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131

내 젊은 날의 숲

지난 주말부터 비가 계속 내린다. 장맛비라고 했는데 억센 빗줄기가 아닌, 차분한 빗줄기가 며칠을 쉼 없이 내리고 있다.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진다. 용케도 아침, 저녁 산책시간에는 더 가느다란 줄기로 내려주니 가볍게 우산을 받쳐 들고 빗속을 하염없이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자꾸만 그냥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니 아무 것도 하기 싫다. 무얼 할까~~ 하릴 없이 책꽂이 앞에서 책등을 훑어 내리고 있었다. 한 때 엄청나게 독서를 했었는데 이제는 일 년에 몇 권정도 들썩 거릴 뿐이다. 뽑아든 책이 2010년에 발간한 김훈 작가의 ‘내 젊은 날의 숲’ 이다. 뽑아들고 책장을 주르륵 펼쳐보니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여있고, 간혹 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으니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흔적일 것이다..

감상문 2020.07.15

이방인

일요일 오후 뒷산을 올랐다. 산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는 나무들이 피워내는 꽃모양이 날마다 달라지는 봄 풍경은 그대로 축복이다. 내 아무리 무심하려해도 활짝활짝 웃어 제키며 나로 하여금 가슴 뭉클케 하는 저 힘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 때문에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꽃들의 세계에서는 인간사는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함일지도 모르겠다. 산등성에서 바라보는 은파 호숫가의 벚꽃들이 구름 성을 이루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는 요즈음인데도 꽃들의 유혹에 차를 몰고 나온 사람들로 인하여 차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산길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꽃에 흥이 났을까. 저쪽 산봉우리에서 한 남자가 목련화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있다. 사람들이 없으니 간혹..

감상문 2020.04.05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의 무대, 만복사지

가족들과 남원 추어탕으로 점심식사를 한 후 헤어져야 했다 서울 식구들이 KTX타고 올라 가야해서 남원역으로 가는 길에 만복사지에 들렸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왜적의 침입으로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고려시대 문종 때 창건한 만복사는 불에 타 소실되었다. 전라북도 남원시 왕정동에서 절터가 발굴되면서 이 터에 대웅전을 비롯한 많은 건물들이 있었고, 수백 명의 승려들이 머무는 큰 절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현재는 오층석탑, 불상 석좌, 당간지주, 석불 입상 등 불에 타지 않은 몇 가지의 석조물만이 남아 있어 만복사지(萬福寺址)로 불린다. 이 절터가 유명한 것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세종대왕이 천재라고 극찬했던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1435~1493)선생이 남긴 한문소설, 금오신화 중의 한 편 소설 ‘..

감상문 2019.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