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하는 동안 내 눈은 자꾸만 디지털시계로 향한다. 요즈음은 해가 늦게 지니 조금 여유롭게 나가면 호수변 산책로의 풍경을 환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설거지를 마치고 양치하고 차림을 하고 대개 7시에서 7시 20분 사이 집을 나선다. 밖에 나와 숨을 한 번 길게 들이마시고 내쉬면 왜 그렇게 편안한지… 마치 속세와 피안 사이를 넘나든 느낌이다. 룰루랄라 주택가를 지나 큰길을 건너면 바로 호수공원에 닿는다. 공원 주차장에서는 이미 시작한 에어로빅 강사의 구령이 야무지다. 나를 유혹하는 음악소리를 뒤로하고 호수를 만나면 호수주변에는 함초롬한 노랑붓꽃(꽃창포)이 지천이다. 저들은 어떻게 때를 알고 저리도 날렵한 맵시의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살며시 쪼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