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일어나서 바로 베란다로 나섰다. 어제 베란다 청소와 화초들에 물을 주고 난 후의 개운함이 그대로 전해오니 내 마음도 개운하다. 새벽부터 베란다를 오가며 창밖을 바라보니 비가 내린다는 예보와 달리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창문을 여니 차분하며 부드러운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친다. 아! 우리 동네 앞산의 풍경이 참으로 어여쁘다 이제 막 새싹을 내밀고 있는 나무들의 연둣빛 부드러운 감촉을 느껴보고 싶다. 각기 다른 특유의 색으로 둥글게 둥글게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이 봄을 맞이해 여린 맛의 각종 나물로 차려놓은 정갈한 밥상이 연상된다. 어설픈 주부로서의 어제저녁 상차림이 참 초라하게 느껴졌지만 나도 나름대로 맛있게 차려 먹었다고 속엣말을 건네 본다. 하지만 저렇게 제 몸을 둥글게 가꾸며 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