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2024/07 5

마음의 쉼표를 찍은 날

어제는 시부모님 두 분 합제 하여 제사를 모시는 날이다. 형님(동서)께서 살아계실 때 에는 한여름의 제사로 아무리 더워도 꼭 음식을 장만하고 모셨는데형님이 돌아가시고 나니 불교신자이신 큰 시누이가 나서서 두 분을 금산사로 모신 것이다.2남 2녀의 형제간이시니 제사 모시는 일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했는데시누이님이 그렇게 결정해 주시니 나로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것도 사실이다. 나는 시부모님 얼굴도 뵙지 못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니그 당시 부모님이 안 계시니 큰댁을 부모님처럼 모시고 살아야겠다고 나는 다짐했고나 자신과의 약속인 그 다짐을 한 번도 어긋남 없이 지키며 살아온 덕분인지모두들 예쁘게 봐 주신 것이다. 나는 오전 근무를 반납하고 혼자서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려 금산사에 도착했다.모두..

단상(短想) 2024.07.26

산 모퉁이를 돌고 나니

장마철~ 장맛비는 왜 그렇게 많이 내리는지… 유난히 고온 다습한 날씨의 연속이다.온난화로 인해 하늘의 물그릇이 엄청나게 커졌고그 큰 그릇의 물을 쏟아내는 중이라니 하늘 원망도 못 하겠다.모두 우리가 자초한 일 이잖은가 나의 규칙적인 일상도 허물어졌다.5시가 조금 넘은 이른 아침, 창밖의 희뿌연 한 날씨는 비를 머금고 있을 뿐 아직 내리지 않고 있었다얼른 음식물쓰레기 통을 처리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김에뒷산 에움길을 잠깐 걸었다. 조금 숨차게 오른 언덕길 마루에서 숨을 고르며산모퉁이를 돌아서노라니 산등성의 나무들이 잦은 비에 힘겨워 보인다.그럼에도 가을의 결실을 위해 꿋꿋하게 버티고 있으니 그래도 나보다 나은가?아, 나도 지금 나의 삶 한 모퉁이를 돌고 있다는 강한 느낌에 전율이 인다.  지난 7월 초 주..

단상(短想) 2024.07.19

백로(白鷺)와 연밥(蓮果)

장맛비일까?억수같이 내리던 비가 문득 그치면 훅! 끼쳐오는 열기에 땀이 흐르고또 갑자기 비가 내리곤 하는 날씨의 변덕에내 마음도 변덕을 부린다. 모내기하는 차림으로 나선 산책길,또 잠깐 비가 그치니 내 꼴이 우습다. 그렇지만 호수 위에 간간이 피어있는 연꽃에 눈길이 자주 가며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호수 위에 넓게 펼쳐진 연꽃 밭이 장관을 이루었는데작년 여름 호수에서 자꾸 악취가 올라오면서 시청에 민원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수질 검사를 하니 더운 날씨에 수초가 썩으면서 올라오는 냄새라며수초는 물론 연꽃마저 모두 거둬 내었던 것이다.하니 올해는 어쩌다 하나씩 연꽃이 올라오고 있을 뿐,그래서인지 더 귀하게 보이는 연꽃이다. 이런저런 연꽃에 관한 생각들이 떠오르다 보니문득 우리의 옛 그림 하나가 생각난다. ..

감상문 2024.07.08

어머니 생신을 추억하며

어머니 내일모레 일요일은어머니 가신 후 처음 맞는 어머니 생신일입니다. 그곳에서 아버지도 만나시고그리도 애지중지 하시던  아들들 모두 만나셨는지요날이면 날마다 그리워하시던 자식들을 만나셔서 얼마나 기쁘실까 생각해 봅니다.이곳에 남은 저희는 고아가 된 듯 허전하지만어머니께서 기쁘시다면 저희도 여한이 없습니다. 며칠 전 일산에 사는 교수 아들이 학기 말 일정을 마치고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만나 집에 딸린 작은 정원을 정리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해 왔어요 어느 해인가 그곳에 오셔서작은 정원의 풀을 뽑는다고 몇 시간을 앉아 계시기에 뭐 하시느냐고 물으니어머니께서 백팔번뇌를 뽑는 중이라고 하시기에앞세운 자식들이 번뇌일 수밖에 없으셨을 거라는 생각에 잠겼었노라는 회억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단상(短想) 2024.07.05

카프카

지난 3월 동유럽 여행 시일정에 따라 다녀온 각 나라들마다의 특성과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많은 감동을 받았었다.그 중 체코는 내가 지닌 지금까지의 체코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킨 제일의 나라였다.단순히 공산주의에서 해방된 나라~라고 알고 있었다.하지만 많은 곳도 아니었고 단지 구시가지 따라 이어지는 짧은 일정이었음에도잘 지켜온 오랜 역사의 흔적은 아름답기 짝이 없었으며그에 스민 역사적, 문학적 이야기에 그만 놀란 마음으로 체코를 다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하니 황금소로에서 만난 카프카의 작품실은 두고두고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 6월은 카프카의 타계 100주기가 되는 시기로그의 작품성에 대한 재해석과 함께 신간과 비 편집된 작품들이 매체를 통해 여러 번 소개 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감상문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