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길을 걷다 지닌 가을의 화려함을 곱게 갈무리한 듯 정갈함을 느꼈다. 늘씬한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수원지의 모습이 수줍어 보인다. 물가의 대나무가 조금 생소했지만 씩씩함에서 청량감이 느껴졌다. 사진 2012.03.04
겨울 나무를 만나다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의 탱자나무 언뜻 만나는 겨울 산의 나무모습은 황량하기만 하다. 하지만 겨울 숲의 진미는 나무들이 보여주는 간결함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잎을 주르륵 훑어 내리기라도 하듯, 잎 하나 없이 서있는 나무는 단정함이다. 그 맨 몸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은 .. 내맘의 글방 2012.03.01
제행무상(諸行無常 ) 가람 이병기 선생의 생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갑니다. 일하는 내내 내적으로 무언가 꽉 찬 듯싶으면서도 퇴근 길 운전대를 잡고 나서면 허전함이 물밀듯 밀려오지요. 그런 마음 안으로 들어오는 해질녘의 풍경과 딱 그 시간의 음악방송의 시그널 뮤직이 저를 센치하게 해주기도 합니.. 단상(短想) 2012.02.29
無等에서 舞童(무동) 타던 날 (2) 장불재를 오르는 길목에서 산국을 만났다. 동구 밖에서 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는 듯 오솔길에 빼꼼히 얼굴 내밀고 있는 노오란 꽃이 참으로 앙증스럽다, 이 높은 곳에서 맑은 공기만으로 호흡을 해서인지 그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더 없이 지극하다. 아, 이 내음, 900m 고지에 이르는 길 편.. 마음따라 발길따라 2011.10.18
無等에서 舞童(무동) 타던 날 (1) 입석대 앞태 입석대 뒷태 2011년 10월 16일, 오늘은 뒷산을 오르는 대신 좋은 님을 만나러 무등산을 향해 가는 날, 새벽부터 부산했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버스주차장에서 솔잎향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향님께서는 자가용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다시 자가용주차장까지 걸어.. 마음따라 발길따라 2011.10.18
백련을 만나고... 아! 백련!! 나뭇가지를 꺾어내는 거센 바람도 그 연한 꽃잎 하나 흩으려 놓지 못하고 길이 패일정도의 세찬 빗줄기도 연잎 하나 적시지 못했구나 맑은 이슬 머금은 꽃 피우는 단아함에 따가운 햇살마저 주춤거리며 비틀거리니 탁한 물에서 피어난 고고한 모습에 실린 꽃 향에 우주를 거느.. 단상(短想) 2011.08.13
십자군 이야기 1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담임선생님은 세계사선생님이셨다. 어느 과목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우리들은 선생님께 홈그라운드 이점을 주장하면서 시험에 나올 예상문제를 알려달라고 애교스런 때를 쓰곤 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금방이라도 알려주실 듯 교과서.. 감상문 2011.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