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恨)으로 피어난 꽃 야생화 꽃 이름 중에 “며느리”가 들어가면 슬픈 사연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먹고 살기가 너무나 팍팍했던 시절 고부간에 갈등인들 오죽 했을까? 그 과정에서 빚어진 며느리의 한과 시어머니의 지독함을 풍자한 꽃들이다. 며느리를 격하시키는 듯싶은 꽃 이름들 이지만 산과 들에 .. 단상(短想) 2012.10.10
가을 어느 날 쑥부쟁이 2봉을 오르는 길도 되고 내려가는 길도 되는 오솔길 한 쪽 소나무 둥치 아래 해마다 피어나는 구절초가 있습니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늘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곤 하는데 누군가가 그만 꺾어가 버렸습니다. 허전함으로 꺾어진 구절초 자리 옆에서 서성.. 단상(短想) 2012.10.08
가을햇살과... ................... 오늘 일요일 아이들이 가져온 여름이불 세탁을 시작했어요. 건조시키기가 마땅치 않아 아파트 옥상의 빨랫줄 한 틈에 널었어요. 그래 놓고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잊기도 잘하지만 생각도 잘 하는가 봅니다. 저녁 준비할 참에 생각이 났어요. 이미 저녁이내.. 단상(短想) 2012.10.07
가을 속내 가을을 만나고 싶으면 훌쩍 차를 몰고 시내를 벗어나곤 합니다. 가을 이라는 말에는 가을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하곤 했지요. 올해는 억새의 춤사위가 늦어지고 있어요. 길가의 코스모스도 잎이 시들어도 열심히 꽃을 피우는 가을 풀꽃들도 그들은 이렇다 할 기교를 부리지도 않는데 마.. 단상(短想) 2012.10.04
가을 햇살은 고마리 이 좋은 가을 햇살을 오늘 사무실에서 틈새시간에 조금은 누려 보았지요. 햇살은 여전한데 바람결은 약간 싸늘했지요. 이처럼 높은 하늘 아래로 스쳐오는 싸늘한 기운은 살아있는 식물들의 잎을 말려죽게 한다고 하지요 이런 현상을 숙살(肅殺)의 기운이라 표현하지만 어쩌면 이 .. 단상(短想) 2012.09.13
소원을 풀어주는 달 유홍초 조금 늦은 저녁, 초저녁에 만나지 못한 달을 찾으러 앞 베란다에 나섰더니 보이지 않아요. 하늘은 맑으니 분명 둥실하니 떠올랐음이 분명 하겠기에 다시 뒤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아, 아직도 동쪽에 치우쳐 떠 있었어요. 새벽녘까지 서쪽 하늘까지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는 듯 .. 단상(短想) 2012.09.08
초여름산의 열정 마삭줄의 긴장 잎새뒤에 숨으랐더니 온몸을 노출한 산딸기 긴 밤 낸 아껴둔 끼를 슬며시 펴 보이는 자귀나무 오늘 오솔길에서의 나무들이 저에게 ‘안녕하셨어요?’ 하고 인사를 했어요. 누군가를 만나 인사하는 순간은 쑥스럽지만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참 순해지는 것 같아요. 선물 받.. 단상(短想) 2012.06.29
생각이 날줄되니... 어제 저녁 호수산책길에서는 뜻밖의 풍경을 만났어요. 느긋한 마음과 어둡지 않은 시간이어서인지 자전거 위에 앉았지만 눈이 자꾸 휘이 돌아가며 또 다른 풍경을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 늘 스쳐 지나기만 했던, 조금은 산책길에서 멀리 밭 가운데에 자리한 보기 좋은 풍채를 지닌 나무.. 단상(短想) 201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