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428

피아골, 가을빛에 스며들어 내 몸이 단풍 되다

갑자기 산길이 환해진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가을 햇살이 나무들 잎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듯싶으니 말간 빛으로 나를 맞이하는 저 잎들에 진정 내 눈이 부시다. 스며드는 빛의 아름다움~에 빠져 내 걸음은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피아골삼거리는 해발 1,384m 인데 그곳에서 나의 목적지인 직전마을까지는 한 번도 어긋남이 없는 내리막 길이었다. 또한 길은 어쩌다 데크 길을 만날 뿐 온통 자갈길이니 길을 골라 디뎌야 했고 나무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진을 찍어야 했고 어딘가에 앉아서 쉬며 풍경을 바라보고 싶은데 앉을만한 자리를 좀처럼 만나지 못하겠다. 뒤 따라 오는 사람들은 그저 휙휙 지나며 나를 앞지르고 있으니.. 아, 드디어 작은 쉼터를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가만히 앉아서 빛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본다..

피아골 (노고단고개~피아골삼거리)

지리산 시인 이원규 시인은 그의 詩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에서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고 했는데 나는 그동안 피아골의 단풍만 되뇌며 행보하지 못했으니 내 마음이 먼저 절정으로 달아올라 있을 수도 있겠지… 하며 오늘만큼은 늦거나 빠르지 않기를 바라며 노고단 고개 문을 통과했다. 오전 10시, 남편은 이곳에서 되돌아 내려갔다 앞으로 4시간 후, 오후 2시경에 직전 마을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제부터는 지리산과 벗하며 걷는 신나는 길이다. 이곳부터 돼지령까지는 순한 길이다 깊고 높은 산속에 이렇게 편한 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어쩌면 이 편안함 속에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숨기고 있을 것이라는 암시일지도 모른다.

피아골의 단풍은

무언가가 절정을 이룰 때에 맞춰 찾아가는 일~ 나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다 시간 때문에, 일 때문에, 핑계 대며 언제나 이르거나 늦거나 하기 때문이다. 벼르고 벼렸던 가을철의 피아골계곡을 지난 토요일에 다녀왔다. 일찍이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구간, 구간 다녀온 모든 곳을 합치면 지리산 종주를 했다고 말 할 수 있지만 종주 능선에서 빠져나오는 수많은 지능선의 한 곳인 피아골계곡을 여태 다녀오지 못했다. 피아골 하면 단풍으로 연상되니 단풍철만 찾다가 기회를 못 잡은 것인데 지난 7월 산악회 따라 직전마을 계곡까지 다녀오며 올가을에는 꼭 다녀오자며 다짐했던 것이다.

나를 맞이한 곰배령의 환영사는 바람, 비, 안개였다.

습관처럼 5시 조금 지나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서늘한 기운이 확 끼쳐 오면서 몸을 움츠리게 한다 안개가 자욱했는데 하늘이 이상하게 내려앉아있었으니 지난밤에 비라도 내렸는가? 마음은 온통 곰배령의 기대에 차 있으니 구부정한 날씨를 절대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숙소 앞 계곡 물소리에 넘 기분이 좋아 계곡 앞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아니!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어쩌나!! 오늘 곰배령에 꼭 가야 하는데~~ 우리는 9시 곰배령 첫 방문 예약자들이기에 모두들 서둘렀다 숙소 앞 계곡의 작은 다리를 조심조심 건너 바로 앞의 나무꾼과 선녀라는 식당에서 다른 숙소 팀과 합류하여 황탯국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탐방 시작점인 점봉산산림생태관리센터를 향해 1시간여를 또 달리는데 빗방울이..

덤으로 다녀온 소금산 출렁다리

비밀의 장소는 언제나 우리의 상상력을 요구하는 신비한 곳에 머물고 있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어 야생화의 천국,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 역시 나에게는 비밀스럽고 늘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다 다녀올 만큼 산을 자주 찾는 나인데도 이상스럽게 선망이 많았던 곰배령을 여태껏 다녀오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던 차 내가 속한 여성산악회에서 곰배령을 간다고 하지 않는가~ 일단 신청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신청을 했고 그날이 지난 10월 6일 이었다 그런데 곰배령은 태초의 원시림 상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지역으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기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일 탐방 인원을 450명으로 제한하였다. 미리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

마을을 지키는 팽나무를 만나보고....

요즈음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연일 화제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시청하지 못하고 있으니 시대를 뒤떨어져서 사는 사람이 분명한 것 같아 드라마방송 채널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지상파채널도 아니고, 종합편성채널도 아니고, 우리아파트에 공동으로 들어오는 유선방송인 금강방송채널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들이 알려준 방법으로 드라마를 챙겨 볼만큼 시간적 여유도 만만치 않으니 거의 포기상태다 그런데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람보다도 드라마의 배경이 되어주는 창원 어디에 있는 팽나무가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자꾸만 호기심이 생긴다. 우리의 시골동네 어느 곳이든 들어서면 푸근함을 느낄 수 있음은 어귀에서 마을을 지키듯 우람한 몸짓을 자랑하는 노거수들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나무의 종류로는 느티나무가 단..

붉은 꽃무더기가 Web을 타고…(배롱나무)

향교는 공자와 여러 성현들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옥구향교는 조선 태종 3년(1403) 이곡리에 처음 지었고, 인조 24년(1646)에 지금 있는 자리로 옮겼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된 대성전과 (안쪽에는 공자를 비롯한 그 제자와 우리나라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된 명륜당, 정면 5칸, 측면 2칸의 전지재(典池齋), 정면 4칸, 측면 2칸의 양사재(養士齋), 내삼문(內三門)·외삼문(外三門)·교직사(校直舍) 등이 있다. 조선 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전적·노비 등을 지급 받아 교관 1명이 30여 명의 교생을 가르쳤으나, 조선 후기 이래 향교는 교육 기능이 쇠퇴하고 대신 선..

스치는 바람에 마음을 씻다. (쌍계사)

토요일, 참으로 오랜만에 산악회버스에 올랐다. 친구의 권유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누군가와 함께, 어느 무리에 끼어 함께한다는 작은 설렘도 일렁인다. 지리산의 피아골계곡을 목적으로 근처의 쌍계사와 화게장터 등을 둘러보는 트래킹 일정으로 계획한 것은 코로나로 인한 조심스런 움직임일 것이지 싶다. 자연을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충만함이 가득하다 늘 같은 모습이지만 늘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연~~ 자연을 지배하는 범칙을 섭리(攝理)라고 하는데 섭의 한자어 懾은 귀 耳 자가 세 개로 구성되었으니 자연의 이치를 알려면 그들이 들려주는 소리 없는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믿음에 자연 속을 거닐 때는 언제나 나를 잊기도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간혹 내 옆구리를 스쳐 지나는 바람 한줄기에 뜻 모를 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