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시간에 떠밀린다.이 나이에 무에 할 일이 많다고… 어제저녁만 해도 그렇다.여느 때와 달리 조금 일찍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하며 창밖을 보니점점 길어지는 낮 시간 때문인지 밖이 환했다.순간 나는 아! 꽃 만나러 가도 되겠구나! 하며 혼자 좋아한다. 마삭줄 꽃이 한창 피었을 텐데 지난 주말에 다녀오지 못하고벌써 수요일이 되었다.그들은 절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간단한 차림으로 뒷산을 향했다. 괜히 쭈뼛거려진다. 누구라도 만나면 점점 어두워지는 시간에 산을 오르느냐고 힐난하는 듯싶은 걱정 소리를 들을까 봐서다.다행히 마삭줄은 두 번째 봉우리 주변에서 자라고 있으니2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산 초입에 이를 때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는데일단 산 오솔길에 들어서니 마음이 날아갈 듯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