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가장 춥고
눈이 가장 많이 내렸다.
50분을 걸어서 출근했다.
내 차는 후륜구동이라
눈길에서는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는 잠뱅이다
새해 연휴 3일이 있었다고,
폭설이 내렸다고
월말, 연말 업무들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하니 나는 일을 해야 하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들보다 더 빠르게 걸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마냥 즐거워지는 마음은....
일 년 전 1월
태백산 정상에서 만난 눈꽃나무들을 생각하고
윤대녕의 '대설주의보' 라는 소설의 줄거리를
어렵게 기억해 내며
소설 속 주인공들의 아리송한 마음들이
눈 녹듯 나타나는 소설의 묘미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방학 숙제로 내준 풍경화에
달랑 눈 쌓인 나무 한 그루만 그려 낸 나의 그림 실력에 미소를 머금기도 하며
새해 첫 블로그 문을 열고 싶은 마음을 눈으로부터 선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