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산길이 환해진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가을 햇살이 나무들 잎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듯싶으니 말간 빛으로 나를 맞이하는 저 잎들에 진정 내 눈이 부시다. 스며드는 빛의 아름다움~에 빠져 내 걸음은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피아골삼거리는 해발 1,384m 인데 그곳에서 나의 목적지인 직전마을까지는 한 번도 어긋남이 없는 내리막 길이었다. 또한 길은 어쩌다 데크 길을 만날 뿐 온통 자갈길이니 길을 골라 디뎌야 했고 나무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진을 찍어야 했고 어딘가에 앉아서 쉬며 풍경을 바라보고 싶은데 앉을만한 자리를 좀처럼 만나지 못하겠다. 뒤 따라 오는 사람들은 그저 휙휙 지나며 나를 앞지르고 있으니.. 아, 드디어 작은 쉼터를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가만히 앉아서 빛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