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6월 21일은 하지 절기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그림자는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 절기에 내리는 비는 농사짓는데 더없이 중요하기에 하지에 내리는 비는 천금만큼 귀하다는 말이 있는데 마침 비 예보가 있으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해마다 하지 절기가 되면 나는 마음이 그냥 쓸쓸해지곤 한다. 하지가 지나면 이제 낮의 길이가 하루에 1분씩 짧아진다는 말을 상기하며 일 년이라는 시간의 하향 곡선을 만난 기분이기 때문이다. 반년이 지나도록 내가 한 일은 무엇이며 남은 반년 동안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 내게 짐 지워진 일들에 대한 회한이 자꾸 나를 쓸쓸하게 만들곤 한다. 시원한 가을바람의 소슬함에 느끼는 쓸쓸함과 격이 다른 꿉꿉한 기운 속 쓸쓸함은 나를 맥없게 하곤 한다. 비 오기 전 몸이 무거워짐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