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후리엣 광장
옛 항구의 유람선에서 내려 시가지의 광장으로 나오기 위해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갑자기 나타난 시원스레 뚫린 광장은 줌후리엣 광장이라는데 그곳에는 말을 탄 아타튀르크(터키의 국부라 칭하는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의 동상이 서 있었다. 의미도 모른 채 기분 상 무슨 고대 유적물인 줄 알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가이드가 설명을 해 준다. 머쓱해졌지만 바로 눈앞의 우뚝 솟은 탑이 내 무안함을 달래준다.
▲ 우뚝 솟은 이 탑의 이름은 이블리 미나레(첨탑), 39m의 높이로 안탈리아의 상징물이란다.
이블리는 ‘홈이 난’ 이란 뜻으로 탑 외벽에 8개의 홈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는데 육안으로도 홈이 뚜렷이 보였다. 1188~ 1237까지 통치한 술탄(알라딘)이 세웠다는 문구가 있다하니 이 탑 역시 약 800년의 세월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의 서울도 조선시대만의 역사만 따져도 600년의 세월이지 않은가. 지키고 보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곧 문화요 역사임을 새삼 느껴보는 순간이었다.
지중해 연안의 안탈리아의 구시가지 중심 도시는 고대 유적지와 유물, 좋은 풍경의 조화로움으로 일찍이 국제적인 관광 도시가 되었단다. 이블리탑 뒤로 보이는 국기가 꽂혀있는 시계탑은 옛 성문의 자리에 세워져 있으며 이 시계탑은 이 도시의 주요 볼거리로 남아 있으나 우리는 멀리서 바라보고 곧바로 올림푸스산 전망대로 향했다.
▲ 높이 2,365m의 올림푸스산 전망대
터키에 올림푸스 산이 있고 우리는 그 산의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는 일정인데 이는 선택 관광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올림푸스 산은 그리스의 북부에 있는 산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웬일이지? 이곳 터키에도? 아마도 신화적 이야기에 빗대어 상징적으로 이름 지어진 산이 아닐까.
올림푸스 산의 가장 큰 신은 제우스 神이다. 제우스 신을 중심으로 우주를 관장하는 모든 신들이 모여 있었던 산, 올림푸스를 오를 수 있으니 신화를 즐겨 읽었던 나로서는 이 선택관광이 필수였다. 행여 神을 만날 수 있을까? 하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잠시 유아적인 생각에 머무를 수 있었으니 잠시나마 행복한 마음으로 높이 높이 올랐다.
▲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 케이블카를 타고 올림푸스 산을 오르며 바라본 산의 풍경
석회암산에서 힘겹게 자라는 나무들은 꼭 우리의 구상나무를 닮았다.
그마저 점점 오를수록 나무가 없는 바위산이 앞을 가린다.
올림푸스라는 내 상상으로 그려진 산의 이미지가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 어느 순간 구름이 걷히며 지중해를 보여주더니
▲ 금방 시야를 가리는 구름
높이 올라 바라보는 지중해의 풍광이 더욱 멋질 텐데 큰 무리의 해무가 산을 온통 휘감아 버리면서 풍경을 막아버렸다. 올림푸스에 모여 있는 神들이 지중해보다 자신들의 모습을 보라는 묵시적 암시일까? 아니면 먼 곳에서 온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태양의 신 아폴론의 힘겨루기일까.
▲ 전망대 꼭대기에는 여러나라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방향판이 있었다.
우리의 서울까지는 8,148km 란다.
나, 참 멀리까지 왔구나~~
▲ 이 분은 오랫동안 이 자세로 서 있으며 풍경을 바라보았다.
전망대의 실내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다.
흰 말이 있고, 삼지창을 들고 있고, 파도 위에 앉아 있으니
이는 바다의 神인 포세이돈 일 것이다.
올림푸스 산의 으뜸인 제우스 신의 그림이 아닌, 왜 포세이돈 신의 그림이 걸려있을까
또 다른 곳에 제우스 신의 그림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못 보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산에 올라 와 밀려드는 구름의 혼란스러움과
벽에 걸린 그림으로 신화적 의미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다시 내려오는 케이블카 안에서
구름 비켜 간 사이로 햇살이 쨍하고 나타나니 사람들 모두 탄성을 지르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올림푸스 신들이 물러났다고 생각 했으니… (^+^)
사진을 보고 무어지? 하는 마음이었으나
내 소매 깃의 빨간 빛이 마치 바위의 한 부분처럼 투영 되었으니..
▲ 다 내려와 다시 올려다 본 하늘은 왜 그리도 청명한지...
우리는 점심 식사 후, 다시 약 4 시간 정도 이동하여 파묵깔레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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