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길에서
일요일 오전 내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는 마음을 부산하게 한다. 왜 갑자기 이불 빨래 생각이 나는지… 얇은 여름이불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라며 늘 해오던 청소, 빨래, 반찬 만들기 등 일요일 일상을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해 놓고 나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눈이 자꾸만 밖으로 향한다. 장마가 계속되면 산에 오르는 일도 뜸해질 텐데 하며 가지런히 정돈된 집안을 뒤로하고 살그머니 뒷산을 올랐다 장마를 머금은 날씨는 찌는 듯 더웠지만 일단 산에 오르면 숲 그늘과 바람이 있어 그리 더운지 모른다. 오솔길을 걷노라니 길 양쪽의 초록 나무와 초록 풀들로 인하여 초록의 압력이 팽팽한 느낌을 안겨준다. 아, 요즈음 어느 잠수정이 해저 4,000m에서 내파로 폭발했다는데 우리 뒷산도 꽉 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