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가을햇살과...

물소리~~^ 2012. 10.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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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요일

아이들이 가져온 여름이불 세탁을 시작했어요.

건조시키기가 마땅치 않아

아파트 옥상의 빨랫줄 한 틈에 널었어요.

그래 놓고서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잊기도 잘하지만

생각도 잘 하는가 봅니다.

저녁 준비할 참에 생각이 났어요.

이미 저녁이내가 산등성을 타고 내리기 시작한 시간이었어요.

 

이불을 걷으러 옥상에 오른 순간

아무도 없는 그곳에,

바로 옆에 이웃한 산이 품기 시작한 어둠이

옥상 가득 퍼져 있는 거예요.

그 공기들이 나에게 닿는 순간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 젖어 들었습니다.

외로움? 아늑함? 아니면 무서움?

어쩌면 다정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다정함이 사람과 사람사이에 흐른다면

인연으로 이어지는 매개체가 되겠지요.

무언가 서로 간에 소원함을 느낀다면

서로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서로를 발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마음의 표시가 아닐까요.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는 마음가짐이어야 하기에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집착에서 스스로 놓여나야 함이라고…

그렇게 옥상의 어둠이 보여주는

다정함으로 생각해 보았답니다.

 

            가을햇살이 이불 사이사이에 가득 고여 있는 지금,

갑자기 옥상에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만…

달에게, 멋들어진 반절 몸매를 지닌 달에게 양보하렵니다.

 

가을 달빛은 무엇에 기대어 스며들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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