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가을향
알싸한 그 향을 못내 기다렸는데
아! 탄성이 나올 만큼 한 곳에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어머나!!
은근히 퍼지는 향내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가을이면 오롯한 오솔길에 핀 노란 산국 앞에
쪼그려 앉아 맡던 그 향이 저만치에서 걸어온다.
감 잡을 수 없는 추억의 향! 가을냄새다.
가을 빛이다.
해국이 피었다.
잔잔히 물결치는 느낌이 가슴 벅찬데
하찮은 글로 표현하려니 막막하다.
바다는 제 위에서 굽어보는 하늘과 닮았다.
하늘이 성을 내면
바닷가 바위들은 더 처절한 몸부림으로 견뎌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바위틈 해국은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바위는 제몸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해국을 지켜주려고
제 몸을 먼저 내밀어 파도를 막았으리라
억겁을 쌓은 바위에 기댄 해국의 그리움
한마디 거들면 서러움에 그냥 눈물방울이 맺힐 것 같아
가만히 눈부신 햇살을 가려주니 울음을 삼킨다.
내가 그만 해국을 품었네
지친 기다림 대신 설레는 그리움 하나 품고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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