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藝의 고장 진도(운림산방)

물소리~~^ 2020. 6. 24. 15:49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많은 곳에 자리한 운림산방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조선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말년에 그림을 그렸던 화실이다.

  이곳을 둘러싼 첨찰산 봉우리에 피어오르는 안개가

  마치 구름숲 같다 하여 운림산방(雲林山房)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운림산방

 

  나도 몰랐던 운림산방을

  남편이 오래전에 거론하며 한 번 다녀오자 했었는데 이제야 찾아오게 되었다.

  산방 입구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 검색해 보니

  산방을 에워싸고 있는 첨찰산의 등산로가 있기에

  높지 않은 산이어서 올랐다 내려오려는 차림을 하고 나선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상황이 달라졌다.

  날씨가 너무 덥기도 했지만 이곳저곳 간단히 다녀올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등산을 접고 그냥 목적했던 곳들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다.

 

▲ 첨찰산 아래에 자리한 운림산방 

 

▲ 화실 앞에 연못, 동산을 만들고  한가운데엔 허련이 직접 심었다는 배롱나무가 서 있다.

 

▲ 연못 안의 금붕어 떼

 

 

▲ 소치의 그림 공부를 도와준 집안 형님뻘 되는 두 분의 묘 

 

▲ 소치허공기적비

  소치의 스승이었던 추사 김정희는 소치를 두고

  “압록강 이남에는 따를 자가 없다” 라고 극찬했다.

  시. 서화로 당대를 휘어잡은 소치였지만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버리고

  49세에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소치기념관 입구에 추사의 세한도가 걸려 있어 의아했는데

  두 분의 관계를 알고 나니 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졌다.

 

▲ 소치 기거하던 집

 

 

▲ 장독대 같은데 화단처럼 ~

 

 

 

▲ 소치 기념관 과 일지매 : 초의선사로부터 선물 받은 매화나무

 

▲ 소치기념관 입구

  남종화와 5대에 걸쳐 명맥을 이어온 허씨 가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

  산방 안의 화실에는 허씨 집안 3대의 그림이 복제된 상태로 전시되어 있다고 했는데

  보수 공사로 인하여 출입이 금지 되어 있으니

  우리는 산방의 주위 모습을 둘러보고

  운림산방 3대의 작품과 수석,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는 소치기념관에 입장하여 작품을 보았다

 

▲ 전시실

 

  ▼ 소치의 작품들

▲ 궐어도

 

▲ 송죽매도

 

▲ 괴석목죽도

 

▲ 진도역사관 : 소치 전시관 옆의 진도역사관에서는 진도의 옛 모습에서 지금까지 그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진도역사관 내부는 유배 문화실, 향토작가 전시실,

  진도 아리랑의 유래를 소개한 아리랑실,

  삼별초항쟁과 명량대첩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 되어 있었다.

 

▲ 연못에는 하얀 수련이 잔잔히 피어 있었다.

  우리는 흔히 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소설로 쓴다면 몇 권은 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 역시 또한 그러한 것이니 어쩌면 우리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바로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사에 윤기를 더해주는 것이 자연과 문화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문화는 그가 살아가는 지역의 독특하고 고유한 자연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니

  여기 진도의 운림산방 역시 자연으로 빚어낸 문화는 역사가 되어 길이 남아

  우리의 발걸음을 끌어가고 있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운림산방을 뒤로하고 남도석성을 향해 가는 도중 신비의 바닷길을 찾았다.

  가는 길목마다 신비의 바닷길을 알리는 방향 표지판이

  자꾸만 우리를 이끌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날의 축제 / 홍보관의 사진 인용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프랑스 대사가

  진도로 관광을 왔다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모세의 기적"이라고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 신비스런 길에 전설이 없을 수 없으니…

 

▲ 바닷길이 이어지는 모도를 바라보는 무지개빛 계단

 

▲ 멀리 보이는 모도
▲ 모도를 바라보며 기원을 하고 있는 뽕할머니 상

  뽕할머니 전설이 구전되어 온다.

  옛날 진도에는 호랑이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의 회동마을은 첨찰산 줄기 끝에 있는 까닭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서 마을 이름도 "호동이"라 불렸었다.

  어느 날 호랑이가 나타나 피해를 입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전부 앞 바다의 모도로 도망을 갔는데,

  하도 급하게 떠나는 바람에 "뽕할머니"를 빼놓고 갔다.

  혼자 남은 뽕할머니는 용왕님께 다시 가족을 만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를 했다.

  그랬더니 그 해 2월 그믐께 용왕이 뽕할머니의 꿈에 나타나

  "내일 바다에 무지개를 내릴 테니 그 길로 바다를 건너가라"고 했다.

  다음날 뽕할머니가 가까운 바닷가에 나가 기도를 했더니

  정말로 바닷물이 갈라지면서 무지개처럼 둥그렇게 휘어진 길이 생겼다.

  모도에서 할머니를 걱정하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며 바닷길을 건너왔다.

  다시 가족을 만난 할머니는

  "내 기도로 바닷길이 열려 너희들을 보았으니 이제 소원이 없다"는 유언을 남긴 채

  기진하여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때 마을 이름도 호동에서 사람들이 돌아왔다고 해서 회동으로 고쳤다고 한다. - 인용 -

 

▲ 뽕할머니상 옆 바위에 핀 원추리

이제 할머니 대신 원추리가 기도를 하고 있는 듯싶다.

 

▲ 돌가시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