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업상 과도기의 어려운 일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에 대응하려니 수많은 자료를 준비해야 하기에 정신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이래저래 심란한 마음~~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 중심을 잡으며 집중하다 보니
내 마음이 몹시 삭막해진 듯싶다. 일요일, 오랜만에 뒷산에 올랐다.
파스텔톤 수채화를 품은 12월의 뒷산은 아무 말이 없다.
그저 작은 바람 한 자락에도 나풀거리던 나뭇잎들은 땅에 떨어졌고
오솔길 위를 덮고 있는 나뭇잎들은 살짝 내린 비의 흔적을 지우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저 조심스럽게 내디디는 나의 발자국에 숨죽이는 비명을 지르고 있을 뿐이다.
나무와 초목들에 기대어 살아가던 미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서든 살기 위해 나름의 방식을 취하고 살고 있는지
아니면 생을 마감했는지… 그들에게도 생로병사라는 법칙이 존재하는 것인지…
그들도 그렇게 생의 종점을 향해 가면서 잠꼬대 같은 몸부림을 하면서 운명에 저항했을지…
잎맥만 남은 채 달린 나뭇잎에 작은 바람 한 줄기가 가볍게 스친다.
우리 어머니는 언제부터 신가 잠꼬대가 심하셨다.
주무시다 갑자기 큰소리를 내시는데 확실한 말은 아니고
그저 무언가 두려움에 쫓기시는 듯싶은 고함을 지르시는 것이었다.
놀란 마음으로 방으로 뛰어가 어머니를 흔들어 깨우면
눈을 뜨곤 한참을 멍~ 하니 계시다가
‘내가 무어라 했니?’ 하곤 물으셨다
‘그냥 소리만 지르셨다’고 하면 아무 말씀 없이 누워 계시곤 했다.
우리 자식들의 생각으로는
어머니께서 아들들을 앞세우시고
속으로만 삭이시는 원한 같은 것이 아니셨나 막연히 생각했을 뿐이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이셨다.
육체적 큰 아픔 없이 복용하는 약은
당뇨와 고혈압약이었을 뿐이었으니 그나마 건강하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가시며 자연히 외출이 없고 집안에서만 지내다 보니
근육 손실과 골다공증이 점점 심해지셨다.
그렇게 지내시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셔서 다리가 아프다고 하셔서
병원에 가니 치골 골절이라고!!
골반의 한 부분인데 깊숙한 뼈의 자연 골절이라고 하였다.
나는 순간 잠꼬대하시다 몸부림하신 것 아니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무서움이 나를 훑고 지나갔었다.
병원 응급실에서는 연세가 많으셔서(당시 93세) 수술도 아니 되니 병원을 옮기라고 하였다.
그렇게 해서 정형외과에 갔지만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통제 처방밖에 할 수 없다면서 퇴원하라고 하였다.
몸을 어머니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모든 수발을 해야 하는데 퇴원은 우리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병원에서 노인전문병원을 안내해 주었고
그렇게 병원에서 2년을 지내다 돌아가셨고, 가신 지 1년 4개월이 지나는 동안
우리 형제는 죄인 된 마음으로 어머니 생각을 하곤 한다.
요즈음 우리 TV는 어느 날 한밤중에 잠꼬대하더니
조금도 멈추지 못하고 연이어 잠꼬대를 하고 있다.
리모컨으로 흔들면 TV는 캄캄하다. 내 마음은 깜깜하다.
어머니 생각에 그냥 슬프다. 현실이 마냥 부끄럽다. 그리고 업무 때문에 심란하다.
#. 제가 바쁜 시기를 보내느라 자주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안하신 12월 보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