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구석구석 동네마다, 지역마다 조성된 걷기 좋은 길이 참으로 많다.
어디로 갈까 선택을 망설이다 끝내는 아무 곳도 정하지 못하고
그냥 주저앉는 경우도 내게는 허다하다.
올해 초, 만경강 답사의 해라고 탁상달력에 버젓이 기록해 놓고도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각 지자체에서 나름대로 둘레길을 조성해 놓고 홍보하기도 하지만
국가에서 지정한 길, 코리아둘레길도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동·서·남해 해안가를 도는
동해안은 해파랑길, 서해안은 서해랑길, 남해안은 남파랑길과
그리고 DMZ 지역을 지나는 평화의 길도 걸으며 한반도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우리 뒷산도 서해랑길에 속하는 길이다.
오늘 내가 찾아가는 상족암은 남파랑길 33코스로 상족암 해안을 지나간다.
상족암 주차장에 도착하여 데크 따라 해변을 한참 걸었다. 길이 참 예쁘다.
집 떠나기전 귀찮아했던 마음이 이리저리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무언가 모를 답답함이 풀리는 듯싶으니 어느새 발걸음이 가볍다.
해변은 마침 썰물이 시작되어 드러난 해안 표면에 공룡발자국들이 보였는데 생각보다 작은 발자국이었다
백악기 공룡의 엄청남 몸집으로 발자국도 어마하게 클 것이라는 유아적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내가 우습다.
예쁜 해안 따라 놓인 데크 위를 걷는데 데크 아래에 공룡 발자국이 보인다. 정말!!
내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와 공룡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상상을 해본다.
세월의 신비함을 이렇게 가깝게 볼 수 있음이 경이롭다.
우리나라에는 약 12억년 전 ~ 7천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세계적으로 많이 나오는 곳이라고 하는데 이곳 경남 고성이 대표적이라는 사실답게
수각류, 용각류, 조각류 발자국 화석의 안내문이 곳곳에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공룡화석이 나오는 지층은 퇴적암층이다,
데크 길 오른쪽으로
높은 산처럼 층리를 이루며 퇴적암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느낌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 틈을 비집고 살아가는 나무, 꽃들의 환경을 탓하지 않는 모습들이 참 아련하게 다가온다.
퇴적암이 굳기 전에 공룡이 밟아서 울퉁불퉁 모양으로 굳어진 지질현상이라고 한다.
데크를 쭉 따라 걷다 잠시 계단을 올라 다시 내려가 만나는 바닷가에 상족암이 있었다.
지형이 밥상 다리 모양 같다 하여 상족암이란다.
다리 사이의 뚫린 해식 동굴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성을 안겨주며
동굴 안은 포토존으로도 유명하지만
바위의 겉모습도 아주 신비스럽고 아름다웠다.
온전한 모습의 사진 찍기가 어려웠다.
사람이 없는 틈을 이용해 얼른 찍었는데
어느새 한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따개비는 딱딱한 석회질의 껍데기로 덮여있는 원뿔 모양의 절지동물이다.
`큰따개비는 마름모 모양의 입을 벌리고
발을 내밀어 플랑크톤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수억 년 동안 쌓이고 쌓인 바위에
파도는 얼마만큼 부딪히고 부딪히며 구멍을 만들어 놓았을까.
바닷물이 파란 까닭은 바위에 하도 많이 부딪혀서 멍들었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이렇게 바위를 뚫는 어마어마한 힘도 지녔나 보다
동안 여러 곳에서 해식동굴을 많이 만나 보았지만
이곳만큼 포토존으로 유명한 곳은 없지 싶으니(역광)
지역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해식동굴의 신비함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퇴적물이 쌓여서 생긴 줄무늬는 층리
암석이 갈라져서 생긴 틈은 절리라고 한다.
▼상족암의 서쪽 방향
공룡박물관에는 손자들이 생기며 다시 오고 싶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하면서 들리지 않고
바다와 퇴적암이 이루어 내는 풍경을 다시 바라보며
지나쳐 왔던 나무와 꽃들과 눈맞춤하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여기까지 왔으니 사천바다케이블카를 타보자 하여 타고 오르다 보니
아니! 예전에 등산했던 각산이 아닌가!!
케이블카를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내내 속이 더부룩하다.
아마도 이 때문에 먹는 것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 같다.
내 참~~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 22년도 11월에 등산 시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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