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개천절에 영웅을 읽다

물소리~~^ 2022. 10. 4. 20:31

 

 

   10월을 1년 중에서 가장 신성한 달이라 하여‘시월상달’이라 한다.

   물론 음력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개천절이 10월 1일 인 것도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올해는 시월상달이 시작부터 연휴다.

   하지만 월말에 도래하는 각종 업무들의 마감일은 휴일이 없이 다가오니

   나는 휴일을 반납해야 했다.

   바쁜척하며 사무실에 나오는 내 속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10월 5, 6일에 걸쳐 강원도 곰배령 탐방 예약을 해 놓았던 것이다.

 

   내가 가끔 참여하는 여성산악회에서 지난 8월에

   10월 중 곰배령 특별산행을 하려하니

   신청자는 접수를 해 달라는 공지를 받았고 얼른 접수를 했던 것이다.

   하니 나는 업무의 중압감에 헤어나려고 연휴를 몽땅 반납한 것이다.

 

   10월 3일 개천절 아침, 사무실에 나오기 전 조간신문을 읽었다.

   한 칼럼에서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지형과 위치에서 좋은 기운을 암시하는 글을 읽고

   개천절에 맞는 좋은 글이구나 하며 마음에 새겨 두었다.

 

 

   다행히 내가 해야 할 만큼의 업무는 오후 1시쯤 마무리 되었다.

   바쁨이 밀려가니 갑자기 허무한 마음이 다가온다.

   때마침 내리는 비는

   내가 가을맞이를 못하는 입장을 대변해 주는 듯싶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문득 며칠 전(9월 29일) 퇴근길에 서점에 들러 구입한 책, 하얼빈이 생각난다.

   역시 또 김훈 작가님의 책이었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몇 백 원이라도 절감이 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면 금방 보고 싶은 생각에 서점을 들르곤 하는 것이다.

 

 

 

   책을 펼치니 95p에 보람줄이 끼여 있다.  3일 동안 여기까지 읽었다.

   이토가 하얼빈에 갈 계획이라는 시점이다.

 

   안중근, 우리에게는 민족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우리의 힘없는 초라함이 서럽고

   막무가내로 이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공을 세우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힘 있었던 자들이 밉고 또 미웠다.

 

   그들에게 맞서기 위한 안중근의 힘은 의지와 달리 모든 것이 한없이 빈약해 보였다.

 

   안중근의 가족과 관계되는 사람들의 실명까지 끌어온 글을 읽으며

   어지간한 역사적 지식으로는 절대 쓸 수 없는 글이라는 것을 느낄 때

   작가의 노력에 한없는 존경심이 자아냄을 어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왜 이토 히로부미가 조금 당당해 보이는 것일까

   대의를 떠나 개인적인 마음으로 바라볼 때

   왜 그가 하는 방법에 정당성이 보이는 것일까

   어쩌면 그 판단을 독자에게 맡겨 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뻔뻔스러움에 맞서야 했던 국민들의 한을 안중근은 짊어지고

   가족을 버리고 고난의 길을 걸으며

   조국을 지키려 했던 점을 작가는 강조했을 거라는 나의 생각이었다.

 

   이토가 죽는 모습이 궁금해 끝까지 몰입하여 읽었다.

   행여 실수할까 봐 조마조마했던 마음에 후련함이 흘러내렸다..

 

   그 대가로 치르는

   안중근의 옥살이는 얼마나 비참했을까마는 표현이 빈약해 보였다.

   안중근의 어머니와 처(김아려)의 인생이 비치지 않았다.

   읽는 독자가 헤아려 읽어야 한다면

   나는 2016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서거 106주년 기념 전시회에

   다녀온 기억을 더듬어 보며 사진들을 소환해 본다.

 

   개천절에 우연찮게 우리의 영웅을 읽었고

   기분 좋은 칼럼을 읽었다.

   우리 후손들이 살아야 하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신문 칼럼 내용 일부 인용

-  전략 -

(중국의) 확장된 지도 모양이 커다란 닭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티벳 쪽은 닭의 항문에 해당한다. 항문이니까 각종 지하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본다. 문제는 닭의 부리 부분이다. 한반도가 이 대계(大鷄)의 부리 부분이다. 부리가 있어야 먹이를 쪼아 먹을 수 있다. 일본은 누에고치이다. 한반도라는 부리가 있어야 누에고치도 쪼아 먹을 수 있다.

 

닭은 발가락으로 땅바닥을 후벼 팔 수는 있겠지만 부리가 없으면 먹지는 못한다. 묘용(妙用)은 닭 부리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닭 부리 끝은 한반도의 남쪽인 한국이다. 현재의 한국은 반도체의 나라이다. 반도체가 21세기 패권 국가의 돈이자 무기가 아니던가! 한국의 반도체는 닭의 부리이다. 중화(中華) 이데올로기에 몰빵이 되면 한국을 우습게 알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반도체로 포위한 형국이다. 이전처럼 한국을 업신여기면서 ‘너희는 우리 속국이었다’는 중화 이데올로기를 고집한다면 ‘부리 없는 닭’이 될 것이다.

 

                   -  하략 -   

 

 

▼ 2016년 안중근의사 서거 106년 기념전시회에서

▲ 안중근 과 글씨

 

▲ 안중근의 어머니.                                                   옥중의 안중근에게 보낸 편지 내용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와 아들, 딸                                            위사진은 안중근의 두형이 마지막 면회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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