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 풍경을 만나다 정신을 온통 다른 곳에 쏟으면서 차례 음식준비를 하는 나에게 조상님들은 금방이라도 죽비를 내리치실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신은 팔려있지만 손길은 말짱하니 그래도 할 일은 다 해야 한다. 지금 내 정신을 빼앗아 간 나만의 일을 할 수 있기에 물에 손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난 더욱.. 내맘의 글방 2012.09.30
침묵으로 꽃을 사다. 베란다에 빨래를 널며 눈길을 창밖으로 돌리니 잠자리 떼가 무리지어 날고 있음이 보인다. 어머나, 정말 가을이네~ 혼자 탄성을 지르며 바라보았다. 더 높이 오르지도 않고 더 낮게 내려가지도 않는 그만 그만한 몸짓으로 여럿이 무리지어 뱅뱅거리며 날고 있는 그 모습에 그만 내 마음이.. 내맘의 글방 2012.09.23
나를 다스린다는 것은 출근길, 차의 시동을 걸자마자 밤새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토해내듯 라디오는 그렇게 제 말부터 시작한다. 어제 주차하면서 라디오의 스위치를 누르지 않고 차 키를 뽑았나 보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긴 밤 내 얼마나 자신을 담금질했을까. 그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반갑게 대해줄 수 있을까.. 내맘의 글방 2012.09.18
숲 그늘은 자연의 마음 물 폭탄이라고 하였다. 우리 고장에 물난리를 낸, 큰 비가 지난 후의 폭염은 가히 살인적이다. 하지만 이 폭염을 마냥 나무라기에는 멋쩍다. 오늘의 햇살만큼은 뭐니 뭐니 해도 큰 비에 어이없게 큰 피해를 당한 집들의 물기 제거에 일등공신이지 않던가. 절정에 오른 더위를 꽃더위라 한.. 내맘의 글방 2012.08.25
유년은 아름답다 우리가 그 길로 들어선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어디를 가든 길을 잘 아는 남편이기에 네비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돌아오는 길, 이정표를 보는 순간, 그쪽 길로 가자는 말이 똑같이 나왔다. 갑자기 마음이 두근대며 머언 그리움 같은 것에 바짝 긴장감이 돌며 정신이 확 밝아진다. 7월 .. 내맘의 글방 2012.08.19
모호한 마음으로 짓는 죄 송광사 능허교의 엽전 (사진출처 - 인터넷 검색)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작정했던 마음 그대로 실천한 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실천하지 못하고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이루지 못함을 합리화 시킨 경우가 어디 한두 번 일까. 특히나 물질적인 것에 쓰일 곳을 정해 두고도 상황.. 내맘의 글방 2012.07.28
도토리나무에게서 배우다 비 내리는 날의 산책은 까닭 없이 좋은 기분으로 가득해진다. 비 맞은 초목들의 함초롬한 모습들이 빚어내는 차분함에 덩달아 내 마음까지도 젖어드는 까닭이다. 큰 비 내리는 아침 발맘발맘 뒷산 오솔길을 걷다 도토리나무 아래에서 비를 비켜 본다.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우산보다도 훨.. 내맘의 글방 2012.07.21
뭉툭하게 핀 까치수영은 조그맣고 통통함은 귀염성을 지니고 있다. 귀여운 것들을 바라보노라면 내 안의 모든 것이 무장 해제되는 느낌이 마냥 좋기만 하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표현하는 순수함을 지녔기 때문이리라. 푸르른 여명 빛이 점점 제 빛을 놓아가며 햇살을 받아들이는 시간, 나는 그렇게 귀염성에 .. 내맘의 글방 2012.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