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251

하지에 만난 굴피나무

내일 6월 21일은 하지 절기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그림자는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 절기에 내리는 비는 농사짓는데 더없이 중요하기에 하지에 내리는 비는 천금만큼 귀하다는 말이 있는데 마침 비 예보가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해마다 하지 절기가 되면 나는 마음이 그냥 쓸쓸해지곤 한다. 하지가 지나면 이제 낮의 길이가 하루에 1분씩 짧아진다는 말을 상기하며 일 년이라는 시간의 하향 곡선을 만난 기분이기 때문이다. 반년이 지나도록 내가 한 일은 무엇이며 남은 반년 동안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내게 짐 지워진 일들에 대한 회한이 자꾸 나를 쓸쓸하게 만들곤 한다. 시원한 가을바람의 소슬함에 느끼는 쓸쓸함과 격이 다른 꿉꿉한 기운 속 쓸쓸함은 나를 맥없게 하곤 한다. 비 오기 전 몸이 무거워짐은 나..

꽃과 나무 2023.06.20

마삭줄 꽃향기 속에서

우리 동네는 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전 11시 즈음 뒷산에 올랐다. 5월을 보내는 숲은 마치 6월에게 깨끗함을 넘겨주려는 듯 내리는 비에 숲속의 나무, 식물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있었다.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꽃 향기? 아! 그렇구나! 지금쯤 마삭줄이 꽃을 피우고 있겠지. 살금살금 찾아간 그곳에서 말간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 와락 솟구치는 정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았다 이 오솔길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겠니 못내 가슴 답답함에 막막하였겠지 스스로 지닌 네 어여쁨을 만나 나의 마음은 둥둥 초록 구름 위를 거닐었다.

꽃과 나무 2023.05.29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Chionanthus). 그리스어로 ‘하얀 눈꽃’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모습이 수북이 담은 쌀밥을 닮았다 하여.. 쌀밥을 뜻하는 이밥을 붙여 이팝나무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입하(立夏) 즈음에 피어나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 이라고 부르다 이팝나무가 됐다는 이야기인데 올 입하는 지난 토요일, 6일이었기에 입하목이라는 이름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9시 30분까지 내원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너무 일찍인데…… 전화를 걸어 채혈하고 결과가 9시 30분까지 나오려면 너무 다급하니 11시 진료로 바꿔 달라고 했다. 간호사는 담당 의사와 시간 조율하고 다시 전화를 준다고 하여 기다리니 10시 30분에 시간을 맞춰달라고 한다. 더 이상 내 주..

꽃과 나무 2023.05.10

봄 꽃에 마음 헹구며... (산자고, 보춘화)

어제 토요일 낮은 바람이 조금은 사나웠던 날이었다. 토요일인 만큼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인데 남편이 서울 다녀오는 일정이 있어 일찍 서두르는 바람에 그러지도 못했다. 남편이 출발한 후, 물 한 병과 바나나 한 개를 챙겨 산자고를 만나기 위해 나섰다. 신시도의 대각산은 산자고와 보춘화 자생지로 알려지면서 봄이 되면 전국의 진사님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지난 주말쯤에 한창이었을 텐데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바다를 바라보고 산을 바라보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동안 쫓기는 듯싶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집트 때문에 ㅎㅎ 등산로 입구는 햇살이 가득했다. 바람도 추웠는지 양지쪽을 찾아 스르르 잦아들며 봄맞이하는 듯싶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봄기운을 한 움큼 싸 들고 와서 문득문득 한기가 스며드는 마음을..

꽃과 나무 2023.03.19

특별함으로 핀 콩고 꽃

우리 집 콩고가 다시 꽃을 피웠다 지난 12월 17일에 피고, 올해 1월 27일에 또 한 번 피우면서 옆에 세 번째 꽃봉오리를 함께 올리더니 엊그제 꽃을 피운 것이다. 이집트에 다녀오는 동안 꽃을 피울 것이라고 믿었고 다녀와서 봉오리가 아물어 있기에 이미 꽃이 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엊그제 토요일 저녁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고작 하루나 하루 반 동안만 꽃술을 보여주고 다시 닫아버리는 습성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꽃을 보아 정말 반가웠다. 평균 1개월마다 한 번씩 꽃을 피운 콩고가 참으로 대견하다. 그런데 이번 꽃은 첫날 핀 모습의 꽃술은 순백으로 정말 아름다웠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붉은 물방울 같은 게 맺혀 있는 게 아닌가!! 꽃잎 안에서 꽃을 피우느라 고생한 흔적일까? 무어지?? 이리저리 돌려 보아도..

꽃과 나무 2023.03.06

성탄절과 호랑가시나무

연말연시 이웃사랑 실천의 징표로 양복 깃에 다는 사랑의 열매를 만드는 주인공 호랑가시나무는 '홀리(holly) 나무'라고 불리는데 호랑가시나무는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머리 위에 씌웠던 가시면류관을 만든 나무입니다. 그때부터 예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성탄절의 나무 장식에 호랑가시나무의 잎과 열매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랑과 감사의 계절 호랑가시나무의 열매와 함께 따뜻한 성탄절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

꽃과 나무 2022.12.23

이 나무가 '이나무'

눈이 아주 많이 내린 날의 다음 날인 일요일(18일)은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엄청 추운 날이었다. 12월 들어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남편이 드라이브나 하고 오자고 한다. 하늘은 얼마나 맑은지 맑디나 맑은 파랑의 팽팽함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싶은 얇은 얼음장 같다. ‘winter light'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조수석에 앉아 마음속으로 노래 음률을 따라 해 본다. 하얀 눈으로 덮인 들판의 풍경이 참으로 평화롭다 목적지도 묻지 않고 따라나섰는데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익숙한 길로 달린다. 내소사로 향하는 길이다. 눈을 얹고 있는 나무들이 넘 예쁘다 전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 내 몸은 금방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장갑을 낀 손인데도 너무 시렸다. 사찰에 온 만큼 예의만 간단히 차리..

꽃과 나무 2022.12.21

섬을 걷다 만난 돈나무

오늘(11월 12일) 하늘은 흐리다가 개었다 하면서 바람도 함께 머물고 있으니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는데 비록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긴 했지만 내 발걸음을 묶지는 않았다. 추자도 여객선터미널 맞은편 작은 동산의 팔각정이 보인다. 배 시간의 여유가 있어 팔각정으로 올랐다. 추자도에는 곳곳에 팔각정이 있어 쉼터를 제공하고 있으니 나그네의 낯섦을 받아주는 곳 같기도 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 팔각정에 다다르니 아, 사방이 바다다. 팔각정은 하얀 반공탑과 나란히 서서 추자도를 지켜주는 듯싶었다 팔각정을 끼고 한 바퀴 천천히 도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우람한 나무들~ 가까이 다가가니 아! 돈나무였다 해안가에서 잘 자라는 돈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

꽃과 나무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