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같은 길을 오가는 일상에서 가끔 한 번씩 벗어나고픈 때가 있다.
그렇게 무작정 달리다 허름한 빈터에 가득 피어있는 개망초를 보는 순간!
어쩜 그래 맞아~~
늘 함께하여 귀함을 모른 체 지나치던 풍경이 마음에 와닿는다..
소소한 꽃들이 있었기에 큰 풍경을 이룰 수 있다는 이치!
나에게 스며있던 누추한 소소함이 없었다면
오늘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란 생각이니
어찌나 다감한 마음이 되던지!!
마을 들판의 모내기 끝난 논에
물이 가득 고여 있을 즈음이면
긴 논두렁에 개망초가 피어있었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논농사 밭농사를 개가 짓밟은 것처럼 망친다 하여 얻은 이름이지만
정갈하게 모내기한 논에는 차마 발 들여놓지 못하고
움직임 없는 말간 논물에 비친
제 모습을 멀거니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모를 키워야 하는 햇살도
개망초의 마음을 훔쳐 읽고
살짝 비켜서는 초여름 한낮,
흔하디 흔한 꽃
누구에게도 다정한 눈길을 받지 못하고
소박함으로 작고 곱게 외로이 서있는 개망초 핀 들녘은
나만의 나른한 여름 느낌이다.
개망초에 필이 꽂힌 어느 해
화가의 그림을 보고 겁 없이 구입하여 안방에 걸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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