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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행 11(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물소리~~^ 2018. 10. 17. 22:30





▲ 파묵칼레의 석회층


▲ 오후 4시가 넘어 파묵칼레에 도착했다. 


파묵칼레는 에게해 지역에 속한단다.

이동 중에 스쳐 지나는 이 바다는 지중해일까 에게해일까...


한 없이 펼쳐지는 허허벌판이지만서도 무언가가 묻혀 있을 듯싶으니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나를 싣고 버스는 4시간여를 달렸다.


파묵칼레(Pamuk Kale)는 옛날에 목화를 많이 재배한 곳으로 목화의 성이라는 의미란다.

이곳이 유명하게 된 까닭은

산등성의 경사면을 흐르는 석회수가 오랜 세월동안 빚어놓은 석회층이 있기 때문이며

가이드의 말로는 이 푸른 온천수가 14,000년 동안 흐르고 있단다.

사진으로 여러 번 보와 왔던 곳인데, 아주 넓은 산 하나가 아닐까 여겼는데 아니었다.

길 가다 스치는 산자락 하나만큼의 왜소한 장소였지만

사진 한 장만으로 평가하기는 힘든 신비함과 함께 지형의 특이성과

이 뒤로 펼쳐진 고대 유적지 히에라폴리스(성스러운 도시)의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히에라폴리스는 히에라 라는 신의 이름을 딴 것이란다.


주차장에 내려서서 발걸음을 떼는 순간부터 내 마음은 콩닥거리기 시작한다.

이미 시간은 오후 4시를 넘어섰고

남문을 통과해 도시 안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유적지의 존재를 먼저 만났는데도

우리는 석회층에 내려가 족욕을 먼저 하는 순서임에

막 기우는 햇살아래서의 먼 풍경으로 보이는 유적지의 고고함에 마음이 들떴기 때문이다.

 


▲ 히에라폴리스의 남문과 순환차량


▲ 남문 앞에서



▲ 히에라폴리스의 유물들


▲ 남문을 막 통과하면 왼쪽의 유물

짐나지움(체육시설)이란다.


▲ 도시를 두르고 있던 성벽이 길게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 수로


▲ 석회층과 도시의 경계


▲ 멀리 보이는 원형극장




▲ 유적, 유물들이 보호 받고 있었다.


▲ 조금은 방치된 듯싶은 유물들인데

복원을 기다리고 있을까


▲ 온천장으로 가는관광객들



멀리 보이는 원형극장 유적지에 자꾸만 마음이 쏠리는데

우리 가이드는 우리들의 신발과 양말을 벗겨 온천장에 풀어놓고?

6시 까지 시간을 주면서 원형극장 유적지까지 올라갈 수 있으신 분들은 다녀오라고 한다.



▲ 모두들 족욕을 하면서


▲ 햇살의 기울기에 따라 다른 빛을 보이나니!!


오랜 세월을 걸쳐서 쌓인 석회가 계단식 논처럼 층을 이루었다.

이런 석회층은 1년에 1mm씩만 자라는 까닭에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석회층은 14000년의 결과라 하니 놀라울 수밖에!!

석회수에 잠깐 족욕을 하고, 미끌미끌한 석회층을 잠시 거닐어 보면서

세월의 미끄럼을 타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나와 남편은 온천수장을 일찍이 벗어났다. 뒤편의 유적지에 자꾸만 마음이 쏠렸기 때문이다.


▲ 햇살을 등진 석회층


▲ 햇살을 마주한 석회층





▲ 계단식 논처럼 층을 이루고 있다.



▲ 온천수가 모아진 곳



▲ 이 무늬는 누구의 솜씨일까


유적지에 오르기 전 터키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먹었다.

이 아이스크림 가격은 몇 숟갈이 올라가느냐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우리는 기본인 3숟갈을 원했고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시는 분께 사진 요청을 하니 허락을 하시면서도

아주 수줍은 웃음을 보이신다.


▲히에라폴리스 고대도시 유적지의 고대 온천

원형극장에 오르는 길인가 싶어 들어갔는데 상점이 있고 많은 사람들로 매우 붐볐다.

관광객들이 온천욕을 할 수 있는 장소란다.

그 옛날 클레오파트라가 옥타비아누스와 밀월 여행중 들러 목욕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겨우 1시간 여유를 가지고 있는 우리가 어찌 온천욕까지 할 수 있을까

조금 전 저 아래에서 한 족욕으로 만족해야지...


▲ 패러글라이딩하며 바라보는 유적지 모습은 어떨까?


아래 지역의 유물들은 철망으로 보호되고 있음에 겉만 둘러보았다.

아니 입장할 수도 있었는데 주어진 시간 안에는 부족할 것 같아

마음 급하게 원형극장으로 향하는데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고대 도시를 다 돌아보려면 순환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것도 좋겠지만 여기까지 와서

돌에 스민 옛 사람들의 손길을 직접 느껴보지 못한다면 아주 많이 서운할 것 같았다.


▲이 사람들도 잠시 쉬고 있나보다


여기 파묵칼레는 헬레니즘과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이해되는 지역이라니!!

기원 전 130년 로마가 정복한 이후, 이곳은 귀족과 관료들의 온천 휴양지였단다.

하니 원형극장과(15,000명 수용)은 물론 신전, 온천욕장 등의 건물이 지어진 곳이라 한다.


로마를 거쳐 비잔티움 시대를 지나

셀주크 제국의 지배를 받던 때에 파묵칼레라는 지명으로 불리게 된다.

하지만 1354년 이곳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도시는 폐허가 되어 사라졌다.

1887년 독일 고고학계의 발굴로 히에라폴리스는 간신히 남은 흔적만으로

다시 세상에 들어났고 역사속의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으니~~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로마시대의 대부분 도시들은 교통과 무역 등의 이유로 바닷가에 위치했지만

이곳은 휴양이 목적이었기에 내륙에 위치했다고 한다. (당시는 로마가 이 땅을 점령)

우리는 오늘 이 도시의 유적지를 보기위한 최단 거리를 이용했을 뿐이다.

산재해 있는 더 많은 유적지를 보려면 우리에게 주어진 1시간으로는 어림없는 일~~

하니 터키를 한 번 왔다 간 사람들은

반드시 한 번 더 자유여행으로 온다고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원형극장에 입장했다.

이 감격을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이처럼 언덕에 지어진, 오픈된 야외 공간의 무대에서

그 당시 마이크도 없는데 어떻게 육성이 많은 청중들에게까지 들릴 수 있을까.

나는 문득 공기의 진동 원리를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예로 우리나라의 山寺에 가면 어느 곳이나 범종이 있고

그 범종 아래에는 아주 커다란 항아리를 묻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범종 소리가 항아리 안에 갇혔다 나올 때

더 크게 울리며 멀리까지 퍼져 나가는 원리(공기진동)를 이용하는 것인데

아마도 이 원형극장도 그러한 원리를 이용했을 거란 추측을 해 보는 것이다.


그나저나 당시 이곳은 로마의 한 점령지에 불과했는데도

이런 훌륭한 건물을 아낌없이 지었다는 것은 속국을 속국만으로 여기지 않고 포용하는

그런 마음을 로마의 위정자들이 지녔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웃나라를 한 때 지배했던 그 어느 나라는 약탈을 일삼았을 뿐인데~~말이다.


▲웅장한 무대의 정교함


▲15,000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

사진 속 사람들의 작은 모습을 보면 이 극장이 얼마나 웅장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까?


 ▲로마식 원형극장 중앙무대

언덕의 경사면을 이용한 50여 줄의 객석에는 15,000명까지 수용하는 극장인데

보존상태의 양호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만큼 당시의 기술력과 극장의 원리를 이용한 지혜,

예술적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객석 돌틈에서 자라는 민들레일까?

여기에 묻힌 이야기들을 알고 있을 것만 같구나


▲나도 여기에 새겨볼까?


아무리 보고 보고 또 보아도 머물고만 싶은 마음~~

아쉬움을 뒤로하고 극장을 벗어나서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곤 하였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다!


▲기우는 해를 마주하는 극장의 아취는 이 세상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듯~~



▲ 2 천 여년을 품은 돌위에 앉아 보고 싶었다.


▲ 기우는 해는 자꾸 내 그림자를 더욱 길게 늘이며 나를 붙잡는데.. 정말 아쉽다.

내일은 더 좋은 유적지를 찾아나서는 일정이니 아쉬움을 접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