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선마을에서 마음의 위로를

물소리~~^ 2020. 9. 17. 14:38

 

전화벨이 울리면서 울 아들 이름을 보여준다.

 

“어머니 9월 11일로 예약했어요.”

“뭘?”

“선마을이요”

“아니~~ 어쩌려고…”

 

아들의 말인즉,

선마을의 힐링 초대권 유효기간이 3개월이라고 한다.

지난 6월 12일 발행한 초대권을 받고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가

8월 21일에 다녀오려고 약속을 했었는데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양상에 막연히 10월로 미루었는데

초대권의 유효기간이 있었던가 보았다.  9월 12일이 마지막이라고…

동안 많은 고심을 한듯한 아들의 마음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11일에,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출발하여 선마을에서 오후 3시에 만나기로 했다.

그냥 편치만은 아닌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고속도로를 3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거리이기에

화장실 이용하는 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찰밥에 반찬 서너 가지를 곁들인 도시락을 준비했다.

 

마침 들어간 휴게소에는 야외 탁자가 많이 마련되어 있어서

식당에 들어가지 않고 조금은 동떨어진 야외탁자에 앉아 식사를 했다.

금요일, 평일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만 안심이 되는 우리의 현실이 참 안타깝다.

이런 사정도 모르는 내 입맛은 찰밥이 맛있다고 속삭여준다.

물도 끓여 보온병에 담아 왔기에 우리는 서둘러 차에 올라 다시 출발했다.

 

스치는 풍경을 굽어보는 하늘은 가을임을 알려준다.

풀잎에 맺힌 이슬이 차갑다는 백로절기가 지나서일까

햇살도 등등한 기세를 내린 듯싶으니

장기전을 선포한 코로나에도 유난히 길었던 장마에도

지쳐만 갔던 우리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위로의 표정이다.

 

▲ 이곳에서 예약자를 확인한 후 통과시켜주는데

이곳을 지나면서 부터는 전화도 문자도 카톡도 모두 불통이 된다.

 

강원도 홍천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골짜기 골짜기로 우리를 이끌고 가던 내비가

어느 순간 목적지 근방이라고 말하고는 들어가 버린다.

그에 우리 앞에는 차단기가 내려와 있고 선마을임을 알리는 표시가 서 있다.

일단 콜 스위치를 누르고 직원과 연결하니

예약자의 신분을 확인하고서는 차단기를 올려준다.

아들에게 우리 도착했다는 전화를 하니 불통이다.

아! 이곳은 인테넷도 전화도 안 되는 곳이라고 했거늘~~

 

▲ 가을동 (웰컴센터, 체크 인, 체크 아웃 하는 곳)

2층은 선이공방, 선이마루, GX룸 등이 있었고

오른쪽 긴 건물은 겨울동으로 효천서원 효천갤러리 등이 있다.

전시장 위 숲에 가려진 숲속동이 우리가 머물 장소였다.

 

 

낯설지만 아담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경사진 길을 걸어 웰컴센터에 도착하니

직원이 아드님이 먼저 체크인 했다면서 우리 숙소위치를 알려 준다

 

한참을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과연!!

편하지 않은 마음이 조금씩 풀어진다.

그래~ 이왕 여기에 왔으니

하루 밤 묵으면서 이곳의 정기를 100% 이용해 보자고 마음 다짐을 한다.

 

▲ 숙소 내부

 

▲ 숙소에 딸린 베란다 : 이 흔들의자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에 절로 입이 다물어진다.

 

▲ 체크인 하고 제공해주는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선마을을 구경 나섰다.

 

▲ 일체 걸어다녀야 하는데 경사가 있어 어르신들은 조금 힘들 것 같았다.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걸어올라 숙소에서 아들과 만나

선마을에서 제공해 준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저녁식사 전까지 선마을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이곳에서는 소식다동(小食多動)을 추천하는 곳답게

모든 곳 이동할 때에는 걸어서 해야 했다.

그런데 산속의 위치라서 그런지 대부분 경사길 이었으니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께는 조금 어렵지 싶었다.

 

이 깊은 산골에서도 마스크는 필수였다.

곳곳을 걸어 다니며 여러 풍경들을 만나고 보니

마음이 점점 밝아지며 무언가 모르게 내 몸이 해독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 천지인광장에서 바라본 풍경

 

 

 

▲ 금꿩의다리

 

 

 

 

▲ 울 아들이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찍었다

 

▲ GX룸 : 코로나로 인하여 사용을 안하고 있는 듯....

 

▲ 효천갤러리 전시작

 

▲ 저녁식사시간이 되니 식당의 불이 환하게 켜진다.
▲ 식당내부
▲ 봄동(비채식당, 2층은 춘하서가, 대강의실)

5시 30분 저녁식사 시간이 되니 식당에 불이 켜진다.

뷔페식이었는데 온통 채식에 맛이 싱겁다.

남편 왈, 집에서 이렇게 싱겁게 했다면 먹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맛있게 먹고

여름동에서 자연세유 스파를 했다

팔선욕장에서 찜질을 30분 동안 하면서 땀을 쭉 빼고

바로 옆 스파에서 탄산수에 30여 분간 몸을 헹구고 나니 개운해진다.

 

▲ 부처꽃

 

▲ 마편초

 

▲ 짙푸른 산의 정기를 코스모스가 부드럽게 풀어주고 있었다.

 

▲ 저녁식사 후 스파 가는 길
▲ 팔선욕장

천연황토대리석과 칠보석 으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흡수하는 곳

 

 

▲자연세유 스파

 

▲ 숲속 유르트 내부 : 가운테 하얀 곳이 영화 스크린~~

 

스파체험을 마치고

숲속 유르트에서 저녁  8시 30분부터 영화관람을 했다.

영화 제목도 모르고 그냥 앉아서 관람을 했는데 의외로 집중도가 높았다.

 

영화가 끝난 늦은 밤,

유르트에서 숙소까지 아들과 함께 걷는 시간도 퍽 좋았다.

 


9월  12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밖에 나가 걷고 싶었다.

미리 알아 둔 트래킹코스 따라 아침 식사시간인  8시 까지 숲길을 걸으려 다짐했기에

8시에 식당에서 만나자고 일러두고, 6시에 나 혼자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숙소 앞에는 우산과 트래킹 할 때 사용하라고 나무지팡이도 준비되어 있었다.

우산과 지팡이 모두를 들고 나오니 숲은 너무나도 조용하다.

 

▲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 선향동굴

 

자연과 하나되어 조화를 이루는 셀프 仙명상터

상잉볼을 통한 명상과 선향숲길을 거닐며 힐링을 할 수 있는 곳

나는 곧바로 숲길을 걸어 들어갔다.

 

 

숙소 옆에 있던 선향동굴을 둘러보았다.

이어 선향숲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노라니 아, 내가 신선이라도 되는 듯싶다.

깊은 산 속 나 홀로 걷는 길~~

잠깐 마스크를 내리고 깊은 호흡으로 숲의 공기를 마셔본다.

숲길에는 물봉선도 피어있고 비수리도 비에 젖은 채 몸을 낮추고 있다.

 

▲ 선향동굴에서 바라본 숲속동(우리숙소)

 

▲ 선향숲길에서 벗어나 다시 천지인광장을 통해 트래킹코스로 접어들었다.

 

 

선향숲길이 끝나고 천지인광장을 지나 트래킹코스로 접어드니

그동안 내린 비로 계곡물이 몸집을 키우고 우렁찬 물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사색1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걸을수록 숲은 깊어간다. 우리 뒷산과 달리 조금씩 무서워진다.

곳곳에 산짐승을 만나면 두들기라는 조형물들을 만나고 보니 더욱 그랬다.

원래 생각으로는 선마을 트래킹 코스 모두를 걷고자 했는데

무서움이 용기를 꺾어 내리니 선비코스까지만 1시간 20분을 걷고 숲길을 빠져 나왔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식사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황토찜질방으로 들어가서  황토에서 나오는 음이온을 마음껏 경험했다.

 

 

 

 

▲ 꽃 진 산수국

 

▲ 물봉선

 

▲ 트래킹코스

 

▲ 황토찜질방

 

▲ 아침식사 : 채식, 무염

 

식사시간 식당에서 아들과 남편을 만나 아침시간이야기를 하니

나보고 이곳 선마을을 제대로 경험하고 느껴보았다며 칭찬한다.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특별할 것 하나도 없었던 일상을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을

이곳 선마을에서 잠시나마 위로를 받았노라고 답하고나니 많이 어색하다.

 

역시나 깔끔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체크아웃 하기로 했다

원래는 점심식사까지 하고 나오려했지만

이곳까지 왔으니 서둘러 인제 자작나무숲에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다.

 

아들은 곧장 돌아가고

남편과 나는 자작나무숲을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