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255

특별함으로 핀 콩고 꽃

우리 집 콩고가 다시 꽃을 피웠다 지난 12월 17일에 피고, 올해 1월 27일에 또 한 번 피우면서 옆에 세 번째 꽃봉오리를 함께 올리더니 엊그제 꽃을 피운 것이다. 이집트에 다녀오는 동안 꽃을 피울 것이라고 믿었고 다녀와서 봉오리가 아물어 있기에 이미 꽃이 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엊그제 토요일 저녁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고작 하루나 하루 반 동안만 꽃술을 보여주고 다시 닫아버리는 습성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꽃을 보아 정말 반가웠다. 평균 1개월마다 한 번씩 꽃을 피운 콩고가 참으로 대견하다. 그런데 이번 꽃은 첫날 핀 모습의 꽃술은 순백으로 정말 아름다웠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붉은 물방울 같은 게 맺혀 있는 게 아닌가!! 꽃잎 안에서 꽃을 피우느라 고생한 흔적일까? 무어지?? 이리저리 돌려 보아도..

꽃과 나무 2023.03.06

성탄절과 호랑가시나무

연말연시 이웃사랑 실천의 징표로 양복 깃에 다는 사랑의 열매를 만드는 주인공 호랑가시나무는 '홀리(holly) 나무'라고 불리는데 호랑가시나무는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의 머리 위에 씌웠던 가시면류관을 만든 나무입니다. 그때부터 예수 오신 날을 기념하는 성탄절의 나무 장식에 호랑가시나무의 잎과 열매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랑과 감사의 계절 호랑가시나무의 열매와 함께 따뜻한 성탄절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

꽃과 나무 2022.12.23

이 나무가 '이나무'

눈이 아주 많이 내린 날의 다음 날인 일요일(18일)은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엄청 추운 날이었다. 12월 들어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남편이 드라이브나 하고 오자고 한다. 하늘은 얼마나 맑은지 맑디나 맑은 파랑의 팽팽함은 금방이라도 깨질 듯싶은 얇은 얼음장 같다. ‘winter light'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조수석에 앉아 마음속으로 노래 음률을 따라 해 본다. 하얀 눈으로 덮인 들판의 풍경이 참으로 평화롭다 목적지도 묻지 않고 따라나섰는데 새만금방조제를 지나 익숙한 길로 달린다. 내소사로 향하는 길이다. 눈을 얹고 있는 나무들이 넘 예쁘다 전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 내 몸은 금방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장갑을 낀 손인데도 너무 시렸다. 사찰에 온 만큼 예의만 간단히 차리..

꽃과 나무 2022.12.21

섬을 걷다 만난 돈나무

오늘(11월 12일) 하늘은 흐리다가 개었다 하면서 바람도 함께 머물고 있으니 우리가 타고 나갈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었는데 비록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긴 했지만 내 발걸음을 묶지는 않았다. 추자도 여객선터미널 맞은편 작은 동산의 팔각정이 보인다. 배 시간의 여유가 있어 팔각정으로 올랐다. 추자도에는 곳곳에 팔각정이 있어 쉼터를 제공하고 있으니 나그네의 낯섦을 받아주는 곳 같기도 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 팔각정에 다다르니 아, 사방이 바다다. 팔각정은 하얀 반공탑과 나란히 서서 추자도를 지켜주는 듯싶었다 팔각정을 끼고 한 바퀴 천천히 도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는 우람한 나무들~ 가까이 다가가니 아! 돈나무였다 해안가에서 잘 자라는 돈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

꽃과 나무 2022.11.14

가을길의 산국香

꽃들이 귀해지는 늦가을 초라한 데크길 한 귀퉁이에 몸짓 아무렇게 서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작은 노오란 국화꽃이 참 예쁩니다. 제법 서늘해진 날씨이지만 주어진 제 삶을 살아가는 듯싶은 모습이 참 의연합니다. 꽃향기를 맡아보려고 허리를 구부려 꽃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는 순간, 아! 알싸한 그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요. 이 좋은 향기가 내 몸 구석구석에 자리하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나에게서 국화꽃 향기가 난다고… 나만큼 국화꽃 향기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를 향해 코를 킁킁거린다면 나는 호들갑을 떨며 내 향을, 국화 향을 나누어 주렵니다.

꽃과 나무 2022.10.29

꽃보다 잎이 예쁜 크로톤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베란다부터 나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동안 우리와 함께 살아온 식물들과 눈인사를 하면서 창문을 열고 인접한 산 풍경의 상쾌함을 맛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며칠 전 그렇게 베란다에 서서 정수리에 남아있는 잠을 떼어내고 돌아 들어오는데 무언가가 눈에 띈다.. 아, 크로틴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얼른 남편에게 크로톤이 꽃을 피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서는 다수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꽃보다는 공기정화에 탁월하다는 관엽식물이 주를 이루는데 뜻밖에도 우리 집 관엽식물들은 자주 볼 수 없다는 꽃을 피우며 우리를 놀라게 하니 신기할 뿐이다. 크로톤 역시 꽃보다 잎이 더 예쁘다며 키웠기에 꽃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꽃과 나무 2022.09.25

꽃무릇

요즈음에 화려한 꽃을 피우는 식물로 꽃무릇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꽃무릇을 오늘 아침에 만났다. 우연히 만난 것도, 유명한 곳도 아닌 우리 동네 호수 둘레 따라 조성된 드라이브 도로변 산등성에 꽃무릇이 피고 있음을 며칠 전부터 눈여겨보았던 터, 꽃을 만나기 위해 혼자 부산을 떨었고 유난을 피웠다. 아침 출근길에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조금만 모여 있어도 빨간 꽃빛과 화려한 자태로 주변의 식물들을 기죽게 하는 꽃으로 식물학에서의 정식 명칭은 ‘석산’이지만 우리에게는 '꽃무릇'이라는 이름이 훨씬 정겹다. 꽃무릇은 가을 초입까지 아무런 조짐을 보이지 않다가 가을바람 소슬할 때에 어느 날 문득 꽃대를 쑤욱 올리고서 꽃을 피운다. 큼지막한 꽃송이와 쭉쭉 뻗어내는, 조금은 방정스러운..

꽃과 나무 2022.09.20

며느리들의 슬픈 이야기들

내일이 추석이다. 간단한 음식 몇 가지를 준비해 놓고 뒷산에 올랐다. 가을은 성큼 뒷산부터 찾아 들었을까? 삽상한 기운이 내 옷 소매를 내리게 한다. 하지만 일찍 찾아온 명절에 때를 맞추지 못한 가을이기에 아직은 풋풋하다. 이맘때쯤에는 뒷산에서 밤 줍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부산한데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밤나무를 쳐다보니 푸르디푸른 밤송이는 제 몸을 열려는 기색이 없이 당당함으로 나무에 달려 있다. 그렇구나! 인간 세상 바쁨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쌓아가고 있으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아니하는 이들의 삶이 참으로 기특하다. 오랜만의 걷는 숲길이 더없이 정다우니 내 눈은 이리저리 해찰하기 바쁘다 들풀 꽃들도 아직 추석맞이를 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문득 만난 며느리밑씻개의 줄기에 돋은 가시를..

꽃과 나무 2022.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