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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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구석 찜찜했던 일들을...

올해도 어김없이 마늘 한 접 반을 구매했다.올해 마늘 농사가 안 좋다고들 하던데 그래서인지 반 접에 15,000원이란다.다행히 알이 크고 좋았다.시간 잡아 마늘껍질을 벗겨야 하는데 시간이 마땅치 않으니저녁 식사 후, 산책을 다녀와서늘 밤 9시부터 11시까지 하다 보니 껍질 벗기는 데만 3~4일이 걸린 것 같다.벗겨 놓은 마늘을 씻으며 얇은 비밀 막까지 벗겨내니뽀드득뽀드득 기분 좋은 개운함을 안겨 준다.이제 이 마늘을 갈아 지퍼백에 소분하여 냉동고에 넣어두고 양념으로 아낌없이 사용하면 된다. 토실토실, 말끔한 마늘을 만지다 보니내 치아가 이처럼 말끔하고 윤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왼쪽 아래 어금니가 시큰거리면서단단한 무엇을 씹으면 나도 모르게 아~~ 소리를 낼 정도로 나를 불편하게 하여..

단상(短想) 2024.06.08

상추 물김치

상추 풍년이 들었다. 같이 모임을 하는 친구 한 명은 주택에 살면서마당 한쪽에 텃밭을 일구며손쉬운 채소들을 손수 가꾸어 먹는다는 살림꾼이다.담장에는 장미를 죽 둘러 키우기도 한다.지난 일요일은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의 모임일~그런데 그날의 일기예보는 하필 우리가 만날 시간쯤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니아줌씨들은 모임을 취소하자고 한다. 그러기로 했는데 이 친구는 텃밭의 상추를 나누어 주려고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모임이 취소된다고 하니비 오기 전 집에 와서 상추와 부추를 거두어 가라고 한다.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갔다.사실 남편에게는 모임 취소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다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에 늘 너그러운 마음이기에 저녁을 해결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한 터,..

사진 2024.05.31

외로운 나그네 음식, 국수

매 일요일의 점심 메뉴의 선택에 걱정이 앞선다. 점심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점심은 뭐 먹지? 하는 내 말에남편은 나의 귀찮은 듯한 마음을 느꼈는지 국수나 먹자고 한다.라면 하나 끓이면 그보다 더 간편하겠지만 이상하게 나는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할 정도다.  우리는 비빔국수를 선호하는 편이라 먼저 각종 고명을 준비한다. 계란 지단을 부치고 감자, 당근, 양파, 피망 등을 잘게 채 썰어 볶아 놓는다. 펄펄 끓는 물에 면을 넣은 후 뚜껑을 닫고 물이 부르르 끓어 넘치면 얼른 뚜껑을 열고 2분 정도 더 끓인 다음 얼음 동동 띄운 물에 헹구어 건져 서린다. 그때의 차지면서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면발은 입맛을 저절로 당기게 하니 몇 가닥을 후루룩 입에 넣기도 한다. 알맞..

내맘의 글방 2024.05.28

봄을 보내며

무더위가 성큼 다가왔다.계절의 변화는 우리 사람도 함께 변화하기를 암시하기도 한다.그 변화에 동참할 수 없다면 얼마나 힘든 생활을 영위하게 될까.  오늘 토요일 모처럼 종일 집 안에서 머물렀다.옷장 정리를 하기 위해서다.동안 하나둘씩 세탁해 놓은 겨울옷을 옷장 안 깊숙이 넣거나아니면 서랍장 내용물을 서로 바꿔 놓는 일이다.여름 바지를 꺼낸 곳에 두꺼운 바지를 넣어두고짧은 소매 옷을 꺼내 놓고 길고 두꺼운 소매 옷을 가지런히 개어 놓기를 반복했다.  와중에 입지 않는 옷들도 종량제 봉투에 넣어가며 하노라니자꾸 또 망설여진다.더 입을 수 있는데… 아직은 새것인데… 하는 옷들이 나를 난감하게 한다. 나는 처음 새 옷을 마련할 때면조금 넉넉한 치수의 옷을 고르곤 했었다.이유는 나이 들어가면서 몸무게가 늘면 못 ..

단상(短想) 2024.05.25

오월의 초저녁

나는 늘 시간에 떠밀린다.이 나이에 무에 할 일이 많다고… 어제저녁만 해도 그렇다.여느 때와 달리 조금 일찍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하며 창밖을 보니점점 길어지는 낮 시간 때문인지 밖이 환했다.순간 나는 아! 꽃 만나러 가도 되겠구나! 하며 혼자 좋아한다. 마삭줄 꽃이 한창 피었을 텐데 지난 주말에 다녀오지 못하고벌써 수요일이 되었다.그들은 절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간단한 차림으로 뒷산을 향했다. 괜히 쭈뼛거려진다. 누구라도 만나면 점점 어두워지는 시간에 산을 오르느냐고 힐난하는 듯싶은 걱정 소리를 들을까 봐서다.다행히 마삭줄은 두 번째 봉우리 주변에서 자라고 있으니2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산 초입에 이를 때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는데일단 산 오솔길에 들어서니 마음이 날아갈 듯 좋다. ..

꽃과 나무 2024.05.23

프라하의 역사지구 - 체코(3) -여행 마지막 일정

여행 마지막 날이 밝았다.뜻 모를 아쉬움과 안도감이 밀려온다.오전 6시 30분경조식을 위해 식당으로 내려가니 벌써들 내려와 식사를 하고 있다.  좀처럼 먹는 것에 대한 사진 찍는 걸 못 하는데, 아니 이상하게 음식이나 식당 등에는 관심이 없는 나인데이날만큼은 식당 내부를 담아 보았다.야채샐러드 몇 점, 요구르트, 빵 하나를 먹고 음료수를 마셨다. 어제 호텔 체크인하면서 우리 가이드는내일 오전에 첫 장소인 프라하 성에서 버스를 내리면 공항에 가는 시간에서야 버스를 만날 수 있으니필요한 물건들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 날씨는 말하지 않았다.  우리는 8시 40분경에 프리하 성에 도착했다역시 높이 보이는 탑의 색이 검은색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성당 건물이었다.   프라하 성은 9세기 무렵 요새로 지어져 역대 ..

맛만 본 프라하 야경 - 체코(2)

우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마지막으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체코로 이동했다.점점 우리의 인천이 가까워지고 있다.3시간쯤 달려 체코 국경을 넘었고 다시 2시간쯤 달려 오후 5시 20분경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도착했다.여행 첫날 도착한 곳이고,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돌아온 곳이다.  구시가지의 야간투어 일정이 있어 우리는 먼저 호텔에 체크인했다.구시가지답게 호텔 이름도 ‘클라리온 호텔 프라하 올드 타운’이다.그런데 호텔 로비로 오르는 길이 계단이었다.캐리어를 들고 오르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나보다 언니가 걱정되어언니한테 기다리라고 해 놓고 내가 먼저 오르는데우리 가이드가 보았는지내 것과 언니 캐리어를 한꺼번에 들어 올려준다. 어찌나 고마운지~~   호텔에 가방을 들여놓고 우리는 걸어서 식당을 향했다.시내를 구..

모과나무를 바라보며...

5월 15일아버지, 어머니 계신 곳을 우리 형제 모두 모여 다녀왔다.아버님 기일이기도 하지만어머니 가신 후, 처음 맞는 아버님 기일이기에우리는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그렇게 부모님을 만난 뜻깊은 날이었다.  그곳에서 잘 자라고 있는 모과나무를 만났다.나는 모과나무의 수피를 나무 중 으뜸이라 생각한다.모과나무는 꽃이 지면 수피를 절로 벗겨낸다고 하였거늘~ 초록색인 듯싶은데도 안쪽으로 갈색이 스며있는 껍질이 벗겨진 후, 상처처럼 남은 얼룩들을 시간이 지나면서 윤이 나는 매끈함으로 치장한다. 참으로 예쁘다.  또 한편 매년 이맘때쯤 모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묵은 껍질을 벗겨내고 있는 나무가 무척이나 가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래도 벗겨내야 한다면 참아야 할 것이라고 미동 없이 묵묵히 제자리 지키고 있..

단상(短想) 202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