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12월 비금도의 그림산을 올라 바위를 멀리서 바라보다.
한 신문의 여행 칼럼을 읽다 깜짝 반갑고 깜짝 놀라는 마음이었다.
시금치와 소금으로 유명한 비금도 산을 보여주어서 반가웠고
읽으면서 바위산의 변화에 놀라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비금도는 16년 12월에 우리의 기념일을 기해 찾았던 섬이었다.
새벽 3시에 집을 출발하여 첫 배를 타고 비금도에 들어가
섬 산을 오르고, 섬을 한 바퀴 돌아 마지막 배를 타고 나오는 당일 일정이었지만
비금도의 그림산과 선왕산을 이어 올랐다 내려온 추억이 있어
참으로 반가운 마음으로 글을 읽었는데..
한 바위에 우람하게 엮어 올린 나무 계단을 보고 너무 놀랐던 것이다.
3년 전 그날, 나 역시 아찔하게 치솟은 그 바위를 바라보았다.
등산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우람하면서 매끈한 바위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왔던 것이다.
등산객들은 그 바위가 인수봉을 닮았다며 모두들 서서 바라보았는데…
3년 만에 그 바위 정상까지 계단 길을 만들어 놓았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냥 바라보아도 좋을 것을
어찌하여 저곳까지 오르는 계단을 설치했을까.
저곳에 오르면 하늘이 가까워질까, 해가 가까워질까, 달이 가까워질까.
우리가 오른 만큼 그들은 더 높이 오르고 마는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저 바위에 무거운 짐을 얹어 놓아야만 할까.
여기까지 오르느라 가빴던 숨을 고르며 바라보는 편안함을 빼앗겨 버린 것 같았다.
가까이 가지 못해 마음 안에 남아있던 무지개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편안함을 위해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자연에게도 축복이었으면 좋겠는데
우리 사람만을 위한 일이라면 자연에게 심히 부끄러운 일일 것이니
제목을 보고 반가웠던 마음이 글을 읽으며 미안한 마음으로 바뀌고 말았다.
내 것도 아닌데, 마냥 서운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
▲ 16년 12월 인수봉을 닮은 비금도 그림산의 바위를 조금 더 가까이서~
▲ 19년 12월 / 신문의 사진 인용
우연히 신문 여행칼럼을 읽으며 만난 비금도 그림산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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