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귀해지는 늦가을 초라한 데크길 한 귀퉁이에 몸짓 아무렇게 서서,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작은 노오란 국화꽃이 참 예쁩니다. 제법 서늘해진 날씨이지만 주어진 제 삶을 살아가는 듯싶은 모습이 참 의연합니다. 꽃향기를 맡아보려고 허리를 구부려 꽃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는 순간, 아! 알싸한 그 향기가 얼마나 좋은지요. 이 좋은 향기가 내 몸 구석구석에 자리하면 좋겠어요. 누군가가, 나에게서 국화꽃 향기가 난다고… 나만큼 국화꽃 향기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를 향해 코를 킁킁거린다면 나는 호들갑을 떨며 내 향을, 국화 향을 나누어 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