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토요일, 급하게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 가느라 허둥대며 조금 일찍 사무실에서 나오는 바람에 친구와 만남이 어긋났다. 물론 친구도 사전 약속이 없이 으레 내가 사무실에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찾아온 경우였다. 아마도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무언가 선물을 가지고 왔고, 그에 일부러 말하지 않고 온 것인데 그만 어긋난 것이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다음 날을 기약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로부터 어렵게 전해 받은 선물은 굴비 한 두름 이였다. 굴비는 번거롭지 않게 식탁에 올릴 수 있어 좋다. 노릇하게 구워 낸 굴비는 저절로 입맛을 당기게 한다. 조기는 생선 중에서도 맛이 좋기로 으뜸이다. 또한 제사나 차례 상에도 빠지지 않으니 절까지 받으며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조기를 소금에 절여 잘 말리면 굴비가 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