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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피아골, 가을빛에 스며들어 내 몸이 단풍 되다

물소리~~^ 2022. 10. 24. 15:56

 

   갑자기 산길이 환해진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가을 햇살이

   나무들 잎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듯싶으니

   말간 빛으로 나를 맞이하는 저 잎들에 진정 내 눈이 부시다.

 

 

 

 

 

 

   스며드는 빛의 아름다움~에 빠져

   내 걸음은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피아골삼거리는 해발 1,384m 인데

   그곳에서 나의 목적지인 직전마을까지는 한 번도 어긋남이 없는 내리막 길이었다.

   또한 길은 어쩌다 데크 길을 만날 뿐 온통 자갈길이니

   길을 골라 디뎌야 했고

   나무의 아름다움에 빠져 사진을 찍어야 했고

   어딘가에 앉아서 쉬며 풍경을 바라보고 싶은데 앉을만한 자리를 좀처럼 만나지 못하겠다.

   뒤 따라 오는 사람들은 그저 휙휙 지나며 나를 앞지르고 있으니..

 

 

 

 

 

 

 

 

 

   아, 드디어 작은 쉼터를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가만히 앉아서 빛으로 둘러싸인 풍경을 바라본다

   나무와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숲속~

 

   따뜻한 한 잔의 차와 한 조각의 빵으로도 행복해진다.

   오늘 중 가장 멋지고 싶은 시간~ 이런 겉멋도 나 혼자는 절대 꾸밀 수 없는

   주위의 붉고 노란빛의 나뭇잎과 파아란 가을 하늘과의 교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 처음 만나는 다리, 이 다리를 지나면서부터 끝까지 계곡을 따라 나선다.

   

   피아골계곡은 지리산 제 2봉인 반야봉의 중턱에서 발원한

   맑고 풍부한 물이 임걸령의 밀림지대를 누비며

   피아골 삼거리, 연곡사 등을 지나 섬진강으로 빠지는 약 20km 에 달하는 계곡이다.

   폭포, 담소, 심연이 계속되는 계곡미가 뛰어나며

   특히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 피아골대피소

 

▲ 대피소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산

 

▲ 대피소 계곡의 단풍나무

 

▲ 꽃향유

 

▲ 계곡을 뒤덮은 단풍나무

 

▲ 까치고들빼기

 

 

▲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사진으로는 너무 강한 햇살이었다

 

 

▲ 계곡의 담소에 비친 하늘

 

▲ 진정 담소의 물이 푸르기도하고 붉기도 하였다

 

 

▲ 마지막으로 계곡을 벗어나며. ...오늘 하루 단풍의 절정을 보여준 피아골은 내 마음까지 물들게 하였다..

 

▲ 표고막터 : 나무에 표고버섯을 키웠고 지금도 키우고 있단다. ▼

 

   피아골을 중심으로 연곡사, 평사리 등은

   역사적, 문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인 만큼 품은 이야기들도 많은 터

   소설가 조정래는 그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에서

   역사적으로 비극적 현장이었던 피아골 단풍을

   먼 옛날부터 그 골짜기에서

   수없이 죽어간 사람들의 원혼이 그렇게 피어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피아골 아래의 첫 마을인 직전마을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연곡사에 수백 명이 승려가 머물며 수행하던 시절 식량이 부족하게 되자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오곡 중 하나인 피(기장)를 많이 심어

   피밭골이라 불리던 것이 점차 변화되어 피아골로 불리게 되었고

   이곳 마을을 기장 직(稷), 밭 전(田)을 써서 직전(稷田)이라고 부르고 있다.

 

   직전마을에 약속한 2시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했다

   남편은 나를 보았는지 차 비상등을 키며 위치를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