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어머니 생신을 추억하며

물소리~~^ 2024. 7. 5. 22:41

 
 
어머니 내일모레 일요일은
어머니 가신 후 처음 맞는 어머니 생신일입니다.
 
그곳에서 아버지도 만나시고
그리도 애지중지 하시던  아들들 모두 만나셨는지요
날이면 날마다 그리워하시던 자식들을 만나셔서
얼마나 기쁘실까 생각해 봅니다.

이곳에 남은 저희는 고아가 된 듯 허전하지만
어머니께서 기쁘시다면 저희도 여한이 없습니다.
 
며칠 전 일산에 사는 교수 아들이 학기 말 일정을 마치고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만나 집에 딸린 작은 정원을 정리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해 왔어요 

어느 해인가 그곳에 오셔서
작은 정원의 풀을 뽑는다고 몇 시간을 앉아 계시기에 뭐 하시느냐고 물으니
어머니께서 백팔번뇌를 뽑는 중이라고 하시기에
앞세운 자식들이 번뇌일 수밖에 없으셨을 거라는 생각에 잠겼었노라는 회억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우리 곁에 계실 때
생신 때면 늘 가족 여행을 했었지요.
우리에게는 어머니 생신일은 모두 모일 수 있는 축복이었지요
올해도 그렇게 어머니는 안 계시지만
저희 모두 부산 고모님 댁으로 모이자고 했어요
 
아버지 형제 3남 1녀 중 이제 고모님만 남으셨어요
그래서인지 고모님이 ‘나 더 늙기 전에 우리 집에 한 번 다녀가라’라는 말씀을 하셨기에
그렇게 부산에 다녀오려 합니다.
 


어머니께서 기르시던 영산홍 화분을 제가 가져왔는데
봄도 되기 전에 꽃을 풍성하게 피우더니
봄이 되어 다시 꽃을 연달아 피우면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답니다.
그런데요. 엊그제 갑자기 딱 한 송이가 예쁜 모습의 꽃을 피웠어요
깜짝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모두한테 보내고 나니
어머니께서 우리와 함께 부산에 가고 싶으신가 보다는 생각에
진한 그리움의 빛처럼 고운 빛의 꽃을 자꾸만 바라보곤 합니다. 
 

저녁 산책길을 나섰는데
호수 위의 오리 가족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새끼오리들이 엄마 오리를 졸래졸래 따라다니며
연잎 위의 동그란 물을 먹기도 하고 저희끼리 장난도 칩니다.
한참을 바라보며
우리도 어렸을 때 저렇게 놀았었노라고 추억에 잠겨 보았어요
모두 어머니께서 빚어주신 예쁜 추억입니다.

 
연꽃도 한껏 제 멋을 부리는 요즈음
수면 위의 연꽃과 물에 비친 연꽃의 모습이
아직은 어머니 여운이 더 깊어서인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내일과 모레,
고모님과 함께 지내는 우리 모습을 그곳에서 지켜 봐 주세요~~
늘 어머니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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