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라는 아프리카 나라 이름도 있지만
우리 집에는 콩고라는 열대식물이 잘 자라고 있다
공기 정화작용이 탁월하다 하여 집에 들여 키운 지 10년을 넘는다
열대식물이어서인지 커다란 잎이 어찌나 시원하게 잘 자라는지
새잎이 나올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다.
이 콩고는 꽃 보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 콩고는 몇 해 전부터 매년 꽃을 피우고 있다.
천장 높은 줄 모르고 크는 콩고가 올해 또다시 꽃망울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28일이다.
그런데 콩고는 꽃망울을 올리고도 한 달 넘게 장고의 시간을 보내다 꽃을 피우는데
딱 하루나 하루 반나절 정도 잎을 벌리고 속살을 보여준 후
다시 입을 꼭 다물어 버린다.
그 상태로 또 한 달여를 지내다가 떨어지는 것이다.
콩고 꽃망울을 바라보노라며
꽃망울을 올리고도 오랜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무엇을 위하여 안으로, 안으로 삭이며 꽃을 만들고 있을까.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까. 하면서
나는 성급한 마음으로 꽃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매일 한 번씩 바라보곤 한다.
그러다 지난 11월 8일 아침에
옆의 잎줄기 끝부분에 또 하나의 꽃망울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어머나!! 콩고 어미는 자신의 인내심을
또 하나의 꽃으로 연이어 정진 수행의 화두로 삼고 있는 건 아닌지…
조금도 지루해 하지않고 조용히 책임 다하는 모습!! 참으로 대단하다.
요즈음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에 참여하여 따라가고 있다.
내 시간 형편상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시작한 날 저녁 늦게 카톡을 받았다.
티스토리 측에서 참여 한 번 해보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다수에게 보내는 공지 사항인 줄 알았지만 마음이 훅 당기는 것이었다.
하여 하루 늦게 입장하여 11번 참여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다.
오늘은 자신의 인내심으로 꽃이 필 수 있도록 한 달여를 기다리는 콩고가
나 대신 황새를 잘 따라가라고 잡아 주었다.
한 달도 아니고 21일, 이제 일주일 남았으니 끝까지 해보라고 한다.
그러면 콩고도 그때쯤 꽃을 피우겠단다
든든한 응원자가 생겼다.
울 어머니 영산홍도
어찌 일 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으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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