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2024/03 4

붉은 기와 지붕의 체스키크롬로프(체코 1)

여행은 설렘으로 시작하는 아이콘 같은 것 아닐까. 인천 공항 제2 터미널에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 10분에 출발하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기다리는데 동생이 나를 부른다. 사진을 찍어준단다! 우리 모두 들뜬 마음으로 비행기 좌석에 앉았다. 13시간!! 정말로 긴 비행시간이었다. 갈 때는 맞바람을 맞는 방향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상공을 지나지 못하고 우회하는 비행노선이기에 2시간이 더 소요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몸이 약한 언니는 거금을 더 내고 비즈니스석에 앉아가고 동생과 나는 최대한 편한 옷을 입고 일반석에 앉아 가노라니 아휴~~ 왜 그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등받이 화면으로 영화 쇼생크 탈출, 보호자 등 3편을 보아도 남은 시간이 더 많다. 기내식을 두 번 먹고, 샌드..

유럽의 봄 꽃

그곳은 더울까? 추울까? 따뜻할까? 혼자 되묻고 되물으며 캐리어 여닫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작년 11월에 예약했던 우리 세 자매의 동유럽여행 날짜가 다가왔었습니다. 연말 업무를 마치고, 나 없는 동안의 먹거리를 대충대충 준비해 놓고 떠나면서도 뒤 돌아보기를 반복하며 공항에 도착하여 7박 9일의 일정을 시작했는데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두서없는 마음은 매 한 가지인 것 같아요. 낯선 곳을 찾아 13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솔자를 따라 걸어 따라다니느라 일 평균 12,000보를 걸었고 버스로 긴 시간 이동하며 미지의 동유럽 5개국 체코,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돌아보고 왔네요 우리보다 위도가 약간 높은 곳의 나라들이어서 조금 춥기는 했지만 공기만큼은 어찌나 맑은지 참 좋았습니다..

꽃과 나무 2024.03.28

토끼 눈으로 만난 옛 화가

내 오른쪽 눈이 토끼 눈이 된 것은 힘겹게 피어난 매화꽃이 내 눈길을 끌어 간 3일 전이었다. 그날 아침 세수를 마치고 얼굴에 이것저것 바르려고 화장대 앞에 앉았는데 오른쪽 눈 끝이 무언가에 당기는 듯 아팠다. 무어지? 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아무렇지 않기에 서둘러 출근했다. 사무실에 도착하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앞의 여직원이 눈이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왜? 하니 거울을 한번 보시라고… 나는 깜짝 놀랐다. 눈 흰자위가 붉게 충혈된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눈에 이상을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놀라운 마음이다. 얼른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렌즈를 통해 내 눈을 바라보더니 과로하거나 혈압이 높은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눈의 충혈 흔적은 일주일 이상 갈 거라면서 처방해 준 안약..

단상(短想) 2024.03.09

일상의 소중함

춘설이 난분분하던 삼일절이 지났다. 마치 그동안 과중한 업무에서 나를 해방이라도 시키 듯 춘설은 그렇게 내 눈앞에서 독립 만세를 외치던 그 마음처럼 바람을 타고 게양된 태극기를 휘날렸다. 내 마음도 덩달아 휘날렸다. 기분이 좋았다. 홀가분한 마음이다. 이제 여느 때처럼 일상을 이어가면 될 것이라는 편안함이 다가온다. 동안 진한 향기로 온 집안을 향기롭게 해 주던 행운목은 제 할 일을 다하고 시들어 갔다. 다 시들어 가는 동료들 틈새에서 뒤늦게 꽃 피우던 늦둥이 꽃 몇 송이들은 기죽지 않고 제 몫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몸짓으로 향기를 뿜어내며 나를 향해 자신들처럼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해 주었다. 진정 그 응원에 힘입어 나도 최선을 다했다. 안방 창가 베란다에서 자라던 군자란은 빼꼼히 안방을 기웃거리며 이제..

단상(短想) 202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