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255

산세베리아 꽃이 다시 피었다.

우리 집 산세베리아가 지난 7월에 꽃을 피웠는데 느닷없이 다시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무심했던 내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텅 빈 내 마음을 곱게 채워주려는 산세베리아의 마음일까! 뭉클 솟아오르는 마음을 부여잡고 꽃 화분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바라보면서 조각조각 다른 모습의 내 마음들을 이어보았다. 별 이병기 작사 / 이수인 곡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별이며 내 별 또 어느 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동요 같은 가곡이라며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이른 아침 산에 올라 하늘을 바라보며 즐겨 부르곤 했었는데 이 날은 저녁운동 나가기 전 베란다에서 문득 바라본 하늘의 아름..

꽃과 나무 2023.09.20

상사화 피는 계절에

이제는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어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뜻을 가진 상사화가 한창일 때 가셨네요 영원을 살아가는 이 꽃들을 해마다 만날 때면 어머니 생각이 더욱 간절해지겠지요 우리의 구심점을 잃고 나니 자꾸 헛걸음을 디디며 마음 붙일 곳 없어 허전합니다. 더 많은 고통을 받지 마시고 이제 이 세상을 잊으시라고 소리 없는 말을 건네곤 했던 제 마음이 상사화 꽃을 맴돌고 있습니다. 위도상사화는 부안군에 속하는 위도에서만 자생하는 꽃이고 백양꽃은 내장사 특산종 상사화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계신 작은 산사는 내장사 들어가는 길목 아늑한 곳에 있습니다. 지금 한창 일 때이지만 만나지 못하고 왔습니다. 이제 해마다 어머니 찾아가는 날이면 만날 수 있겠지요 꼭 오라는 어머니의 예쁜 명령 같아 마음의 위..

꽃과 나무 2023.08.30

킹벤자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우리 집 킹벤자민 고무나무에 열매가 열렸다. 일요일 아침 베린다 식물들에 물을 주려고 하는데 키 큰 킹벤자민 고무나무에 무언가가 보인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순간 아!! 열매가 제법 많이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무화과속의 나무인지라 꽃을 보이지 않고 맺은 저 열매 속에 꽃을 품고 있다고 하니~~ 이 더운 여름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매를 키우고 있으니 참으로 기특하다 킹벤자민 고무나무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 등 오염물질을 제거해 준다고 하여 실내 정화식물로 키우고 있었는데 30년 넘게 우리와 함께 살아온 우리 벤자민 고무나무는 올해로 3년 연속 열매를 맺는데 해가 지날수록 열매의 개수가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겨우 4개를 발견했는데, 작년에는 다수의 열매를 보여 주었고 올해는 더 많이 달려 있는..

꽃과 나무 2023.08.08

여름 숲길에서

일요일 오전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는 마음을 부산하게 한다. 왜 갑자기 이불 빨래 생각이 나는지… 얇은 여름이불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늘 해오던 청소, 빨래, 반찬 만들기 등 일요일 일상을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해 놓고 나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눈이 자꾸만 밖으로 향한다. 장마가 계속되면 산에 오르는 일도 뜸해질 텐데 하며 가지런히 정돈된 집안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뒷산을 올랐다 장마를 머금은 날씨는 찌는 듯 더웠지만 일단 산에 오르면 숲 그늘과 바람이 있어 그리 더운지 모른다. 오솔길을 걷노라니 길 양쪽의 초록 나무와 초록 풀들로 인하여 초록의 압력이 팽팽한 느낌을 안겨준다. 아, 요즈음 어느 잠수정이 해저 4,000m에서 내파로 폭발했다는데 우리 뒷산도 꽉 찬..

꽃과 나무 2023.06.26

하지에 만난 굴피나무

내일 6월 21일은 하지 절기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그림자는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 절기에 내리는 비는 농사짓는데 더없이 중요하기에 하지에 내리는 비는 천금만큼 귀하다는 말이 있는데 마침 비 예보가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해마다 하지 절기가 되면 나는 마음이 그냥 쓸쓸해지곤 한다. 하지가 지나면 이제 낮의 길이가 하루에 1분씩 짧아진다는 말을 상기하며 일 년이라는 시간의 하향 곡선을 만난 기분이기 때문이다. 반년이 지나도록 내가 한 일은 무엇이며 남은 반년 동안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내게 짐 지워진 일들에 대한 회한이 자꾸 나를 쓸쓸하게 만들곤 한다. 시원한 가을바람의 소슬함에 느끼는 쓸쓸함과 격이 다른 꿉꿉한 기운 속 쓸쓸함은 나를 맥없게 하곤 한다. 비 오기 전 몸이 무거워짐은 나..

꽃과 나무 2023.06.20

마삭줄 꽃향기 속에서

우리 동네는 어제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전 11시 즈음 뒷산에 올랐다. 5월을 보내는 숲은 마치 6월에게 깨끗함을 넘겨주려는 듯 내리는 비에 숲속의 나무, 식물들을 말끔히 씻어 내고 있었다.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꽃 향기? 아! 그렇구나! 지금쯤 마삭줄이 꽃을 피우고 있겠지. 살금살금 찾아간 그곳에서 말간 얼굴을 내밀고 있으니 와락 솟구치는 정감을 어찌하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았다 이 오솔길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겠니 못내 가슴 답답함에 막막하였겠지 스스로 지닌 네 어여쁨을 만나 나의 마음은 둥둥 초록 구름 위를 거닐었다.

꽃과 나무 2023.05.29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이팝나무의 학명은 치오난투스(Chionanthus). 그리스어로 ‘하얀 눈꽃’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모습이 수북이 담은 쌀밥을 닮았다 하여.. 쌀밥을 뜻하는 이밥을 붙여 이팝나무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입하(立夏) 즈음에 피어나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 이라고 부르다 이팝나무가 됐다는 이야기인데 올 입하는 지난 토요일, 6일이었기에 입하목이라는 이름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9시 30분까지 내원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너무 일찍인데…… 전화를 걸어 채혈하고 결과가 9시 30분까지 나오려면 너무 다급하니 11시 진료로 바꿔 달라고 했다. 간호사는 담당 의사와 시간 조율하고 다시 전화를 준다고 하여 기다리니 10시 30분에 시간을 맞춰달라고 한다. 더 이상 내 주..

꽃과 나무 2023.05.10

봄 꽃에 마음 헹구며... (산자고, 보춘화)

어제 토요일 낮은 바람이 조금은 사나웠던 날이었다. 토요일인 만큼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마음인데 남편이 서울 다녀오는 일정이 있어 일찍 서두르는 바람에 그러지도 못했다. 남편이 출발한 후, 물 한 병과 바나나 한 개를 챙겨 산자고를 만나기 위해 나섰다. 신시도의 대각산은 산자고와 보춘화 자생지로 알려지면서 봄이 되면 전국의 진사님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지난 주말쯤에 한창이었을 텐데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바다를 바라보고 산을 바라보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동안 쫓기는 듯싶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집트 때문에 ㅎㅎ 등산로 입구는 햇살이 가득했다. 바람도 추웠는지 양지쪽을 찾아 스르르 잦아들며 봄맞이하는 듯싶었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봄기운을 한 움큼 싸 들고 와서 문득문득 한기가 스며드는 마음을..

꽃과 나무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