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위기를 기회로!!

물소리~~^ 2017. 6. 12. 11:47






오늘 아침 신문의 한 기사에 눈이 콕 박혔다.


지난 8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117년의 역사를 지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있었다고 한다. 그 오케스트라의 악장은 아마도 우리 한국인이었던 듯 데이비드 김이라고 하였다. 악장은 한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다음으로 단원들의 악기와의 화음을 조절하는 사람으로 수석바이올린주자가 맡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날 연주곡 중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할 때, 바이올린 협주자인 악장 데이비드 김이 연주를 하던 중 타앙하는 굉음과 함께 현 하나가 그만 끊어지는 돌발사고가 났던 것!


청중들이 어리둥절 하는 사이 데이비드 김은 앞자리의 또 다른 바이올린 연주자의 바이올린과 재빨리 악기를 바꾸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연주를 하였다고 한다. 뜬금없이 줄 끊어진 악기를 받아 든 연주자 역시 끝까지 침착하게 연주를 마쳤다고 한다. 이에 청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고 하니위기를 기회로 바꾼 의연함에 그냥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서 신문 기사를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다.


연주가 끝난 후 연주자 데이비드 김이 말하기를 연주하다 줄이 끊어진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였다. 다른 사람의 악기로 연습 없이 연주한 것도 처음이라 하였다. 모두 처음 겪는 일이라 했다. 그럼에도 당황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임하는 그 자세가 참으로 신선했다. 충분히 당황스러웠을 법 한 처음이라는 낯설음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침착함은 평소에 자신에게 믿음이 있어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무르니, 살아가면서 자신이 자신에게 믿음을 갖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멋진 일인지 새삼 느꼈다.



▲ 6월 8일 연주회에서의 데이비드 김(가운데) 

사진출처 / 신문 인터넷기사 중에서



우리 인생 길 속에서 줄이 끊어지는 황당함을 만나지 않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며 이미 나는 중한 아픔으로 내 삶의 현이 끊어지는 황당함을 만났다. 어찌어찌 지금까지는 잘 대처했지만 앞으로 남은 날들의 긴장감도 결코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 내 앞에 남겨진 무거움 앞에서 내가 지금까지 나만의 믿음으로 쌓아온 스타일로 의연히 걸어간다면 생이 끝나는 날, 어쩌면 나 역시도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알 수 없는 기대감에 괜한 마음의 부풀음이 나를 기분 좋게 하는 아침이었다.


나저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거의 매년 내한공연을 하는 것 같다. 그것도 6월에12년 전 66일에 필라델피아 내한공연을 보기위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올라가 관람하고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왔던 일이 있었으니 문득 그날의 사진을 찾아보았다. 그 시절 그때만 해도 참 열정적이었으니삶의 모퉁이를 몇 번 돌고나서 전혀 다르게 변한 께느른한 지금의 내 모습에 덧칠하고 싶다.

 

    #. 올 해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7년 만이라는 것을 뒤 늦게 알았다.




▲ 2005년 6월 6일 예술의 전당 2층 로비에서



▲ 팜플렛을 가득 받아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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