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 벙글기 시작하는 콩고 꽃
▲ 20년 2월 1일 오후 4시 26분
활짝 핀 모습
무언가에 발이 묶여 빼내지도 못하며 지낸 시간들이
어느사이 새해의 한 달을 훌쩍 넘겨버렸다.
나 혼자 바쁜 시간들을 보냈는가 싶었는데
내일 모레, 입춘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우리 집 화분의 식물들이 꽃을 올리고 있었으니…
한 달 보름 전에, 꽃눈을 부풀리던 콩고는
아주 조금씩, 조금씩 키워 나가며 나를 조바심 나게 하더니
오늘 아침 금방이라도 확 피울 듯싶은 몸짓으로
가만가만 제 몸을 벙글기 시작하는데
차마 그 해산하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없어
살그머니 문을 닫고 나왔다
오후 늦게 들어올 것인데
그때쯤은 아마 활짝 핀 모습을 보여 주겠지
▲ 19년 12월 15일
▲ 19년 12월 31일
▲ 20년 2월 1일 오전 8시 40분
▲ 20년 2월 1일 오전 8시 42분
▲ 20년 2월 1일 오전 8시 42분
▲ 20년 2월 1일 오전 8시 45분
▲ 20년 2월 1일 오전 9시 30분
▲ 20년 2월 1일 오전 9시 40분
▲ 20년 2월 2일 오전 8시 30분
아, 그러고 보니 군자란도 꽃망울을 터트렸구나
지난 가을 맺은 꽃의 열매도 차마 떨어트리지 못하고 지니고 있는데
어느새 새로운 꽃을 올리고 있었다.
▲ 군자란
유난히 포근한 올 겨울은 계절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니 울 베란다 식물들도
추위를 견디는 강인함을 지니지 못하고
계절을 잊고 따뜻하게 지나느라
실하지 않은 꽃을 피우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추운 겨울과 눈은 진정한 순리이며 이치이거늘
이런 순리를 따르지 못하는 환경을 살아가는 모두는
어쩌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살아갈지 모르겠다.
일찍 핀 꽃을 탓할까
계절답지 못한 계절을 탓할까. 아니
이들을 답지 않게 살아가도록 만든 우리 인간의 탓일 것이다
그 틈을 타고 신종 바이러스가 침투하더니
급기야 우리 지역에 확진자를 남기고 말았다.
과연 나는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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