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산 모퉁이를 돌고 나니

물소리~~^ 2024. 7. 19. 13:59

 
장마철~

장맛비는 왜 그렇게 많이 내리는지…

유난히 고온 다습한 날씨의 연속이다.
온난화로 인해 하늘의 물그릇이 엄청나게 커졌고
그 큰 그릇의 물을 쏟아내는 중이라니 하늘 원망도 못 하겠다.
모두 우리가 자초한 일 이잖은가
 
나의 규칙적인 일상도 허물어졌다.
5시가 조금 넘은 이른 아침,
창밖의 희뿌연 한 날씨는 비를 머금고 있을 뿐 아직 내리지 않고 있었다
얼른 음식물쓰레기 통을 처리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김에
뒷산 에움길을 잠깐 걸었다.
 
조금 숨차게 오른 언덕길 마루에서 숨을 고르며
산모퉁이를 돌아서노라니 산등성의 나무들이 잦은 비에 힘겨워 보인다.
그럼에도 가을의 결실을 위해 꿋꿋하게 버티고 있으니 그래도 나보다 나은가?
아, 나도 지금 나의 삶 한 모퉁이를 돌고 있다는 강한 느낌에 전율이 인다.
 

 
지난 7월 초 주말
돌아가신 어머니의 첫 생신일을 맞아
살아계실 때처럼 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우리 형제 모두 부산에 다녀왔다..
어머니께서 그토록 챙겨주시던 고모님과 함께

해운대 옆 LCT 최고급 호텔에 하루 숙박하면서 우리 모두 호강을 하고 돌아왔다.

잔잔한 정이 가득하신 고모님은

어느새 멸치를 준비하셨는지 하나씩 나누어 주시니 괜히 마음이 시큰해진다.
 
돌아오니 연일 바쁜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업무적으로 상반기 결산이 닥쳤고, 기한 내에 해결해야 하는 사안들이 많으니
집에서나 컴퓨터를 개인적 일로 자유롭게 이용해야 하는데 집 컴퓨터가 자꾸 애를 먹인다.
새로 구입한 지 4년 차일뿐인데……
서비스센터에 들고 가니 메인보드가 나갔다고 한다.
메인보드를 수리하는 비용이 새로 구입하는 비용과 맞먹는다며
어떻게 하실 거냐고 하여 그냥 들고 나와 차에 싣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산악회 공지가 떴다

나의 일로 인하여 연달아 참석치 못 할 것 같으니
이번 달에는 꼭 참가하여 다녀와야 한다
장마철이어서 원래의 계획대로 산을 오르지 못하고
장소를 변경하여 7월  11일에 태안 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 16km를 4시간 동안 걸었다.
용케 그곳은 해가 쨍쨍해서 땀을 엄청 흘렸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올해 짝수 출생 연도 해당자가 국가건강검진에 해당한다.
검진을 15일에 예약하고 대장내시경은 개인적으로 신청했다.
위내시경 하면서 같이 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3일 전부터 흰 죽만 먹으라고 한다.
먹지 말라 하면 더 먹고 싶은 마음~~ 참느라고 혼났다.
다행히 위도 장도 깨끗하다고 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금방 차 오를 몸무게지만 2.5kg이 빠지니 몸이 허깨비 같다.
이제 죽을 때까지 대장내시경은 하지 않을 것이다.
 
검진 마치니 남편이 고생했다며 저녁식사로 장어를 사주어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아들이 결혼날짜를 앞 당겼다고 한다.
여러 사정이 있어 그러했지만
그에 따라 내 마음의 분주함도 거세게 일렁인다.
 
그동안 걱정만 했지 아무것도 못 하고 지내다가
늦깎이 시어머니 대열에 오르는 일에 맞닥트리니
무엇을 먼저 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신혼집은 정리가 되어가고 있고
하나둘씩 가구와 가전들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요즈음은 모든 것을 저희들끼리 알아서 준비하고 예약하면서 가볍게 치를 예정이니
실상 나로서는 할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도
상견례 날짜가 잡히고 또 이러저러한 일들이
내가 해야 힐 일들로 부상하고 있으니 마음 둘 데 없어 혼란스럽다.
 
이른 아침 산모퉁이를 돌면서
이제야 내 삶의 모퉁이를 돌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힘들어 보이는 저 나무들처럼 나도 꿋꿋하게 정신 차리고 나아가야겠다.
 

우리 어머니는 먼 곳에서 얼마나 좋아하실까~~
늘 나를 걱정하셨는데 이제 마음껏 응원하고 계시는지
한 여름 7월에 어머니의 영산홍이 꽃을 계속 피우고 있다.
 
집의 컴퓨터는 언제 될지…
폰으로는 글 올리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어쩌다 한 번씩 댓글만 쓰곤 했으니
이 틈에 계속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아니 피우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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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님들께 방문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짬짬이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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