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가을 어느 날

물소리~~^ 2012. 10. 8. 22:42

 

 

 

 

 

쑥부쟁이

 

 

 

2봉을 오르는 길도 되고

내려가는 길도 되는 오솔길 한 쪽

소나무 둥치 아래 해마다 피어나는 구절초가 있습니다.

개체수가 많지 않아

늘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하곤 하는데

누군가가 그만 꺾어가 버렸습니다.

 

허전함으로 꺾어진 구절초 자리 옆에서 서성이며 있는데

아주 작은 꽃봉오리들이 다른 줄기에서

뾰족하게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꽃을 꺾지 말라'는

표지판이라도 세워두고 싶은 마음 새기며 내려옵니다.

 

            넘쳐 오르는 것 같은 숫자들의 중압감을 억누르며

오후시간 잠시 차를 몰고 나와

에움길 뒷길 사이사이를 달려 보았지요.

아! 어느새 청초하게 피어있는 보라색 저 꽃들!!

쑥부쟁이였어요.

참 예쁘구나! 하는 말들이 나도 모르게 나오며

그 애잔함을 마음 가득 담아봅니다.

 

가을.

눈으로 읽어도, 입으로 읊조려도

풍요로움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말입니다.

꼭 가을처럼 예쁜 말 가을은,

예쁜 꽃들만,

꼭 안기고 싶은 풍경들만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차를 세우고 한아름 취하고도 싶은데

새벽길에 느끼는 허전함을 생각해

또 다른 사람 허전함을 느끼지 않도록

한참을 바라보며 내 눈에 가득 넣어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 전용 도로 끝 길을 달려봅니다.

객기를 부린 것이지요.

한창 무슨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그곳은 약간은 부산스럽더군요.

허지만 도로 끝의 바다는 참으로 한가로움 이었어요.

 

곳곳에 스민 가을을 둘러보고 오는 길

화원에 들러 노오란 소국 2단을 사들고 오는데

그 향이 자꾸 내 코끝을 간지럽힌

가을 어느 날, 오늘이었습니다.

 

그 향속에 스며있는 바람 향기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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