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작가 백희성은 건축디자이너로 프랑스에서 건축가로 활약하였다.
건축가만으로도 전도유망하던 그는
편안함보다는 긴장감 있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기 위해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록하곤 했는데
그 기록의 한 페이지의 경험을 살려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 경험이란 오래된 저택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에서 비롯된 사랑의 마음에서 기인한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외부로 풍기는 기품 있고 역사성이 느껴지는 한 저택을 만났을 때
내부를 구경하고 싶어 그 집 앞에서 나오거나 들어가는 사람을 기다렸다.
그때 누군가가 나오는 틈을 타 얼른 안으로 들어갔지만
내부의 또 다른 문에 막혔고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
작가는 그곳에 있는 우편함에 자신을 건축가라 소개하면서
집 내부를 구경해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왔다.
얼마 후, 연락이 왔고 방문하게 되었는데
작가는 그 저택의 주인이 노파라는 점에서,
그 노파는 상대가 아시아인이라는 점에 놀라 서로 당황했다고 한다.
한참을 망설이던 노파는 그 저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고
작가는 눈물을 흘리며 들었다고 한다.
하니 이 소설은 그 저택에 깃들어있는 사랑을 모티브로
작가가 그 저택을 사서 수리하는 과정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소설 속 저택의 비밀은 빛이 이끄는 곳곳에 열쇠가 있었다.
빛을 따라 그 과정을 헤쳐 가면서 만나는 그 저택이 품고 있는 비밀을 알고 싶어
내 손이 빈 틈을 만날 때마다 책을 들고 읽었다.
그 저택에 서린 이야기들은 마치 추리소설처럼 전개되고 있었으니
숨 가쁘게 읽는 동안 요즈음의 나를 해방시켜 주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택의 비밀 공간에서 만나는 도서관의 모습에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란 책의 수도원의 도서관을 떠올렸고
빛이 이끄는 곳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장면에서는
이집트 여행 시 만난
아부심벨신전의 지성소에 일 년에 두 번 빛이 들어온다는 구조를 생각했다.
저택에서 발견되는 의아한 구조는
모두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집을 지을 때
무작정 설계도면에 따라 기둥을 세우고 공간을 만들어 완성하는 것이 아닌
오직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자연에서 들어오는 빛과 바람 한 줄기에도 영혼이 실려 있음을 감안하여
정성으로 지을때의 행복감을 책 읽는 나에게도 전해주고 있었다.
#. 정문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표정이 있는 사람 같았다.
#. 역사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향기로운 보물.
#. 물길도 길이고 바람골도 길이다.
대상이 무엇이든 흐르게 해주는 길은 사람만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 한 가족처럼 세 개의 봉오리를 올린 콩고는 차례로 꽃을 피우고 있다
왼쪽의 봉오리는 피었다 아문 봉오리, 지금 피어 난 가운데 봉오리,
오른쪽 꽃 봉오리는 내년 1월에나 피울 것이다.
다정한 어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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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곳은 오후 들어서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니고,
안개비인가 싶으면 눈이고... 참 그러네요.
조심스러운 퇴근길~~
그래도 신호등은 변함없이 신호를 바꾸어주고
자동차들은 제 속도로 가다가도
빨간 신호등이 켜지면 미끄러지듯 차를 멈추곤 하는 모습들이
참 예뻐 보인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어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순간적인 판단력을 행할 수 있는 그런 선함이 있기에
서로를 믿고 살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 오히려 차분함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공기가 몹시도 차갑습니다.
가정의 따뜻한 울타리에 사랑마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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