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어느 날 아침 9시, 지리산 성삼재는 막 번지기 시작하는 아침햇살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껴안고 있다. 저 해는 분명 천왕봉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로부터 환호를 받았겠지. 나무 사이로 깊숙이 파고드는 햇살에 나무들은 제 잎을 먼저 내 보이며 나를 환영하듯 반짝이는 길을 또박또박 걸으며 노고단으로 향했다. 노고단 고개에 이르면 노고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문과,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기 위해 통과하는 문이 있다. 고개라 이름 불리는 장소는 조금은 광활하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싶은데 산 속에서 만나는 넓은 곳이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하늘의 공활함이 노고단 고개를 더더욱 넓게 펼쳐주고 있었다. 한참을 이리저리 거닐며 사진도 찍고 풍경을 감상하였다. 실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특별함은 없지만 지금 순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