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136

들풀의 지혜를...

엊그제 신문의 문화면에 네덜란드의 한 작가의 설치작품을 전시하는 소개와 함께 그의 작품 한 점을 지면에 실어 설명해주는 기사를 보았다. 그 기사를 읽으며 내 눈을 번뜩 뜨이게 한 내용이 있었으니 지난봄 암스테르담 전역에서 민들레 1만 5000송이를 채취해 자연 건조한 뒤, 갓털 하나하나를 핀셋으로 떼 1만 5000개의 둥근 LED 전구에 다시 붙여낸 설치작품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 중 내 눈을 번뜩 뜨이게 한 것은 ‘갓털’이라는 단어였다. 1980년대 강변가요제 장려상을 받은 ‘민들레 홀씨 되어’라는 노래는 서정적인 선율과 가사의 순수함으로 우리의 사랑을 크게 받으며 유행했던 곡이다. 나 역시도 참 좋아하고 즐겨 불렀던 노래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노래로 민들레의 씨앗을 홀씨로 바꾸어 버렸고, ..

감상문 2022.12.16

이문세 콘서트에 다녀오다

지난 18일, 19일 이틀 동안 우리 지역 예술의 전당에서 이문세 콘서트가 있었다.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아들은 R석 티켓 2장을 진즉에 예매했고 콘서트 며칠 전에 티켓을 받았다며 건네준다. 아빠와 함께 다녀오라는 것인데 남편은 쓰윽 보더니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더러 누구 좋은 사람과 함께 다녀오란다 할 수 없이 아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친구와 함께 갔다. 코로나로 인하여 근 3년을 예술의전당에 출입하지 못했다. 친구와는 유키구라모토 내한 공연에 함께한 것이 마지막이었나 보다 친구는 좋아하면서도 비싼 티켓에 미안해한다. 약속 시간에 맞춰 전당에 도착하니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주차장의 빈자리 찾느라 한 번을 돌고 마침 전기차충전소 옆에 간신히 차를 댔다. 나중에 공연 도중 이문세씨가 말하기를 1,..

감상문 2022.11.27

개천절에 영웅을 읽다

10월을 1년 중에서 가장 신성한 달이라 하여‘시월상달’이라 한다. 물론 음력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개천절이 10월 1일 인 것도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올해는 시월상달이 시작부터 연휴다. 하지만 월말에 도래하는 각종 업무들의 마감일은 휴일이 없이 다가오니 나는 휴일을 반납해야 했다. 바쁜척하며 사무실에 나오는 내 속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10월 5, 6일에 걸쳐 강원도 곰배령 탐방 예약을 해 놓았던 것이다. 내가 가끔 참여하는 여성산악회에서 지난 8월에 10월 중 곰배령 특별산행을 하려하니 신청자는 접수를 해 달라는 공지를 받았고 얼른 접수를 했던 것이다. 하니 나는 업무의 중압감에 헤어나려고 연휴를 몽땅 반납한 것이다. 10월 3일 개천절 아침, 사무실에 나오기 전 조간신문을 읽었다. 한..

감상문 2022.10.04

저만치 혼자서

더워도 너무 덥다 코로나에 지쳤다고 늘 핑계를 대며 이것도 저것도 두루뭉술 넘기는 시간이 아깝다며 가끔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구입 하고서도 읽기에 게으른 마음임을 숨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볍게 읽고 싶다며 주제넘게 또다시 선택한 책이 김훈작가님의 단편소설집 ‘저만치 혼자서’ 였다. 작가의 문체는 언제나 매력적이기에 작가의 책 다수를 읽었고 그 책 모두 지금도 나의 책꽂이에 꽂혀있고 두 어 권은 지인에게 읽어보라고 빌려주기도 했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인간, 아니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들을 읽으며 나의 삶의 흐름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기도 하니 내 편인 듯 그렇게 편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 늘 혼자 나서는 저녁 산책길에 책 읽은 내용을 되새기며 나름 충만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으니 언제나..

감상문 2022.07.17

아버지에게 갔었어

작가는 "이번 소설은 독자에게 쓴 손편지" 라는 말을 했다. 이 문장을 대하기전 글을 읽으며 나는 줄곧 한 방향으로 마음이 떠 내려감을 느꼈다. 작가는 오랜동안 칩거하면서 동안 자신에게 딕쳐왔던 어려운 일들에 대해 해명 내지는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말 하는 것 같다는.... 글은, 작가가 주인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주인이 되는 것이라는 말을 상기하며 내 편협된 생각을 합리화 시키며 읽어 내려갔는데...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심정으로, 그 아픔에 견줄만큼의 큰 고통을 겪으며 지내온 것 같았다. 글 한 줄을 쓰면서도 얼마나 많은 생각으로 쓰는지, 고치는 단어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은연 중 표현했고 가족들만큼은 아픈 자신을 응원해주고 용기를 준다는 암시도 느꼈..

감상문 2022.03.24

내 젊은 날의 숲

지난 주말부터 비가 계속 내린다. 장맛비라고 했는데 억센 빗줄기가 아닌, 차분한 빗줄기가 며칠을 쉼 없이 내리고 있다. 그냥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편안해진다. 용케도 아침, 저녁 산책시간에는 더 가느다란 줄기로 내려주니 가볍게 우산을 받쳐 들고 빗속을 하염없이 걸을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자꾸만 그냥 편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니 아무 것도 하기 싫다. 무얼 할까~~ 하릴 없이 책꽂이 앞에서 책등을 훑어 내리고 있었다. 한 때 엄청나게 독서를 했었는데 이제는 일 년에 몇 권정도 들썩 거릴 뿐이다. 뽑아든 책이 2010년에 발간한 김훈 작가의 ‘내 젊은 날의 숲’ 이다. 뽑아들고 책장을 주르륵 펼쳐보니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여있고, 간혹 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었으니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흔적일 것이다..

감상문 2020.07.15

이방인

일요일 오후 뒷산을 올랐다. 산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는 나무들이 피워내는 꽃모양이 날마다 달라지는 봄 풍경은 그대로 축복이다. 내 아무리 무심하려해도 활짝활짝 웃어 제키며 나로 하여금 가슴 뭉클케 하는 저 힘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우리는 지금 코로나 때문에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지만 꽃들의 세계에서는 인간사는 세상에 대한 무관심은 당연함일지도 모르겠다. 산등성에서 바라보는 은파 호숫가의 벚꽃들이 구름 성을 이루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는 요즈음인데도 꽃들의 유혹에 차를 몰고 나온 사람들로 인하여 차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산길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꽃에 흥이 났을까. 저쪽 산봉우리에서 한 남자가 목련화 노래를 목청껏 부르고 있다. 사람들이 없으니 간혹..

감상문 2020.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