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사무용품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이 있어 다이소에 들렀다.
지난번 보자기로 만든 장가방을 들고 가서
필요한 것을 고르고서도
아기자기하고 용도에 맞는 기막힌 물건들을 구경하였다.
한 코너에서 내 발길이 멈추었다.
에코백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어 가격표를 바라보니
아니!! 1,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에코백들이었다.
슬그머니 내 장가방을 바라보노라니 웃음이 나온다.
나는 재봉틀이 없을 뿐 아니라
재봉틀 돌리는 법도 모르니 아예 세탁소에 맡겼던 것이다.
세탁소 주인은 바지 단 박는데에도 3,000원 이라면서
세 개 보자기를 포개어 두 개 가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기에
8.000원을 말했고 나는 이의 없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완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데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내 보자기로 만든 장가방이 보드랍고
세 겹이라도 가볍거니와 튼튼하니 더 좋기만 하다.
요즈음 나는 정말 부자 된 느낌이다.
채소 선물이 연이어 들어오기 때문이다
호박과 쪽파를 받은 후
남편 지인으로부터 가지를 한 봉투 받았고
동네 지인으로부터 얼갈이 배추와 상추를 받았다.
그런데 또 한 밤중에 문앞에 두고 간 시금치를 만났고
오늘은 사무실 직원이 상추와 쑥갓을 가져온 것이다.
매일 가지 하나씩 나물을 해 먹고
상추는 겉절이도, 쌈도 해 먹었는데 쌓이는 채소가 상할까 걱정되어
어제 일요일 모처럼 없는 솜씨 내어
쪽파 김치와 얼갈이김치를 담아 맛있게 먹고 있다
남편이 얼갈이김치가 맛있다며 잘 먹으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여러 반찬에 쑥갓나물을 더해 먹을 생각을 하니
진정 부자 된 느낌으로 저녁상 차리는 걱정 하나 없으니 기분이 좋다
내가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되는지 싶다.
내가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아갈 때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잔잔한 정을 느낄 때면
나는 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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