만든

오페라 ‘아이다’의 주인공은 누비아의 공주다.

이집트에 잡혀와 왕실 하녀가 되고,

왕의 사위 후보로 유력한 이 나라 장군의 구애를 받아 사랑에 빠진다.

애절한 사랑은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이 오페라는 누비아 문화를 포용한다는 이집트의 정략도 은연중 있었겠지만

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다에 나오는 이집트의 영광을 노래하는 개선행진곡을 좋아하는데 그 배경인 나라에 오다니!!

사막길을 달리는 버스의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고

폰에 이어폰을 꽂고 개선행진곡을 계속 듣노라니 감회가 새롭다.

 

https://tv.kakao.com/v/311047797@my

▲ 개선행진곡

 

아랍의 속담에

‘인간은 시간을 두려워 하지만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제 나는 신전들을 뒤로하고 홍해로 가서 하루를 푹 쉰 다음

시간도 두려워한다는 피라미드를 만나기 위해 카이로로 가는 일정에 따르려 한다.

 

 

후루가다로 가는 길

▲ 후루가다로 가는 도중에 만난 음료대

  투탕카멘의 가면 조각이 걸려 있으니 이들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알 것 같다.

 

 

▲나일강을 따라

 

 

▲ 사탕수수를 가득 싣고....

 

▲ 나일강변의 주택가 ▼

 

 

▲ 나일강을 건너는 다리 옆에는 작은 노점들이 있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오랜만에 휴게소다운 휴게소를 만난 것 같았다

상점도 있었도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무언가 기념품을 사고 싶었지만 마그네틱이 부착된 액세서리를 두어 개 사고

이집트 과자가 궁금해서 2달러 주고 우리의 감자튀김 같은 과자 한 봉지를 샀다

뜯어서 두어개 먹어보니 맛이 괜찮았다. 과자 봉투를 들고 밖에 나와 잠시 풍경을 둘러보는데

한쪽에 한 여인이 아이와 당나귀? 와 함께 서 있었다. 베두인 같았다.

가만히 바라보니 그 여인과 아이는 사진을 함께 찍어주고 1달러씩 받는 사람들이었다.

베두인들의 손재주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이가 내 앞으로 걸어오더니 내 과자 봉지를 가리키는 것 아닌가!

아, 달라는 것 같아서 냉큼 내밀어주니 얼른 받아서 여인한테 간다. 그 여인이 크게 웃으며 좋아라 한다.

과자 한 줌을 아이한테 주고서는 나머지를 당나귀 등의 주머니에 넣는다.

 

 

▲ 끝없는 사막을 달리고 달렸다.

 

 

 

후루가다의 호텔에 도착하니 가이드가 일정을 알려준다

일정한 식사시간을 알려 주며 자유롭게 식사를 즐기라 한다

도착한 날(20일) 오후 3시 30분부터 사파리 사막투어를 하니 시간 맞추어 로비로 나오라 한다

내일(21일)은 아무 일 없는 날이니 마음껏 쉬고 놀고먹으며 지내고

가이드한테도 비상상황이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한다.

마지막 날 (22일) 아침 반잠수함 일정이 있고

잠수함 투어가 끝나면 11시 30분에 호텔을 떠나 카이로로 간단다.

호텔의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준다. 나는 로밍을 해 갔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하얀색 팔찌? 같은 것을 나누어 준다. 

이걸 차고 다녀야 식당도 이용할 수 있고 음료도 맥주도 무료로 준다고 한다.

이미 호텔비에 다 포함되었겠지만 무료라는 말을 강조하니 괜히 마음이 넉넉해진다.

하루를 쉴 수 있다는 말에 남편의 얼굴이 환해진다.

 

 

▲ 숙소에서 바라본 홍해!! 얼마나 편안하고 아름다운지~~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사막투어에 나섰다

아주 넓은 들판을 달리는 기분일 뿐 사막이라는 느낌은 다가오지 않았지만

마지막 장소에 이르러 만난 풍경 앞에서 모두들 웃음이 만발했다.

지금까지의 일정이 역사기행이었다면 홍해에서의 일정은 레저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막의 바람이 심상치 않다.

 

▲ 바람이 몹시 불었다.

 

▲ 사하라사막의 끝자락쯤 된다는데 진정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모래뿐인 곳!

 

 

▲사막의 산은 모래로 이루어졌을 것인데 이런 지형을 이루고 있다니~~ 괜히 아련해지는 마음이다.

 

 

 

▲ 돌아오는 길 어둑해진 하늘에서 잠깐 별 찾기 놀이를... 그 쉬운 별자리 금성을 제일 먼저 찾았다.

 

 

 

이튿날,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날,  바람이 어찌나 많이 불고 추운지

우리 일행 누구도 해변도 수영장도 찾지 않았다

방에서 약 먹고 실컷 잠을 자는 남편을 놓아두고

혼자 홍해 해변을 찾았지만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혼자 이리저리 사진 찍고 놀아도 일행들을 만날 수도 없었으니

날씨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혼자 해변 의자에도 앉아보고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생애 처음 만나는 홍해의 푸른 물을 바라보았다.

내 다시는 올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니 추워도 좋았다.

만약에~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사막 중심으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저녁식사 시간에 만난 일행들은 낮에 잠깐 나왔다가 너무 추워 그냥 들어와서

로비에서 제공하는 음료와 커피 맥주 등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는데

모두들 홍해를 마음껏 누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이야기한다..

 

 

 

▲ 우리가 머문 숙소

 

▲ 해변으로 나가는 문

 

▲ 외국인 한 둘 뿐, 우리 일행은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으니...

 

 

 

 

▲ 그림자 속 내 머리도 바람에 날리고 있네

 

 

 

 

 

▲ 후루가다의 숙소에서 맞이한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