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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藝의 고장 진도(용장성)

고려항몽충혼탑이 아니라 삼별초군항몽충혼탑이 맞지 않을까? 벽파항에서 약 2km를 가면 용장성이 있음을 알려준다 주차장에서 충혼탑을 지나 홍보관 우측으로 용장성의 터가 가지런하게 보인다. 후훅~ 깊은 한 숨을 쉬고 천천히 걸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문득 궁궐 수문장이 나와 나를 제지 할 것 같은 상상이 스쳐 지난다. 초여름을 맞아 무성하게 자란 잡풀과 들꽃들에서 뜻 모를 세월의 덧없음이 전해온다 우리를 지키기 위해, 왕을 지키기 위해 9달 만에 이 터를 잡고 궁궐을 짓고 성벽을 쌓았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것이다. 삼별초는 고려 말 최씨 무신정권 때 처음에는 밤에 도둑을 단속하기 위해 야별초(夜別抄)를 편성하였으나 차차 그 세력이 확대되니 좌별초(左別抄)와 우별초(右別抄)로 나누었고, 거기에 몽골에 잡혔..

藝의 고장 진도(벽파정)

6월 20일 오전 9시 10분에 진도대교를 건넜다. 정확히 7년 만이다. 7년 전, 13년도에 조도와 관매도에 가는 배를 타는 진도항(팽목항)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그 날 관매도에 다녀오면서 역사와 예술을 품은 진도는 이제 진도대교가 있어 섬이 아닌 육지가 되어 쉽게 올 수 있으니 훗날 다시 오자며 약속을 하고 지나쳤던 것이다. 그 훗날이 7년의 시간을 뛰어 내 앞에 펼쳐지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그간 나라의 큰 슬픔이 있었던 곳이고, (2014년) 개인적으로는 나의 큰 아픔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2015년) 풍수설에 따르면 땅에도 음양의 기운 세기가 다르다고 하였다 양기(陽氣)가 센 땅에서는 학문이 승(勝)하고 음기(陰記)가 센 땅에서는 예(藝)가 승하다고 하니 혹자들은 그렇게 음기가 ..

명태껍질은...

지난 구정에 구정 선물로 반 건조 생선을 다수 구입하게 되었다. 많은 양을 구입해서인지 주인이 덤으로 말린 명태 껍질이 담긴 큼지막한 비닐 한 봉을 주셨다. 명태 껍질에 영양분이 많다고 하여 몇 번 구입해서 먹어보았지만 손질하기는 벅찬데 영양 효과는 보이지 않으니 그냥 시들해져서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덤으로 받은 껍질을 다시 손질하여 조금씩 먹고 이젠 한 번 손질할 만큼만 남은 것이다. 일요일 오후에 마지막을 손질하였다. 껍질에 붙어있는 비늘과 잔뼈를 제거하고 손질한 껍질 한줌씩만 소금물에 주물주물 헹군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후라이팬에 기름 한 술 정도만 넣고 볶아내면 아사삭 아사삭 ~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그런데 넘 많이 먹으면 오히려 영양분이 모두 배출된다고, 아주 조금씩만 먹으라고 하니 아껴가며 먹..

단상(短想) 2020.06.16

계절 음식을 준비하며...

해마다 6월이면 계절 밑반찬을 준비하곤 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단한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내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다. 양파장아찌를 담았고, 매실을 구매했고, 마늘 두 접을 샀다. 이 중 제일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이 마늘 까기다. 알이 굵은 것으로 고르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껍질 까는 일이 더욱 어려운 것이다. 이번에 마늘 구입은 재난지원금 받은 것을 사용하기 위해 전통시장으로 갔었다. 그런데 차를 주차하고 시장으로 들어가는 한 골목에 할머니 한 분이 마늘 몇 단을 쌓아놓고 앉아 계시는 것이다. 더운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앉아계시니 그냥 마음이 동한다. 한 단에 만원이라고 하시니 두 단(한 접)을 현금으로 사고 나머지 한 접은 시장에서 고르고 골라 알이 굵은 것으로 샀던 ..

단상(短想) 2020.06.11

동강따라 영월여행(한반도지형, 돌개구멍, 요선정)

선돌과 헤어지고 우리는 그 유명한 한반도지형으로 향했다. tv에서, 지면에서. 사진으로 수 없이 만나보았지만 정작 실물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기에 늘 궁금해 했던 곳이다. 이동을 하면서 차를 타고 휙휙 스치는 풍경이지만 어디를 지나든 빼어난 산수풍광을 지닌 영월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아름다움이 많으면 그 속에 품은 삶은 슬프다고 했던가. 그래서일까. 영월은 그렇게 단종의 한맺힌 사연도, 김삿갓의 한 많은 은둔의 삶의 사연도 품고 있나 보다. 그런데 나는 글의 제목을 ‘동강 따라 영월 여행’ 이라고 했는데 조금 전 들렀던 선돌이나 지금 가려고 하는 한반도지형 그리고 예전에 갔던 청령포 등은 모두 서강 줄기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월의 모든 것은 동강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떼려야 뗄 수 ..

동강 따라 영월여행 (김삿갓유적지, 어라연, 선돌)

영월(寧越)이란 지명은 편안히 넘어가는 곳이라는데 이 지역이 어찌 수월한 곳이던가. 산 높고 골이 깊은 곳이 아니던가. 이런 지리적인 영향이 있어 유배지가 되었을까. 영월에 들어서려면 구름도 울음을 터뜨린다는 소나기재를 넘어야 한다. 영월 청령포에 유배된 어린 왕, 단종을 생각하면 그 어느 누구도 눈물을 머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종은 이름에서부터 슬프다. 단종~~ 이는 짧게 마치는 운명인 것처럼 자꾸만 새겨지는 까닭이다. 나리소에서 영월까지는 40여분이면 되었는데 늦은 오후 햇살의 기울기는 나그네의 마음을 조금은 쓸쓸하게 해 준다. 영월역 부근 강변에 숙소를 정하고 저녁식사도 할 겸 시내를 잠깐 걸어보았다. 강원도 영월이라~~ 산골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아담한 도시였다, 내일 아침 일찍..

동강을 따라

지난 토요일, 울산바위를 내려와 우리는 곧바로 영월로 향했다. 아니 영월이 목적지였지만 동강을 따라 내려가기 위해 1시간 30분을 달려 정선의 동강광하안내소를 먼저 찾아갔다 안내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동강을 따라 달리기 시작. 처음 대하는 강의 모습은 듬직함으로 다가온다. 길은 넓지 않으니 겨우 차가 왕복할 수 있는 길이지만 뜻 모를 정겨움이 물컹 솟구친다. 조금 달리다 보니 동강할미꽃 서식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지금 꽃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행여나 하고 차를 멈추고 내렸지만… 사진으로만 보았던 동강할미꽃을 만나려면 이곳으로 오면 되겠다고 혼자 뿌듯해 한다. 강을 따라 달리노라니 산등성의 찔레꽃 덤불이 불쑥불쑥 나타나니 내 입은 연신 '어머 저 찔레꽃 좀 봐~~' 하며 중얼거린다. 이렇게 많은..

마삭줄

나뭇잎이 짙어지고 산딸기가 익어가는 6월이다. 이 좋은 계절을 코로나에 빼앗기고 있을 수는 없겠지. 이제 조금 마음 놓이려고 하는데 또 다시 산발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니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6월부터는 아침 일찍 뒷산을 오를 계획이었다. 낮이 길어지니 이른 아침에 1시간 다녀와도 좋은 시간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첫 날, 뒷산을 올라 바람개비도 같고, 선풍기 날개와도 비슷한 마삭줄 꽃을 만났다. 어느 솜씨 좋은 선녀가 내려와 빚어 놓기라도 했는지 진즉에 꽃망울을 보고 언제 필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모르게 그새 활짝 꽃을 피웠던 것이다. ‘마삭줄’이라는 이름은 가늘고 길게 뻗은 줄기가 마치 마 섬유를 꼬아 만든 줄과 비슷하여 산에서 급하게 무엇을 묶을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붙..

꽃과 나무 2020.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