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풍년이 들었다.
같이 모임을 하는 친구 한 명은 주택에 살면서
마당 한쪽에 텃밭을 일구며
손쉬운 채소들을 손수 가꾸어 먹는다는 살림꾼이다.
담장에는 장미를 죽 둘러 키우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은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의 모임일~
그런데 그날의 일기예보는
하필 우리가 만날 시간쯤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하니
아줌씨들은 모임을 취소하자고 한다. 그러기로 했는데
이 친구는 텃밭의 상추를 나누어 주려고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그런데 모임이 취소된다고 하니
비 오기 전 집에 와서 상추와 부추를 거두어 가라고 한다.
다른 친구 한 명과 함께 갔다.
사실 남편에게는 모임 취소되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에 늘 너그러운 마음이기에
저녁을 해결 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오라고 한 터,
내가 모임 취소되었다고 하면 저녁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말하지 않고 상추를 뜯으러 간 것이다.
날씨는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리 넓지 않은 밭이었지만 상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주인 친구는 금세 또 자라니 마음껏 가져가라고 한다.
그렇게 상추와 부추를 한 보따리 뜯고 우리끼리 저녁을 먹고 왔다.
비는 얌전히 내리고 있었으니 예보가 오늘은 빗나간 것이다.
월요일 아침 출근해서 보니 직원이 자기 시댁에서 가져왔다며
상추를 주는 것 아닌가!
이집 저 집, 모두 손수 키운 것이라 깨끗하고 싱싱해서 좋은데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기에 끼니마다 상추 겉절이를 해서 맛있게 먹다가
어제저녁에는 상추 물김치에 도전해 보았다.
생수에 사과와 배를 갈아 면포에 넣어 꽉 짠 물을 섞어
이것저것 양념을 하고 담아 놓으니 비주얼이 그만이고 맛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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