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428

산자고를 만난 선거 공휴일

대통령선거일~~ 덤으로 얻은 휴일이다 일찍이 사전투표를 마쳤기에 오늘만큼은 내 시간을 가져보자고 다짐하고 있던 차 남편도 아들도 제각각의 행보를 나선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집안 정리를 해 놓고 차를 몰고 나섰다. 신시도 대각산에서 자생하는 산자고도 만나고 모처럼 대각산과 이어진 산들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싶었다. 많이 풀린 날이라고 했지만 혹시 모를 찬 기운에 감기라도 찾아들어 코로나로 의심 받을까 싶어 옷을 껴입고 나섰다. 세계에서 제일 긴 방조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새만금 방조제를 달리는데 시야가 희뿌옇다. 바다 한 가운데로 지나는 길이기에 그렇게 자주 바다 안개가 길을 감싸고 있기는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 선거 정국의 혼란처럼 하늘도 어리둥절하고 있는가보다고 속엣 말을 보내본다. 오전 11시..

단풍나무 숲 교향악단

지나친 생각에 지배되는 인간의 육체는 얼마나 나약한 것일까. 시간 가는지조차 헤아릴 수 없는 단조롭고 적막한 일과에 묻혀 점점 말을 잃어가는 내 모습이 안타까운지 토요일 아침 남편은 단풍 구경하고 오라고 한다. 혼자 다녀오라는 여운으로 나를 잠시 해방시켜 주는 듯싶은 배려가 느껴지면서 갑자기 내 마음이 화들짝 열린다. 고창 문수사에 다녀 오란다. 어쩜! 며칠 전 지역 신문의 지면에서 그곳을 소개하는 글을 읽었고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얼른 검색을 해보니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1시간 15분 정도면 도착한다고 한다. 물론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길 안내의 시간이었기에 오늘 차들이 밀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간단히 물 한 병만 챙겨 나섰다. 고속도로는 의외로 한가 했고 씽씽 달리는 차들은 주위..

신시도 대각산

내 마음을 언제나 아련하게 잡아가는 가을 정취의 참 좋은 계절이 왔는데도 나는 나를 감싸고 있는 일들의 어려움에 지쳐만 간다. 지난 11월 6일 토요일 그동안 따로따로 어머니를 만났는데 조금 완화된 면회 규칙 덕분에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어머니 면회를 했다. 집에 오고픈 어머니는 콧줄을 하고서도, 부러진 뼈가 어긋나 있어 침대와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나 아무 데도 아픈데 없다고만 하신다. 그러면서도 우리한테는 차마 집에 가고 싶다는 말씀을 안 하시는데 간호사에 의하면 '나 집에 데려다 달라' 고 하신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움만 가득한데 업무가 또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시간을 빼앗아 간다. 일요일 모든 일을 팽개치고 나 홀로 신시도 대각산을 찾았다. 집에서 30분만 달리면 닿는 산 초입 ..

비진도

예부터 10월을 상달이라고 했다. 절기상으로 해석하는 의미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휴일이 많은 달이어서 그렇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를 했었다. 연이어 닥쳐오는 연휴, 그리고 대체휴일 무기력으로 다가오는 날들~ 어딘가 다녀오며 마음의 활력을 찾아보자고 나선 길 지난 일요일 이른 아침 6시 50분, 통영 비진도행 첫배를 탔다. 바다 백리길 6코스 중, 3코스에 해당하는 길일뿐더러 통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의 섬이라고 익히 알려진 곳이다 근 3개월 여 만에 나선 외출길, 마음 한 구석에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이 차오름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바다 갈매기들은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고, 채 먹기 위해 배 꽁무니를 따라 나선다 이른 아침 시간의 사람들은 새우깡을 던져주지 않아..

오리무중 한라산에서~

어느덧 일주일이 훌쩍 지났다. 우리 친정 자매는 언니, 나, 동생으로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세 자매이다. 작년, 우리는 모처럼 자매끼리 6월에 떠나는 유럽여행계획을 세우고 여행사에 계약금까지 걸어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코로나19 전염병이 돌면서 여행은 취소되고 말았다. 여행을 가네, 못가네 설왕설래가 난무하던 시기 잘못하여 위약금이 발생할까 봐 언니와 나는 일찍이 취소를 하면서 계약금을 날려버렸는데 동생은 끝까지 버티더니 계약금 30만원을 환불받았었다. 그 동생이 지인을 통해 제주도 15일 머무는 일정으로 펜션을 예약했고 그에 우리의 동참을 원하면서 그간 소원했던 마음의 회포를 풀자고 한다. 우리 세 자매와 둘째 올케와 부산에 사시는 고모님이 참석했다 언니는 차를 가지고 완도..

연대도 . 만지도

12월은 우리의 소박한 기념일이 있는 달~ 잠시 여행 아닌 여행을 다녀오자며 지난 12월 5일에 통영의 바다백리길의 4코스인 연대도 지겟길을 다녀왔다. 어디를 가든 편치 않은 마음이어서인지 흥이 나지 않았다.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은 총 6코스로 1코스(미륵도달아길) ㅡ 2코스(한산도역사길) ㅡ3코스(비진도산호길} ㅡ 4코스(연대도지겟길) ㅡ 5코스(매물도해품길) ㅡ 6코스(소매물도등대길) 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6, 5, 4 코스 순서로 다녀 왔다. 나머지는 언제나 갈 수 있을까

방랑자가 순례자가 되는 길, 섬티아고(2)

일곱 번째 토마스의 집을 찾아가는 순례길에서 ~~ 여덟 번째 마태오의 집을 찾아가는 순례길에서 ~~ 노둣길에서 다시 바닷가 갯벌로 길을 내어 지은 마태오의 집은 밀몰때가 되면 바다 한 가운데에 떠있는 예배당이 된다. 물이 찼던 곳과 차지 않은 곳의 차이가 보인다. 아홉 번째 작은야고보의 집을 찾아가는 순례길에서~~ 야고보가 어부였다는데서 착안한 집으로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물고기 형상이 이채로웠으며 왼쪽 지붕 아래로 기다랗게 고기를 잡는 작살도 달려 있다. 열 번째 유다타대오의 집을 찾아 가는 순례길에서~~ 흰 회벽과 코발트색 창문 그리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타일바닥이 갯벌의 칙칙함을 살려주고 있는 듯싶었다. 열한 번째 시몬의 집을 찾아가는 순례길에서~~ ▼ 바다풍경이 그대로 기도 장소가 되어주고 있었다...

방랑자가 순례자가 되는 길, 섬티아고(1)

일주일 중, 온전한 하루를 얻어 여행길에 나서는 일은 나에게는 복권 당첨만큼이나 큰 행운이다. 주말이면 가능한데 일주일 동안 밀린 가사 일과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오는 날이면 종일 종종거리는 날이 주말이다. 하니 아이들이 주말에 오지 않는 날이면 남편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우리 어디 다녀오자’ 라는 말이다. 지난 17일 토요일이 그러했다. 섬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이 신안의 ‘가보고 싶은 섬, 기점 소악도’ 라는 tv 프로를 보았나 보다 그곳에 다녀오자며 준비를 하라고 하니… 일찍이 울 언니가 다녀왔다는 이야기에 부러운 마음으로 나는 언제나 가볼까 했는데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전남 신안군에는 1004개의 섬이 있어 천사의 섬으로 불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 천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